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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여행

6월이야기3..감자익는 마을

by *열무김치 2021. 6. 15.

하루의 정오처럼 한 해의 허리에 오른다.

낯 선 어딘가에도 계절이  홀로 익어가고 이를 바라보는 우리의 가슴엔 수 만 갈래의 강물이 흐른다.

저 길을 따라 어느 곳으로 가면 반기는 이 없더라도 우리는 가야 한다.

바라는 바 목적지가 불분명하더라도, 설령 맹목적이라 할지라도 가야 한다.

 

 

 

 

 

해발 700 고지

주인 떠난 폐가에 감자꽃이 등불을 밝혔다.

 

 

 

 

 

강원도에 가니 감자밭이 어쩜 그리도 많은지
사실 우리가 집에서 감자를 흔하게 먹지 않는 펀인데
누가 이 많은 감자를 먹을까 싶었습니다
둔내에 두번을 가서 연달래도
연초록의 숲도 보지 못하고 왔어요
그러나 청태산 태기산 수없이 오르고 또오르고
풍수원 용소막성당끼지 다녀오면서
숙제를 마친듯
주인은 떠났는데 감자밭은 풍성합니다.
묘한 분위기입니다.
감자밭의 감자들이 가야 할 길일까요?
하기야 감자가 없으면 요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음식이 얼마나 많은지요.
꽃이 피고 감자는 커가는데 사람은 어디로 간 것인지..........
오고가는 세얼이 참 속절없다 싶습니다.

지난해 홍천 가는 길에
널따란 감자밭을 처음 봤습니다
얼마나 이뿌던지 차 세우라고
메밀밭보다 더 이뿌네 하면서요

남편이 감자바우이니 그렇게 먹었을텐데도 잘 먹습니다

폐가라서
감자꽃이 더 환해집니다.

기형도의 '빈집'이 생각나네요.
감자꽃은 피는데, 주인은 어디로 갔을까요
요즘 자주감자도 나오던데 자주감자 꽃은 보라색일까요?
흰 감자는 흰 꽃, 자주감자는 자주 꽃? 그런 시를 본 것도 같네요.
사진에서 정적이 흐르네요.
엊그제 평창 다녀왔는데 그쪽은 곤드레 수확이 한창이더군요.

감자꽃​ (권태응)

자주꽃 핀 건 자주감자​
파 보나 마나 자주감자​

​하얀꽃 핀 건 하얀감자
파 보나 마나 하얀감자
너무 감자꽃 좋으네요.
강원도만이 갖고 있는 매력 있지요.
낭만적인 멋진 작가님!!
또 이렇게 멋진풍경을 품안고 오셨네요.
열무김치님이 마냥부럽기만 합니다.
그러고보니 오늘이 절기상 하지라더군요.
낮이 가장 길며, 일사량도 가장 높아
더운 하루를 예상합니다.
감자꽃이 피면 곧 수확 할 수 있겠네요.
산길을 돌아 내려오다 보면
쪼금씩 쪼금씩
오밀조밀 심어 놓은 밭들을 보면서
도라지꽃도 만나고
감자꽃도 만나고
옥수수도 익어가더군요
폐가옆 너른밭에 수수한 낯빛으로
감자꽃이
열무김치님을 반기니 ‥
아 ‥때때산골의 풍경이라
와락 방가움이 더해집니다

끝없이 걸어가야 할 인생길에서
길을 잃지말아야 하거늘 ‥
폐가 700고지에 위치한 감자밭
정말 한번도 접해보지 못했던 풍경이라
경이롭습니다
주인 떠난 폐가에 감자꽃이 등불이 밝히니
정말 훌륭합니다
감자하면 강원도
강원도 하면 감자이지요

지난번 강원도 영월 여행에서
양배추 밭도 저 감자밭 같았습니다
아마도 감자를 케고나면 양배추를 심는 것일까 ?
그것이 궁금했었네요
하지에 감자를 케고 양배추를 심고 그 다음 김장배추를 심는다면
일년 삼모작 될까요?

무수히 많이 핀 감자꽃이 주인 떠난 땅을 꽉 메우고 앉아서
애초에 처음부터 이곳은 내땅 !! 이라 우기는 소리를 듣습니다
밤에는 등불밝히고서라도 지켜고야 마는 !!!
어쩌면 나그네가 떠나고
주인 얼굴에 화색이 비취는 듯한 ~
6월 하오가 지나면서 잠시 상념에 이르르신듯 합니다.
가야하는길..... 길은 가라고 있는 길이니 인생길이나 도로나, 골목길은
숨이 멎는동안에는 가야할 길 같습니다.
오라지 않아도요.....^^
700고지면 꽤 높은 고냉지이네요
이제는 연로하신 어르신들이 돌아가셨거나.....아니면 기력이 딸려서
아랫마을 요양원 가셨을수도....
그래도 감자꽃은 해맑게 피어납니다^^
감자농사가 잘되어져 보이네요.
저기 저 폐가가 내맘 같네요
여행중 폐가를 만나면 난 맘이 항상 울컥합니다
꼭 내모습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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