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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달동네의 봄

by *열무김치 2022. 4. 7.

 

사람 발길이 거의 없다시피 했던 도심 후미진 달동네에 봄이 피었다.

미풍 불어 잿빛에 숨었던 가지가 살구꽃 앵두꽃으로 화장을 하자 사람 마음이 손바닥 뒤집 듯 바뀐다.

겨우내 회색빛으로 가라앉았던 고만고만한  집들이 듬성듬성 피어난 살구꽃 앵두꽃으로 제법 보암직하게  변했다.

"원, 사람 팔자가 저래면 월매나 좋아."

양지쪽에 앉아 꽃을 바라보던 할머니가 나를 보고 앉았다가 가라고 한다.

"그 짝도 이젠  할방구티가 나는구먼"

"예?"

"뭘 그렇게 놀래? 예전 같으면 고래장 깜인데."

"아이고, 제가 그렇게 늙어 보여요?"

음료수 한 병을 따드리자 이내 함박웃음이다.

"웃으라고 한 거지,  윤 씨 아직은 쓸 만 해."

"이젠 완연한 봄이네요."

"그러게. 고놈의 코시긴가 뭔가 때문에 겨우내 곰처럼 박혀있다가 이제 좀 숨을 쉬겠구먼"

"햇볕이 참 좋네요."

 "고럼, 며느리 봄볕에 내 보내고 딸자식  갈볕에 내 보낸다카지만 나 같은 할망구들은 먹는 것도 좋지만 봄볕이 보약이지."

 

 

 

인류가 분명 위대한 과학문명으로 풍요로운 삶을 살지만 가슴 가슴마다 숨어 사는 외로움과 고독을 다 헤아리지 못한다.

우리가 가진 게 많고 지식이 많아도 하찮은 새 한 마리와 한 철 피었다 지는 꽃이 주는 평안함을 이기지 못하는 까닭이다.

 

 

 

 

 

 

다시 봄이 오고
살구꽃 앵두꽃이 온 세상을 감싸니 한결 보기 좋습니다
이 계절이 없었다면 얼마나 삭막했을지...
겨울이 지난했으니 봄이 더 반가운 게지요..

반갑습니다.
자주 가는 곳인데 겨울엔 정말 삭막한 느낌이었는데 봄꽃이 피니 다른 세상이 되네요.
자주 뵙지 못했는데 다니러 가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맞으세요.
오랜만에 글을 올리셨어요
무지 반갑습니다
이젠 많은이들이 걸리구 지나가구
우리 가족들도 대충 다 걸리고
무서운것이 덜해지네요
마음은 봄맞을 준비가 안되었는데
지천에 꽃으로 흐드러진 풍경사진들만 올라오는것보니 여름도 멀지 않은듯 싶어요
오늘까지 오시느라 애 많이 쓰셨어요
항상 힘냅시다요 ~~!!
아하..
제가 더 반갑습니다.
농땡이를 너무친 것 같아서 찾아주신 이웃 분들께 미안한 마음입니다.
그동안 평안하셨는지요.
코로나가 막바지 같아서 다행입니다.
원주도 시민 삼분의 일이 감염 되다 보니 처음보다 긴장감이 덜해 진 건 맞아요.
꽃피는 주말
평안하세요.
안녕하세요?
♡ 화창한 봄 날 건강 관리 잘하시고 보람 된 하루 보내세요♡
멋진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다!
공감♡ 추가하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오랫만 입니다.
산불 피해는 없으셨을까 걱정이 되었지요.
달 동네의 봄!
맨 끝 사진을 보니 눈물 날려 합니다.
꽃이 지고 나면 열매 달려 익는 거 볼것이라도 있을까?
반갑습니다.
평안하셨는지요.

자주 다니는 동네인데 꽃이 피니 한결 낫습니다.
제가 나무를 심은 산 근처에 대형 산불이 나서 저도 긴장을 많이 했지요.
다행이 번지지 않아서 피해를 모면했습니다만 언제 어떻게 불이 날지 늘 걱정이긴 합니다.

저 달동네엔 어르신들만 삽니다.
개발이 늦어지다 보니 저렇게 남아있는데 가끔은 개발이 능사가 아니라는 생각도 합니다.

앵두나무가 많아 꽃이 지면 앵두가 탐스럽게 달립니다.
이제 이런 모습이 남아있는 곳도 거의 없습니다.
꽃이 주는 평안함...
그 평안함이 곳곳에 피어나고 있어 다행입니다.

간판을 가려도 좋을 평안함...
모든 자영업 하는 소 점포들 마다 번져갔으면 하는 바램도 욕심나고요.

저 나무의자 누가 만들었는지
꾀나 튼튼 하고 무거워 보입니다.

