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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

나생이

by *열무김치 2023. 3. 6.

나생이

뜨락의 볕이 조곤조곤 지껄인다고
호미 들고 나간 아내
성급하게 마실을 나온 아이를  업고 왔네

나갈까 말까
햇살 미장원에서 머리를 볶고
올 터진 스타킹도 갈아 신고
파르스름한 블라우스를 걸치고 소풍 나온 날

아이고 이쁜 거
첫눈에 반한 호미가
끈질기게 달라붙다가
마침내 보쌈을 해 버렸다

걱정 마
호강 시켜 줄게
들기름 스킨에 된장 로션
깨소금 향수가 총출동이다

나생이가 차린 신혼 방에 구멍을 뚫고
킁킁
엉큼한 봄이 엿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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