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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단편

고양이 무덤 (2)

by *열무김치 2023. 7. 5.

 

 

원고를 그만 보내라고 전화를 받은 건 일주일 뒤였다.
"남은 게 많은데 갑자기 왜 그럽니까?"
"그건 제가 모르는 일이구요. 전 시키는 대로 전할 뿐입니다."
"한 번 찾아간다고 하세요."
"좋을 대로 하시지요."
물을 제대로 주지 않은 탓인지 창가에 둔 손바닥 만한 선인장 화분이 누렇게 말라있었다.
마시다 만 컵의 물을 부어주긴 했지만 이미 글러 보였다.
쓰다가 만 원고를 서랍에 쑤셔 넣고 일어나자 현기증이 일었다.
그래.
그때가 4월이었지
수 연간 지붕을 해 얹지 않아서 지붕 색깔이 희끄무레한 앞집 봉선이네 집 울안에 유독 눈부시게 핀 살구 꽃을 넋 놓고 바라보던 봄
머리가 하얗게 저려오는 현기증은 그 느낌이었다.
"아빠, 왜 그렇게 서 있어?"
선잠을 깨우듯 딸 경숙이 팔을 흔들었다.
"왜, 무슨 고민 있어?"
"어쩐 일이냐?"
방바닥을 내려보던 경숙이 말 꼬리를 흐렸다.
"돈이 필요해서.."
"왜?"
"왜 기는요. 취직 하려면 그냥 안 되는 거 잘 알면서."
"돈 벌려고 가는데 돈이 필요해?"
"아빠는 세상을 너무 몰라."
"네 나이가 마흔 줄인데 취직 그만두고 시집이나 가."
창밖을 응시하던 경숙이 방을 나갔다가 다시 들어왔다.
"내가 결혼을 하면 어디 감춰둔 돈이라도 나와?"
무표정한 얼굴을 본 경숙이 입술을 깨문 얼굴로 다시 방을 나갔다.
눈이라도 펑펑 내렸으면 얼마나 좋을까.
창문을 열자 한기가 밀려 들어 왔다.
얇은 옷 사이로 닭살이 돋았다.

 


"50회를 부탁했잖소"
"몇 번 보냈나요?"
"스물 한 번 아니요."
"그렇게나 많이요?."
"무슨 뜻이요?"
몇 번의 전화벨이 울리고 편집장은 말을 끊었다.
두어 번 시선을 보냈지만 전화를 받고 있으니 그만 나가 보라는 표정이었다.
복도로 나와 담배를 피워 물자 이내 아가씨가 다가와 두 손으로 X 표시를 해 보였다.
잠시 망설이자 아가씨가 바짝 다가왔다.
"저기, OO 작가 아니세요?"
담배를 끄고 아가씨를 바라보자 아가씨는 얼른 펜과 수첩을 내밀었다.
"싸인 하나 부탁드려도 될까요?"
"허허..그거 받아서 어디다 쓰려고. 나 방금 쫓겨났소."
"네?"
오른손으로 목을 긋는 시늉을 하자 아가씨가 까르르 웃었다.
"어머, 역시 작가분이라 표현이 재미있으시네요."

잎을 부린 은행나무 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이 마치 정월 냇가처럼 을씨년스러웠다.
두 손을 찔러 넣고 조금 빠른 걸음으로 건물을 빠져나오자 속이 좀 편해졌다.
손끝에 전해지는 진동에 휴대폰을 꺼내 들었지만 폰에 뜬 아내의 얼굴을 본 순간 몸이 부르르 떨렸다.
소변을 보고 난 뒤 짜르르한 뒤끝에 몸을 부르르 떨었던 유년 시절처럼.
몇 번의 진동을 느끼고 폰을 다시 꺼냈다.
"어쩐 일이요?"
"전화 받는 태도가 왜 그 모양이야. 어쩐 일이라니."
더 대답하기 싫어 폰을 멀리 하자 날카로운 소프라노가 귀를 때렸다.
"아침에 경숙이가 취직 문제로 돈이 필요하다고 했다는데 어떻게 할거야."
"..................."
"어떻게 할 거냐구. 귀 먹었어?"
땅거미가 스멀거리는 도심 골목으로 가로등이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

 

 

