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봉투 안에서 속삭이던 얘기들이 시집을 가더니
어느 외진 골 미장원에 머리를 하러 모였다
어떤 애는 장발에 미니스커트를 입고
또 어떤 애는 허연 허벅지를 드러내고
다리를 꼬고 앉아 거드름이다
미용사 흘금거리며 곁눈질이다
어머
몸매가 고우세요
히피펌 스타일이 어떠세요?
아무렴 네 까짓 게
열여덟 누이 다리 통만 했으랴
갈래 머리 리본 달고
짧은 치마 날리고 가면
동네 꺼벙이들 심장이 쪼그라들었다
동네 봄날이 분홍 빛으로 보였던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스무 살의 회상
무만 같아라
허연 속살 다 드러내고
볶은 머리 헝크러져도
연하디 연한 속마음
내 마음 다 빼앗겼다
습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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