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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14

아름다운 悲劇.... 영화 <아무르> 희망의 메세지를 쓰던 연 초 추위가 물러나면 이내 훈풍이 불고 꽃이 피면 우리는 겨울을 잊는다. 이제 그 겨울은 당분간 잊고 지내리라. 그러나 짜증스러운 더위와 얼굴을 간질이는 가을바람은 한 장의 책 페이지를 넘기듯 지나간다. 곶감꼬지의 곶감을 빼먹는 즐거움이 유난한 것은 달콤함의 연속성이 길지 않기 때문이다. 해를 보내고 다시 맞는 일은 태양계의 구분일 뿐 연속되는 무형의 시간세계에서는 별 의미가 없다. 정말 미스테리 한 것은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는 시간이 우리의 삶을 물리적으로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계절의 변화나 동 식물의 나고 죽음이 우리 곁에서 수없는 메세지를 보내 변화를 예고한다. 이를 목격하는 일이 일상이지만 우리는 일정 도착점에 이르기 전까지 이를 인지하거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신이 .. 2019. 12. 16.
女高時節 지금도 사정이 비슷하지만 70년도엔 인문계고교와 실업계고교의 진학은 명암이 분명하게 존재했다. 대학진학을 위해서는 반드시 인문계고교에 들어가는 것을 원칙으로 알았다. 그도 그럴 것이 배우는 과목도 달랐고 방학도 없이 보충수업을 받는 등, 대학진학을 위해서 밤이 늦도록 수업에 매달리는 것은 지금이나 그때나 별 반 다르지 않았다. 내가 어렵게 진학한 고등학교에서는 1학년부터 낙제생 제도가 있었는데 일정점수에 미달한 학생은 다음학년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다시 한 학년을 더 다녀야 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보통 한 학급에 세 네명은 되었는데 당시 한 학년이 6~7 개반이었으니 모두 합하면 25명 쯤 되었다. 지금도 왕따문제로 여러가지 불미스러운 일들이 많지만 성적의 일정선을 그어놓고 그 선 밖으로 학생들을.. 2016. 2. 5.
영화 Heart of the Sea, 그리고 모비딕 지난 주말 늦은 시각에 영화관에 가서 론 하워드 감독의  Heart of the Sea 라는 영화를 보고왔다.이 영화는  원작인 너세니얼 필브릭의 '바다 한가운데서' 또는 바다의 심장이라는 기록소설의 내용을 극화한 것이다.극장에 들어가니 옆좌석이 젊은 사람들 뿐이어서 표정관리 하기가 거시기 했지만 늘 그랬듯이 젊은이들 틈바구니에 끼어앉아 끝까지 영화를 보고 나왔다.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연인으로 보이는 두 쌍의 젊은이들에게 내가 방해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미안함도 들었다.이봐요..아저씨요..집에서 TV 나 보시지.왜 남의 청춘사업에 찬물을 끼얹으실까. 영화의 내용은 상당히 비극적이다.1820년 11월 20일, 태평양 갈라파고스 섬으로부터 서쪽으로 1,500해리 떨어진 망망대해에.. 2015. 12. 18.
아내의 내기바둑 * 몇 달 전의 일이다. 바지를 바꿔 입고 주머니를 뒤지다가 영화표 한장을 발견했다. 이게 왜 여기 있지? 생각해 보니 오래전에 옷을 사면서 사은품으로 준 걸 주머니에 넣고 까맣게 잊고 있었다. 마침 주말이라 밤 늦게 영화관을 찾았다. 영화 관람권을 내미니 친절한 아가씨는 팝콘까지 한 봉지 먹을 수 있게 배려해 주었다. "아버님..11시30분 OO 이구요. 2관입니다.즐거운 관람 되세요." 예쁜 아가씨 복받을거야. 극장안을 들어가니 온통 젊은이들 뿐이었다. 흠...이를 어쩐다. 주변을 두리번거려 보았지만 나 말고는 노땅은 보이지 않았다. 좀 머쓱한 기분이 들었지만 학생들로 보이는 젊은이들 복판에 끼여 앉았다. 웬 아버지 뻘 되는 사람이 복판에 끼여 앉나 싶었는지 바로 옆의 연인으로 보이는 한쌍의 젊은 커플이.. 2015. 7. 10.
