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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

봄 이야기 9

by *열무김치 2024. 4. 8.

 

 

꽃이 이르는 말


저것 봐
그해 봄 아리땁던 그니의 머리에
나비처럼 너울대던 화신(化身)이 타네
아롱아롱 비치다가 낙수 되어
새벽이슬로 맺히고 마는 스무살

사랑하지 마세요
뜨거운 입맞춤 한 번으로
툭 내던지고 마는 몰각(沒却) 의 나신
억겁의 세월을 거슬러
수 만 번 받아내야 할 화대(花代) 입니다.

 

 

 

꽃매


화사한 봄은 앉으라고 하고
매정한 삶은 뛰라고 하네
숟가락 젓가락 들고 놓다 가버린
고만 고만 한 날들이 부아를 지른 날
누룽지처럼 들러붙는 고약한 나를 팽개치고
꽃비 나리는 거리로 나서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지만
발바닥 각질처럼 고약한 심사
그 사랑 언제나 만날까
나무가 든 꽃매를 맞다가
나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
손등으로 훔친 눈물에 봄이 눌었다

꽃비 홀씨로 나리던 날
4월이 열어준 미닫이로
연두색 그리움이 쏟아져 들어오다.

 

 

 

 

아시나요


아시나요

10년 전에도
작년에도
곱게 화장을 한 그녀가
약속한 날 그 장소에서
우산도 없이
푸른비를 맞으며 기다렸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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