한나절 앉아 쉬어도 위태하지 않아 보이니
나보다 할머니께 양보가 올바르다 생각 하네요.
반가워요~!
겨우내 가라앉아 있었는데 꽃이 피니 사람 사는 세상 같습니다.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은 이번 코로나로 타격이 큰 분들이 많지요.
지원금을 받지만 재기하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해 보입니다.

가끔 저 의자에 앉아 있다가 옵니다.
블로섬님의 봄을 응원합니다.
오래 만에 들렸습니다.
열무김치님 봄은 사람들을 행복하네요.
반갑습니다.

꽃이 피었다는 것 만으로도 모든 게 용서 되는 듯한 기분입니다.
잠시지만 그동안 시름이 가시고 행복하니까 참으로 다행입니다.

주말 평안하세요.
그 할마씨 웃깁니다.
그보다 전하는 열무김치님 솜씨가 일품인 것이겠지만...
'진짜 할매들'은 요즘 햇살이 좋아서 지낼 만하겠다 싶긴 합니다.
기지개를 켜듯 나들이를 시작할 것 같거든요.
그나저나 이 포스팅 정말 오랜만입니다.
그 근처를 자주 오르내리니 몇 안되는 어르신들을 잘 알지요.
젊은이들은 없습니다.
재개발 대상지역인데 말 나온지 오래지만 여전히 달동네로 남아 있지요.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것은 그런 모습이 이 동네 사람 살 곳이 못된다는 생각보다 아늑하고 정겹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는 것이지요.
살아기기 힘들어도 사람마음이 미묘합니다.
ㅋㅋㅋㅋㅋ
할방구티는 월매인가요?
제가 사고 싶습니다..ㅎ
달동네의 봄.. 그저 정겹기만 합니다.
저는 증말 촌티나는 할망구입니다.
할방구 티?
재미있게 표현하셔서 웃습니다.
노인네 티가 난다고 말하잖아요.
그런데 할방구티가 있다고 해도 단번에 알아듣겠습니다.

자주 만나는 분들이고 봄이니 바깥에사 자주 뵙습니다.
오전에 써주신 댓글 끝에 '보내는 책 잘 읽어보겠다'는 말씀이 있어서
바로 다음과 같은 비밀댓글을 달았었습니다.

열무김치님!
책 이야기는 좀 지워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회사에서 꼭 증정해야 할 분 몇 명 명단을 달라고 한 것이고
일단 판매를 하는 책이거든요.
이 블로그 독자는 몇 되진 않지만, 이 댓글 보면 아, 누군 주고 나는 안 주나? 할 것 같아서요^^[비밀댓글]

이렇게 해놓고 종일 기다렸는데 그대로여서 제가 그 부분을 지우고 제 이름으로 열무김치님 댓글을 복사해서 새로 실었습니다.
양해하시기 바랍니다.

공연히 책을 보낸다고 한 것 같구나 싶고, 이래저래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사실은 제 블로그에 오는 분들에게 다 보내거나 아예 보내지 않는 것이 옳은 일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비밀댓글]
아이고.
이제야 댓글을 봅니다.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시집이나 소설을 내면 그냥 받기보다 직접 구매를 하다보니 제가 선생님 뜻을 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댓글을 달면서 책을 출간하셨다니 다른 분들도 좀 알면 좋지 않을까 하는 오지랖이 앞섰습니다.
다른 분들이 댓글을 보아도 큰 지장이 없을거라는 판단도 들었구요.