저녁 시간이 기울었지만 흔쾌히 나와준 석호 때문에 우울한 기분이 잠시 가셨다.
"자네 이 시간에 웬일인가. 두더쥐과 아니었나?"
등이 좀 밝았으면 좋으련만 연탄불을 피운 화덕 위 전등이 영 마땅치 않아 여러 번 눈을 비볐지만 눈을 비빌수록 초점이 더 흐려 보였다.
10년 가까이 낀 안경테가 느슨해질 대로 느슨해져서 자꾸만 흘러내렸다.
석호는 팔짱을 끼고 안경을 주물럭대는 꼴을 바라보더니 헛기침을 했다.
"자네나 나나 최소한의 예의는 지킬 수 있게 빌어먹을 삶이 변덕을 좀 부렸으면 싶네."
연탄불에 얹은 돼지고기가 익으려면 기다려야 했지만 석호는 소주를 두 순배나 들이켰다.
"어때, 오늘은 자네도 한 잔 걸치는 게 좋지 않겠나?"
그러마 하는 눈 짓을 하자 한 쪽 눈을 찡끗하던 석호가 술잔을 건넸다.
"자네 꼴을 보니 곧 야전으로 나와야 할 것 같은데 나오려면 빨리 나오는 게 좋을 거야. 밍그적 댈수록 되돌아가는 시기가 몇 배로 늘어난다니까."
취기가 오르는 동안 아무런 말을 하지 않자 가위로 돼지고기를 자르던 석호가 냅다 소리를 질렀다.
"어이 이모, 무슨 고기가 이렇게 질겨. 이렇게 장사하면 안 되지."
무표정한 얼굴로 나온 점주가 가위를 빼앗아 고기를 잘랐다.
"집구석에 불만이 있어 기어 나왔으면 그냥 쐐주나 처먹고 가. 이십 년 장사에 고기 질기다는 사람은 앞에 앉은 염병할 놈 뿐이라는 거 잘 알지?"
"아이고, 내가 이래서 이모를 부른다니까."
"곱게 마시고 외상 긋지 말고 일찍 들어가. 말 잘 들어야 곱게 늙어."
"오래 살아서 뭐하게. 이모나 벽에 똥칠 할 때 까지 사시우."
"하이고, 그래도 시 나부랭이 쓴다고 주접을 떨지. 글 보는 사람들이 저 낮 판때기를 봤어야 하는데."
"그러지 말고 한 잔 쪼~옥 어때? 오늘 옆에 앉은 이 샌님이 기분이 영 그지 같거든"
고기를 자르던 점주가 빤히 쳐다보더니 낄낄낄 웃었다.
"뭐, 도낀 개 낀 아니겠어. 동생이 데리고 온 객이 어련하겠냐구."
부아가 솟았지만 빈정대는 꼴이 한두 번이 아니겠다 싶어 석호가 따라주는 소주잔을 연거푸 비우자 이상하게 머리가 명료해졌다.
"이모, 이 사람 모르겠어?"
" 그거 알아서 뭐 하게. 이제 사람 아는 거 그만 하려고. 술 처먹을 때 아는 척 하는 놈 치고 1년 이상 가는 거 못 봤어. 아, 너는 좀 다르겠다."
"나는 왜?"
" 외상값이 얼마야. 그거 갚는 날 바로 아웃이야."
"헛 참, 시골 자갈논이라도 팔면 다 끊으려고 했는데 그만두어야겠네."
"자갈논이 있기는 하구? 장사 이십 년에 반 무당인데 니 놈 관상이 재복이라곤 손톱만큼 도 없어. "
석호가 까맣게 그을린 돼지고기를 후후 불어 점주 입에 불쑥 들여 밀었다.
"재수 없는 소리 그만하고 옆에 앉은 샌님 관상은 어떻수?"
힐끔 곁눈질을 하던 점주가 빈 그릇을 누리끼리한 쟁반에 담았다.
"초록은 동색, 피장파장, 엎어지나 자빠지나"
주방으로 들어가는 점주의 잰 걸음에 석호가 가슴팍을 치며 하품을 했다.
"내가 여기를 와야 살아있다는 걸 느껴요.
그래, 바로 그거야. 관상이 드러워야 맘이 편해진다니까. 언더 스탠?"
연탄불에 떨어진 돼지 기름에 불이 붙어서 화르르 타 올랐다.
"옳커니, 자네나 나나 이렇게 타 올라야지.
이모, 이 양반 그래도 알아주는 작가야. 멋지게 타잖아.
나랑은 질적으로 다르다니까. 까불지 말라고 그래."

밖을 내다보자 가는 눈발이 날리고 있었다.
취기가 오른 석호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고 연신 하품을 했다.
"자네 집으로 같이 가세."
"집에 간다구?"
"아니, 자네 집으로 같이 가자니까."
" 무슨 소리야. 그건 됐고 , 여기 계산은 내가 할 테니까 택시비나 좀 내놓으셔."
"택시비도 없으면서 무슨 계산이야."
"이것 봐 이것 봐, 이렇게 샌님이라니까 . 찌익 긋는 거 몰라?
하, 내가 이런 샌님하고 만나서 세월을 낭비하고 산다니까."
사선을 긋는 눈발을 바라보던 점주가 신경질적으로 식탁을 치웠다.
"주접은 집구석에 가서 떨고 문 닫을 거니까 빨랑 나가."

