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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134

가을 이야기5...쌀 우리가 어렸을 때는 쌀밥 먹는 게 소원이었다. 먹을 게 없어 초근목피로... 내가 살았을 때는 어쩌고 저쩌고... 요즘 젊은이들에게 이런 말을 강요했다간 곧바로 꼰대 내지는 청산되어야 할 구시대의 잔재로 취급받는다 세대 간의 끈이 단절된 건 그렇다 치고 도무지 실감이 가지 않는 얘기를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구세대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정치 경제 문화와 맥을 같이해서 과거의 사회문화를 동일 선상에 올려놓고 오늘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과 같다. 단순히 세대 간 삶의 차이로 이해하면 좋겠지만 꼰대 문화의 독특한 색깔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과도기를 거치면서 숙성기간이 너무 짧은 데다 성급하게 진행된 디지털 세대의 걸림돌로만 비치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쌀이 있다. 쌀은 우리의 주식이고 우리 삶의 원.. 2021. 10. 2.
가을 이야기4..냉정과 열정사이 푸름이 갈색을 덧입으려면 바람의 예리한 손길이 필요하다. 조석으로 서늘한 바람이 불면 우리들이야 옷깃을 여미면 그만이지만 초목은 수많은 갈등에 놓인다. 또 다른 타임라인에 서야 하기 때문이다. 하늘에 보이기 위한 옷차림을 위해 그동안 축적한 모든 에너지를 끌어올리느라 고단해지고 마침내 갈등의 골은 표정으로 확연하게 드러난다. 시각적인 우리들은 그 아픔을 아름다운 그림으로 바라본다. 가을들판은 수많은 고통으로 이루어진 갤러리다. 제 아무리 바이러스가 득세해도 자연을 거스르지는 못 한다. 청춘의 잎이 낙엽으로 내리 듯 결국 대지로 숨고야 말 것이다. 머무를 수 없는 만물의 순환 꽃과 나무와 푸른 하늘이 이미 답을 내어 놓았다. 현실이 다급한 우리들이 보지 못할 뿐이다. 파란편지 2021.10.01 08:25.. 2021. 10. 1.
7월이야기...패랭이 푸름을 밝힌 등불 산과들이 외롭지 않은 7월이면 길 나선 나그네도 고독하지 않다. 아픈 세월 날 보러 와요. 그리고 모처럼 웃어요. 하동댁 2021.07.16 03:54 신고 수정/삭제 답글 저역시 길을 가다가 혹은 산을 가다가 이쁜 꽃들을 보면 어김없이 사진을 찍곤 합니다 물론 가방에는 아주 작은 카메라가 항상 들어있어요 핸드폰으로 찍기도 하지만 저장 공간이 부족하다는 멘트가 자주 나와서 사진은 따로 사진기로 찍습니다 패랭이 꽃을 보면 한번 눈길을 주고 너 참 이쁘다 말한마디 해주고 길을 갑니다 풀 한 포기 2021.07.16 09:06 신고 수정/삭제 답글 꽃이 풀이고 풀이 꽃인 시절입니다 길 섶에서 꽃을 바라 보는 그 마음이 진하게 느껴집니다 저곳이 패랭이에게는 제자리겠지요 블로섬 2021.07.1.. 2021. 7. 15.
망초꽃 "원, 크라는 담배는 저 모양이고 망초대를 보라니까. 저거, 거름도 없는 땅이야." "꽃은 근사하게 피었네요." "그러게 말이요. 농사가 좀 저렇게 쉬워야 해 먹는데..." 바람에 일렁이는 망초꽃의 물결이 마치 개선장군 같다. 해맑은 얼굴에 살풋한 보조개가 나에게 묻는다. "이봐, 내 모양 보고 뭐 생각나는 거 없나? 이 정도 얼굴이면 개망초라는 이름은 좀 거시기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소? 사진기 들고 왔다 갔다 하는 걸 보니 내 개명 좀 부탁합시다." 업신여기던 개망초꽃이 아름다운 7월이다. 흘러간 반 년이 허허롭지 않은 것은 보잘것없는 들꽃이 내편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파란편지 2021.07.01 22:45 신고 수정/삭제 답글 여기 개망초꽃 진짜 사진을 떠올렸네요! 담배밭을 점령해버려서 밭주인에겐 제.. 2021. 7. 1.