댓글 지우신거 잘 하셨습니다.
저를 우선순위에 두시고 보내신다고 했는데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그렇더라도 책은 받아보고 싶습니다. [비밀댓글]
본의는 아니지만 제가 저질러 신경 쓰시게 했습니다.
제가 어쭙잖은 책을 몇 권 냈지 않습니까?
사람들은 자기만 그런 요청을 하는 줄 알고 걸핏하면 책 좀 보내라고 합니다.
심지어 제 책은 현재 모조리 절판이 되어 중고서점에서나 살 수 있고, 저도 그런 곳에서 구입해서 보내야 하는데 어렵다고 하면 당장 인연을 끊고 돌아섭니다.
지금도 독일에 가 있는 교포 한 분이 "역사 인물 이야기(교학사)"를 보고 싶다고 한 상태이고, 얼마 전에는 자신의 아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며 "어린이 세계지도(랜덤하우스코리아)"를 보내달라고 했는데 어렵다고 했더니 당장 절연해버렸고 얼마 후에 그 여성이 그만 세상을 떠나서 저는 이래저래 속이 끓었습니다.
공연한 이야기를 하고 있네요.
책이 거의 완성될 즈음에는 미리부터 이 문제로 고민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예 몇 분만 선정해서 회사에 부탁했고, 다행히 회사에서 우송해주기로 했습니다.
수익성을 떠나 저작자가 자신을 알리고 싶은 마음에 돈을 다 대어서 출판하는 경우에는 저작자가 보내고 싶은 사람에게 일일이 보내지만 저는 돈도 없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하기는 정말 싫어서 단 한 번도 그렇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널리 양해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비밀댓글]
음료수 한 병으로
할방구 티를 벗으셨네요.
아직 쓸 만 하시다네요.
할머니 빛 지고는 못 사시는 분 인가 보아요.
이내 천냥빛으로 갚으셨네요. ㅎㅎ
서울이라고 믿기지 않네요. ^^
참 두루두루 골고루 사진 여행을 다니시네요.
반갑습니다.
한동안 뵙지 못해 죄송한 마음입니다.
아..
이곳은 서울이 아니고 지방입니다.
여전히 달동네가 산재해 있고 고만고만한 사람들이 살아갑니다.
봄은 이곳 분들에게 또 다른 희망이지요.
게으른 블로그를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가파르고, 비좁고 허물어진 담장따라......
보는것만으로도 무르팍에 힘이 들어갑니다.
달동네의 찌들고 팍팍한 지붕의로 봄볕은 공평하게 나리 쬐네요.
골목틈새에 핀 앵두꽃, 살구꽃.....
할머니 맘처럼 한번은 활짝 펴본날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
봄볕 좋은날 저 의자에 앉아 있으면 햇살 한줌이 보약 같습니다.

의자에 앉아계신 하얀 백발의 할머니를 떠올려봅니다.
걸어서 올라가신 더 꼭대기에서 언젠가엔 구름타고 내려오실듯.....




도심에 몇 남지않는 달동네는 주변인들에겐 그리 달갑지않은 대상입니다.
개발에 밀린데다 젊은이들이 거의 없으니 상권형성도 안 되고 아이들도 없어서 삭막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곳에도 온기가 흐르고 사람사는 냄새가 나니까 밖에서 바라보는 것과 차이가 많이 납니다.
제가 자주 다니면서 도심의 아나로그가 남아있는 그나마 남아있는 정붙일 곳이라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야심한 밤이라 여기에 댓글을 답니다.
지우당님께서 15일 분당에 있는 아들네 올라오셔서
16일경엔 용소막 성당을 과 인근을 둘러보실 계획이라 하십니다.
그래서 신람 들꽃이야기도 가깝고 하여 일단 신림용소막이든 들꽃이야기든
(또 다른곳이든....) 시간과 장소를 정하면
함께 조우할수 있을것 같습니다.
지우당님 전번은 010-9841-0144 입니다.
제 생각엔 점심을 같이 할수 있을것 같습니다.
내일 통화 드리겠습니다... [비밀댓글]

신경을 써 주셔거 고맙습니다.
통화를 드린대로 토요일 16일에 용소막성당에서 뵙기로 하겠습니다.
처음 뵙지만 그동안 블에서 나눈 글이 있으니 서먹하진 않으리라는 믿음이 생깁니다. [비밀댓글]
바쁘신시간에도
달동네 봄소식을 전해주시여
행복함에 감사드립니다
꽃향기 가득한날
되시기를 바랍니다
반갑습니다.
급하게 다가선 봄이 벌써 꽃잎을 떨굽니다.
이번 주 꽃들의 잔치가 막을 내릴 듯 싶네요.
아직은 주변이 어수선하지만 녹음이 짙어지면 한결 나아지겠지요.
감사합니다.
봄이 완연해보이네요
여긴 아직도 진눈깨비오고 비오고 좀 춥네요
한 달은 더 있어야 봄다운 봄이 올듯 싶어요
정말 이 시국이 얼른 끝나기를 바랍니다
반가워요 아울님~!
그동안 평안하셨는지요.
게신 곳은 아직 봄이 멀었나봅니다.
이곳은 근래 초여름 날씨를 보여서 봄꽃들이 일거에 피어납니다.
계절이 변하긴 했어요.
그곳의 봄소식을 보러 가겠습니다.
늘 평안하세요,
오늘 아들캉 평창동에서 백사마을까지 돌았거든요.
강북의 대표적인 부촌과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같은 산동네라도 천지자이라고나 할까요.
서울생활 십년차 아들이 백사마을을 보고 깜짝 놀라더군요.

아..
전 경기도 이천의 백사마을을 다녀오신 줄 알았습니다.
이천은 산수유꽃이 한창일떄 가는데 지금은 모두 졌을 것인데 그곳을 왜 가셨을까나 했지요.

가끔 딸아이를 만나러 충정로에 기는데
높은 아파트나 빌딩 사이로 낡은 기와집이 모여있는 곳이 보이더군요.
묘한 느낌을 받았는데 다녀오신 곳이 그런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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