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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583

봄 이야기3 겨울잠을 자던 무를 깨우다. 하.... 5개월 만에 빛을 보는구나. 모두들 잘 있었지? 긴 침묵을 깨고 봄으로 나섰는데 세상은 지난 가을같지 않구나. 이봐요, 삽자루 든 양반 무신 일 있는가? 난 작년가을 그대론데. 자네 표정이 그래. 그런 거 읍써. 자네들은 그저 봄에게 아는 체 하면 된다네. 하늘빛 고운 날 봄나들이 나선 가을무. 여전히 남아있는 지난 가을색이 청아하다. 봄빛 이것 봐 저 간지러운 물빛을 보라구 저놈이 뭐에 홀린게야 본시가 야멸찬 얼음장인데 저 흘기는 눈짓이 서 너 사발 대포잔에 빠진 눈꼬리 같지 않나 아니예요. 햇간이 바람이 두들기는 실로폰 소리 물결이 부숴놓은 빛을 세다가 눈물이 났어요 나도 모르게 나도 모르게 유유 2020.03.17 17:48 신고 수정/삭제 답글 긴 겨울잠에서.. 2020. 3. 17.
치악산의 봄 지난 가을의 흔적위로, 그리고 우리들의 근심 걱정 위에도 봄이 내린다. 봄은 희망이다. 봄이 건네는 희망의 엽서를 받는다. 치악산 국형사의 산수유가 봄의 시작을 알린다. 무뚝뚝한 가지에 색이 나오면 동공은 확대되고 입안엔 침이 고인다. 코로나블루도 스르르 녹아내릴 노란 빛의 향연 생강나무도 질세라 노랗게 화장을 했다. 빈 가지가 색을 입으면 없던 연심도 생긴다. 움추린 삶 오르막이 있으면 반드시 내리막이 있다. 봄꽃은 꽃이 아니라 희망이다. 세상의 잡음을 지우고. 갈 곳 없는 자리에 앉아 멍하니 강을 바라보다. 겨울이 가면 봄이 오듯 결국 다 흘러갈 것이다. 무심히 흐르는 강물이어도 그렇게 말한다. 비닮은수채화 2020.03.14 12:01 신고 수정/삭제 답글 돌돌돌 흐르는 물소리가 봄처럼 속삭이네요 .. 2020. 3. 14.
평범한 일상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하루가 다르게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고 사망자도 늘어나는데다 장기전으로 가다보니 코로나 블루 (코로나 우울증) 라는 괴상한 단어까지 생겼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옅어지고 인적 교류가 현저하게 줄어들면서 물처럼 흘러야 할 경제의 흐름이 정체되자 곳곳에서 파열음이 들린다. 그러나 모진 겨울이 마냥 길지만 않듯이 이 시련도 곧 끝나리라 본다. 그동안 우리들을 괴롭히던 여러 이름을 가진 바이러스들도 맹위를 떨치다 모두 수그러들었다. 지긋지긋한 三伏炎天도 결국은 서늘한 가을바람에 자리를 내어준다. 특별한 처방약이나 백신이 없는 지금으로선 개인위생에 힘쓰며 때를 기다리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누가 가르치거나 이르지 않아도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가를 .. 2020. 3. 5.
봄 이야기 1 겨울도 아니고 봄도 아닌 믿음을 둘 수 없는 계절 2월은 서러운 달이다. 그래도 2월을 믿고 신혼집을 차린 꽃이 있다. 색이 보이지 않는 강가에 수줍게 내민 보라 빛 얼굴 고적한 강물에 봄빛으로 화장한 내 얼굴을 비쳐 볼까나. *동강 할미꽃 코로나야~ 내 이쁜 얼굴도 보았으니 이제 그만 니네 집으로 가그라. 사과꽃 2020.03.01 19:07 신고 수정/삭제 답글 벌써 동강 할미꽃이 얼굴을 내밀었군요. 반갑네요. ┗ 열무김치 2020.03.03 23:31 수정/삭제 여느 할미꽃보다 일찍핍니다. 작년겨울이 덜 추웠으니까요. 햇꿈둥지 2020.03.01 20:56 신고 수정/삭제 답글 봄빛을 모두 모아야 할미꽃 한송이 피울 수 있겠습니다 열무김치... 참 들큰 시원 합니다 ^^ 종 종 마실 오겠습니다 ┗ .. 2020. 2. 29.
