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애
이 봐
그대나 나나 얼굴 마담인데
노루꼬리 같은 봄 날
번갯불에 콩이나 볶아 봅시다
밀밭이 일렁이고 있어
염천 그 꼴 보지 말고
딱 지금이야.
연습
얘들아
해 떴다
빨리빨리
손 벌리고
동냥 해야지
봄 언덕
해맑게 웃어야 하는 슬픔
긴 기다림 짧은 이별
호객꾼
봄 그년이 보통내기기 아니야
반나절 품 값 애들을 불러다
시답잖은 길바닥에 앉혀 놓고
양지 그 애들이 생글생글 웃는데
얼굴 뜨거워 그냥 지날 수가 없잖아
사랑 받기 위해
짧은 목 길게 빼고
노랗게 웃어야 할 시간
겨울 서러움이 애닯게 피는 봄.
배꽃이 피면
겨울이 벗어 던진
밋밋한 가지에
창포에 머리 감고
참빗으로 곱게 빗은
열 여덟 누이가 앉았구나
송화가루 날리는 4월
일기장에 숨은 달덩이 누이는
해마다 옥양목으로 핀다.
민들레 엽서
아련한 봄 하늘에
영자 명순이가 불어 보낸
머나먼 그리움의 조각들
안녕
민들레 홀씨 되어 너의 가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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