 

눈 오는 밤의 가로등 밑
흘러간 가수는 을씨년스러운 겨울 가로등 밑을 그저 이루지 못할 사랑 타령으로 화장을 시켰지.
쥐뿔같은 사랑이 얼어 죽는 줄도 모르고.
휘하니 뿜어 올린 담배 연기가 안개처럼 피어올랐다.
쉽기도 하지.
한숨 몇 번에 검불처럼 날아가는 꼴이라니.
한껏 오른 취기가 호기를 불렀다.
손이 떨려 수차례 키보드를 누른 끝에 심드렁한 경숙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눈이 많이 오는데 왜 안 들어오고 전화야? 아빠 저녁은 먹었어?"
"아이고, 이게 누구야. 내가 사랑하는 딸, 우리 경숙이지?"
"어머, 아빠는 ..갑자기 왜 이래?"
"우리 사랑하는 딸 취직하는데 돈 필요하다며?"
"됐네요. 면접 보러 가지도 않았는데 뭐. 빨리 들어오기나 하세요.
이 시간까지 어디서 술을 그렇게 마셨어. 엄마 알면 쫓겨나.
몰래 들어와. 알았지?"
"돈 걱정 말고 내일이라도 다시 가 봐. 에이, 드런 놈의 새끼들."
"아빠 어디야, 돈이 어디서 났어? 내가 나갈까?"

쫓아가면 저만큼 달아나는 무지개를 따라 얼마를 달렸을까
마침내 영롱한 무지개가 코앞에 있었다
이놈을 주머니에 담아다 시장에 내다 팔면 집 칸은 사리라.
무지개가 사라지기 전에 빨리 주머니에 넣기 위해 두 손으로 박박 긁어모았다.
양쪽 주머니가 불룩하도록 쑤셔 넣은 무지개는 주머니 안이 답답하다고 악을 써 댔다.
부리나케 달려간 허름한 시장통 복판에 자리를 잡고 소리를 질렀다.
무지개 사세요.
내가 무지개를 잡아왔다니까요.
보세요
이 영롱한 일곱 빛깔을~
눈이 희번득한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쪽 진 머리에 눈부신 비녀를 꽂은 눈이 큰 여인이 맨 앞자리에 냉큼 앉아 두 팔을 벌렸다.
"그 무지개 다 주세요. 돈은 얼마든지 드릴게요."
여인은 생글거리며 돈을 한 가방 내 밀었다.
저 돈이면 못할 게 없으리라.
돈을 보자 어디선가 다듬이를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저런 여인이면 틀림없이 이 무지개를 사고도 남으리라.
크게 한 번 숨을 내뱉고 꼭 움켜 잡고 있던 주머니를 풀어 무지개를 꺼냈다.
"여기 있어요. 다 가져가세요."
"어머나, 생 전 처음 보는 빛이에요."
무지개를 본 여인은 가늘게 눈을 뜨고 입을 크게 벌리더니 가쁜 숨을 내 뱉았다.
"무지개를 따온 사람은 처음이에요. 당신은 누구신가요?"
양손에 무지개를 받아 든 여인이 얼굴을 빤히 들여다보았다.
갸름한 얼굴에 짙은 눈썹, 붉은 입술에 가느다란 미소가 흘렀다.
실같은 손으로 얼굴을 한 번 더듬던 여인이 돈 가방을 들고 가볍게 하늘로 솟아 올랐다.
"이봐요. 어디로 가는 거요. 돈을 주고 가야지. 내 무지개 값을 주고 가야지.
돈 가방을 주고 가야지. 이봐요, 이봐요....."

"얼어 죽으려고 작정했어? 술은 어디서 퍼마신 거야?"
성에가 가득한 창문에 다이아몬드 문양이 보였다.
"겨울이 원수지. 봄 오면 이 짓도 끝을 낼 거야. 이 냄새 지겨워 정말."
아내가 창문을 반쯤 열어 놓자 창가에 쌓인 눈이 후두둑 쏟아졌다.
" 알아서 해. 난 몰라"
탁자에 놓인 물병에 한 컵 정도의 물이 남아있었다.
물병의 물을 털어 넣자 속이 부아를 질렀다.
큰 소리로 경숙을 부르자 문을 빼꼼이 연 경숙이 얼굴만 들여 밀고 눈을 몇 번 깜박였다.
"콩나물국이라도 좀 끓이면 안 되겠니?"
"아빠, 나 지금 나가야 해. 약속 시간이 다 됐거든."
방문에 걸린 숫자만 있는 달력이 전자계산기처럼 보였다.
다리를 끌고 일어나 키 낮은 책상의 서랍을 열자 유통 기간이 한참이나 지난 라면이 보였다.
무지개였구나.
너는 너울너울 하늘로 날아가지 않겠지.