행운목 밤에만 꽃잎을 열기에 꽃술을 보기위해 야간촬영 여간해서 꽃을 피우지 않는 행운목이 수줍게 얼굴을 내밀었다. 그 향기가 정말 대단하다. 온 집안을 다 채우고 밖 까지 진동한다. 미풍이 불어오는 5월의 밤에 풍겨오는 달콤한 아카시아 향보다 더 짙다. 그러나 낮에는 꽃잎을 닫았는지 향기가 거의 나지 않는다. 꽃향기가 가득한 방에서 이 글을 쓴다. 행운목이 꽃을 피워 올리면 행운이 온다지 그래, 믿어 보는 거야 코로나 바이러스로 온 국민이 불안 속에 있는데 하루라도 빨리 코로나가 물러가는 행운이 찾아오기를. 그리고 내게도 좋은일이 있어 가족과 이웃에게 기쁨이 되기를. 행운목 꽃이 피었다고 야심한 밤에 앉아서 중얼중얼. 풀 한 포기 2020.02.28 10:24 신고 수정/삭제 답글 행운목 꽃이 피었으니 집안에 .. 2020. 2. 27.
무제 언론의 보도만 보자면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다. 사실상 밥 한 공기에 김치 된장찌게나 있으면 족할 하루지만 이제 우리의 삶은 衣食만 해결하면 만족했던 세상을 떠나보냈다. 더 나은 세상을 향해 무한질주를 해야 한다는 强迫觀念은 마음으로 불편해 하면서도 눈과 머리로 긍정해야 뒤지지 않고 산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가 우리들이 자랑해마지않는 첨단과학을 쥐락펴락 할 수도 있음을 목격한다. 강대국들이 자국의 위치고수를 위해 인류의 보편타당한 행복권을 과학의 힘으로 강제하여 체제유지나 강국유지의 수단으로 삼으려는 고약함은 물질문명의 속도에 비례하는 것 같다. 작금 중국 우한지역에서 시작된 코로나19 바이러스 사건이 중국인들의 몬도가네식 식탐을 빌미로 바이러.. 2020. 2. 16.
봄오는 강변 세상 근심은 남 이야기... 봄을 향한 여유로운 행진 (섬강) 눈만 뜨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얘기로 하루해가 저문다. 발원지 중국은 하루에도 수 십 명이 사망하고 있다. 국내 사망자가 없음에도 모두들 좌불안석이다. 개인위생만 신경 써도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권면하면서도 확진자만 생기면 그 주변이 모두 올 스톱이다. 언론에서 하도 떠들어대니 그 스트레스로 없던 병도 생길 지경이다. 결정적이진 않겠지만 박쥐까지 요리를 해먹는 몬도가네 식 식탐이 부른 화가 엄한 이웃나라들을 공포로 몰아넣는다. 수많은 소들을 매장해야했던 구제역도 결국 인류의 식탐이 부른 인재나 마찬가지였다. 풀을 먹고 살아야 할 초식동물이 풀은 구경도 못하고 인공적인 사료에 공장식으로 사육되는 건 인간의 식탐 때문이다. 한해를 거르지 못하고.. 2020. 2. 7.
立春 겨우내 큰 눈이나 추위가 없었던 탓에 입춘이 좀 머쓱한 얼굴이지만 그래도 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한결같다. 주머니에 가진 것 없어도 마른줄기에 움이 트는 것만으로도 부자가 된 듯한 느낌은 우리들 마음 깊숙이 간직한 순수한 본능이 아닐까. 마치 유년시절 코 닦기 수건을 가슴에 달고 초등학교 입학식에 서있는 느낌이다. 처음이라는 말 세상살이에 닳고 닳았어도 처음이라는 말에는 마음이 열리고 가슴이 따스해진다. 철철이 살아온 삶의 궤적을 다시 반복할 수는 없지만 해마다 찾아오는 봄날은 우리가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가 되고 나와 그대를 사랑해야할 까닭이 된다. 봄이 없다면 우리 가슴에 기다림과 그리움이 살지 않으리라. *원주 신림 들꽃이야기 복분자를 넣어 끓인 수제비 한 그릇에 봄기운을 느낀다. 참나무 모닥불 내음.. 2020. 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