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숙생
진달래 개나리 애틋이 웃어
그 봄날에 찾아간 내 안의 낯선 집
잠깐 머물렀다 갈 봄 여관에
나는 바람이 건네준 꽃잎 몇 장을 쥐어주고
달포 하숙생이 되었다
밤마다 찾아온 봄
꽃처럼 살자고 이르더니
녹음에게 홀려 야반도주를 했다
밀린 하숙비도 받지 않고.
선 보는 날
하늘 고운 날
연두색 저고리 분홍 치마
하얗게 분 바르고
지긋이 눈 감으면
하오의 봄이 스치고 간 거리마다
강물처럼 쏟아지는 비련(悲戀)
나는 그해 봄 선 자리에서
또 퇴짜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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