7월로....소나기 오랫만에 만나는 무지개. 잠시 비개인 하늘에 반짝 나타 났다가 바람처럼 사라지는 무지개는 어린날의 영롱한 꿈이었다. 무지개를 잡겠다고 뜀박질을 하던 순수했던 동심은 모두 어디로 가버린걸까. 그런 감정이 남아 있을리도 없겠지만 설령 남아 있다고 하더라도 이내 찬밥신세가 될 게 뻔하다. 그런 유아적인 꿈 이야기를 할라치면 현실을 기피하려는 이상주의자 내지는, 아직도 철딱서니가 덜 든, 밥술깨나 더 먹어야 된다는 소리를 들을거니 혼잣말로 중얼거리고 말지. 외근을 나갔다가 치악산에 뜬 무지개를 발견하고 저 아름다운 무지개가 사라지기전에 사진으로 남겨놓고싶은 욕심에 후다닥 집으로 들어왔다. 옥상에 올라 급하게 사진촬영을 마치고 내려오니 아내가 물끄러미 바라다 본다. "왜?" "내가 아무때나 불러도 그렇게 빨리 들.. 2015. 7. 9.
삼포 가는 길 "예전 고향이 아니야. 아는 사람도 없구.." "그럼, 옛날 살던 모습 그대로 있기를 바랬나?" "아니, 딱히 그렇다는게 아니라 도무지 너무 변해서.." 전주에 사는 옛 친구가 고향에 같이 가줄 수 있겠냐는 부탁을 해온건 아직 추위가 여전한 3월이었다. 어쩌면 귀향을 해 살지도 모른다는 그의 말에 흔쾌히 동행을 하기로 했다. 30년만에 고향을 찾는다는 친구는 버스 터미널에서 만날때만 해도 잔뜩 들 떠 있었다. 전 같으면 원주에서 두 시간 이상을 가야 할 거리는 여기저기 터널이 뚫리고 도로가 직선화 되면서 40분이면 충분했다. "아니, 이렇게 빨리 가나?" "이사람아 ,옛날 이야기 하지 말게나." "허허..세상 좋아 졌네." 그러나 그가 살았던 동네에 도착한 그는 얼굴빛이 변했다. "내가 살았던 곳은 흔적.. 2014. 6. 27.
[스크랩] 영화, 초원의 빛       중학교 시절 본 영화 초원의 빛.   이 영화를 볼 때 첫사랑인 두 주인공이 헤어질때 내사랑처럼 가슴이 먹먹하고 아파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몇날 며칠 잠자리에서 뒤치락거리며 심란해 했었다.            초원의 빛 [ SPLENDOR IN THE GRASS ] .. 2014. 2. 11.
영화 "또 하나의 약속" "또 하나의 약속" 평범한 서민이 거대 회사를 상대로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어려운 법적 난관을 극복해 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인터넷에 소문이 자자하기도 하고 내용에 관심이 가서 늦은 저녁에 관람을 하고 왔다. 택시기사 상구(박철민분))는 알뜰한 살림꾼인 아내와 남매를 거느리고 평범하게 살아가는 서민이다. 넉넉하지 못한 형편 때문에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상구의 딸 윤미(박희정 분) 대기업 반도체 생산직 사원으로 취업을 하게되고 상구는 이를 무척 자랑스러워 한다. 기특한 딸 윤미는 돈 벌어서 동생 학비도 보태주고 아버지 차도 바꿔 주겠노라고 희망에 차 있다. 그러나 큰 꿈을 안고 입사한 딸 윤미는 2년을 넘기지 못하고 치명적인 병을 얻어 집으로 돌아온다. 자랑스럽게 생각하던 회사에 입사한 딸이 백.. 2014. 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