연풍 모 난 우리들 가슴으로 5월 연풍이 분다. 어디서 불어와 어디로 가는지 임의로 부는 봄바람에 까칠한 근심 걱정이 슬그머니 눕는다. 좋아요5 공유하기 통계 게시글 관리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늘 푸른 솔 2021.05.10 08:50 신고 수정/삭제 답글 청보리밭을 어루만지면 지나가는 훈풍! 너무 멋진 작품입니다 5월 더 행복하시구요 ┗ 열무김치 2021.05.14 09:21 수정/삭제 멋진 댓글에 하루를 편하게 시작합니다. 감사합니다. 잎새 2021.05.10 11:28 신고 수정/삭제 답글 5월은 청보리의 계절임을 잠시 잊었네요.. 아파트 흰담장을 곱게 물들인 빨간 장미꽃을 보면서야 실감하는 5월. 5월이 속수무책 지나지 않기를... 안으로 밖으로 자기들의 삶을 살아가는 자연의 섭리처럼 부디 지금을 살.. 2021. 5. 9.
5월 연가 깡총거미의 짝사랑 내게 애인이 생겼어요. 근데... 날 조심 혀라. 내가 지금 배가 몹시 고프거등. *산개구리 이게 웬 떡이냐. 경사 났네 경사 났어~~!! 느티나무 그늘 아래로 노인들만 사는 마을 느티나무는 저 혼자 푸르다. 걸음마 시작했어요. 하늘이 필요해 5월엔 파꽃도 식량이라니까. 5월 그대가 연둣빛으로 보이는 5월입니다. 얼굴은 담홍색이고 옷은 하늘색입니다. 머리에 꽂은 분홍 핀에 해님이 앉았네요. 주머니에 노란 손수건도 보일락 말락 5월이 해 준 화장이 마음에 쏙 듭니다. 김영래 2021.05.04 19:32 신고 수정/삭제 답글 자연 생태계가 건강해야 인간도 쾌적한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 열무김치 2021.05.05 09:34 수정/삭제 맞습니다. 코로나를 겪고 나니.. 2021. 5. 4.
5월의 크리스마스 해발 700 고원에서 채소농사를 하는 친구가 보낸 5월 1일의 백덕산 모습이다. 5월 중순에도 약간의 눈이 날린 적은 있지만 신록의 계절에 이렇게 눈이 많이 내린 풍경은 이례적이다. 한 해의 삶을 시작하는 나무나 꽃을 피우는 식물들의 당황해하는 모습이 보이는 듯하다. 그러나 봄에 내리는 눈은 살갑고 정다워서 떠남을 재촉하는 늦가을에 내리는 냉정한 눈과 비교된다. 무심히 내리는 눈이어도 보듬어 감쌀 줄 아는 정이 있다. 다 얼어 죽을 것 같을 풍경이지만 이내 부드러운 모습으로 되돌아오는 것만 보아도 명료하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말은 자연이 가르쳐 준 생활 철학이다. 하니, 괴롭고 지겨운 코로나의 세상도 곧 솟아날 구멍이 있지 않겠는가. 죽도선생 2021.05.02 11:53 신고 수정/.. 2021. 5. 2.
4월의 노래** 그대 주머니에 살며시 파란 마음을 넣었습니다. 도심 벽 사이에 목단이 피었다. 잠깐으로 스쳐가는 계절의 길목마다 등불을 밝히는 꽃과 나무는 우리가 살아야 하는 까닭이다. "긍께로 저 꽃이 체신 머리를 못 혀. 짝게로 이레는 가야 혀는 디 사나흘이 전부 랑게" 때론 화려함이 슬프다. 고산에 핀 머위 이봐요. 구경이나 하고 그냥 가시오. 나도 봄 햇살 좀 받아 봅시다. 사과꽃 2021.04.26 01:14 신고 수정/삭제 답글 그간도 잘 지내셧지요? 저도 오늘 파란 하늘을 보고 왔습니다. 그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아래 활짝핀 철쭉도 예쁘지만 한들거리는 연두빛 잎새들은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좋아하는 연보랏빛 라이락꽃 보다도 프른 하늘아래 한들거리는 연두빛 잎새가 이겼어요. 봄나들이가 오늘 처럼 행복했던 .. 2021. 4.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