 

 

뻐꾸기 시계가 몇 번 우는 가 싶더니 이미 창밖은 땅거미가 내려앉아 있었다.
라면 국물로 속을 달랬지만 꿀럭거리는 속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았다.
언제 열어 놓았는지 후질근한 옷들이 걸려있는 창 쪽에서 칼바람이 들어왔다.
쓰다가 만 원고지와 휴지 조각들이 방바닥 여기저기에 날라 다녔다.
이런 겨울이라니..
회색빛 겨울이 너무 길어.
겨울이란 놈이 가을 끝에 겨우 매달렸다가 야반도주를 하면 얼마나 좋을까.
습관처럼 진동으로 해 놓은 폰이 오줌을 누는 아이처럼 부르르 떨었다.
살갑게 전화를 걸 위인이 오래전 일이라 삐리리 울리는 전화벨 소리가 새로울 것도 없었다.
"OO작가님 되지지요?"
"그렇소만.."
"한 번 찾아 뵐까 하는데요. 시간을 내 주실 수 있습니까?"
그래도 깎듯이 작가라고 불러주니까 싫지는 않았다.
통장에 찍힌 숫자 배열이 아주 간단해서 손가락을 꼽을 필요도 없는지라 이름 옆에 모 작가라고 써 붙인다고 해도 별스러울 것도 없었다.
어느 누군가 에 게 작가라는 이름으로 불려지고 약삭빠른 쥐가 소 뒷발에 채이듯 운 좋게 소주 값이라 도 얻어 걸리면 그날이나 그 달은 마누라에게 체면치레는 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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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복판에서 떡 방앗간을 운영하는 장월남을 모르면 간첩이라고 했다.
이북 함경도 출신 장월남은 1,4 후퇴 때 남으로 내려오다가 가족을 모두 잃는 아픔을 당한 사람이었다.
부산까지 떠밀려간 그가 거지 꼴로 어느 날 시장 바닥을 헤메다가 배가 너무 고파
시장통에서 파는 팥죽을 한 그릇 먹고 도망을 치다가 멱살을 잡히게 되었다.
팥죽을 파는 주인은 칠순의 노인으로 장월남을 용서하는 대신 팥죽 값 만큼 심부름을 하라고 했다.
주인은 한나절 팥죽집 심부름을 하고 저녁에 고봉 보리밥을 게 눈 감추듯 먹어 치우는 장월남을 좋게 보았는지 생각이 있으면 이곳에서 일을 해 보라고 했다.
딱히 갈 곳도 없었던 장월남으로선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팥죽집에는 장월남보다 몇 살 아래인 여인이 있었다.
배고픔을 면하자 호기심이 생겼지만 형편이 형편인지라 장월남은 눈치만 볼 뿐 가까이 다가가 말을 걸거나 누구냐고 물어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몇 달이 지난 후, 장월남은 이만하면 얼굴은 익었겠다는 생각에 주인에게 슬그머니 물었다.
"저기, 저 여인은 누군가요?"
팥죽솥을 건 찌그덩한 화덕에 어물 전에서 거두어 온 골판지를 쑤셔 넣던 주인은 못 알아들었는지 월남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궁금했지만 쓸데없이 신경을 건드려 쫓겨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더 이상 물어볼 수도 없었다.
호기심이 도는 여인을 멀리서라도 볼 수 있음이 다행이었다.
매일이 그 모양이라 아랫돌 빼어 윗돌 고이는 다람쥐 쳇바퀴 돌리는 생활이었지만 여인은 부지런히 팥죽 그릇을 나르고 미군이 버리고 간 동 철판을 구부려 만든 설거지 통에서 죽어라 빈 그릇을 닦았다.
허름한 윗 저고리 사이로 허연 젖무덤이 희끗희끗 드러나 보였지만 별 신경을 쓰는 눈치가 아니었다.
설거지 통이 너무 낮아서 그릇을 닦을 때 마다 그 여인의 풍만한 엉덩이가 좌 우로 크게 흔들렸다.
월남은 아까부터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놈아, 닭 채 가는 매 매냥 뭘 그리 뚫어져라 쳐 봐 쌌노?"

"아입니더. 하도 그릇을 당차게 닦아서."

"순임이가 하루 이틀 그러는 것도 아니고 그게 뭐가 이상하다는 거야."

"아, 저분이 순임씨. 이름이 이쁘네요."

"뭐가 이뻐, 이놈이 배가 부르니까 엉뚱한 곳에 눈이 가는구나. 에라 이놈아."

놋그릇으로 머리통을 얻어 걸린 월남은 물건을 훔치다 들킨 사람처럼 팥죽 그릇을 들고 똥 줄기가 빠지게 내 튀었다.

이 광경을 넌지시 바라보던 순임은 얼른 앞치마로 입을 가리고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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