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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동거

by *열무김치 2018. 5. 31.

 

 

같이 살아요~

 

어느덧 한 해의 허리로 오른다.

감꽃이 피었다.

달달한 감과는 달리 감꽃은 수수하기 그지없다.

아무도 봐주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과는 달리 감꽃 집에 한 철 나그네가 월세를 들었다.

감꽃에 숨어 꽃을 찾아오는 곤충들을 사냥하는 꽃게거미다.

 

이렇게 생겨도 꽃이오?

그럼, 호박꽃을 보라 구.

얼마나 당당한가.

 

감꽃과 친하기 위해 몸통은 감꽃 색을, 다리는 푸른 나뭇잎색으로 화장을 했다.

이만하면 됐소?

완벽하구만.

얘야, 나를 해코지 하는 녀석들을 혼을 내주렴.

 

 

 

 

나도 이 계절엔 한 인물 한다오.

풍만한 내 몸매를 보시오.

 

뽀얀 얼굴에 연지를 훔쳐 바른 앵두가 6월 마중을 나왔다.

속절없이 여름으로 내닫는다.

 

시끄럽고 어지러운 세상

한 치의 어그러짐도 없이 우리를 찾아와 미소짓다 가는 나무와 풀, 꽃 , 그리고 수많은 열매들

세상살이 내 재주와 능력을 믿고 살아간다지만 변덕을 부리지 않는 이들이 있어 우리의 삶에 윤기가 돌고 약속이 힘을 얻는다.

 

 

 

 

 

교과서 만드는 일을 하기 전, 미국 교과서와 일본 교과서에 심취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들이 어린 아이들이 보는 책에 실은 딸기나 사과 같은 과일 사진(그림?)은 지금도 그게 사진인지 그림인지 모른 체입니다.
정말 아이들에게는 그런 작품을 교과서에 실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사진들을 보며 그 교과서의 작품들이 떠올랐습니다.
더 이상 정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풍만한, 뽀얀, 한 치의 어그러짐도 없는"................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좀 더 자연적이고 현실적인 모습들을 보여주는 일은 교육의 큰 덕목이겠구나 하는 .

하도 아이들이 스마트폰만 들여다 본다고 하니까 스마트폰에도 꽃이나 곤충, 나무들을 주제로 한 게임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르게 됩니다.
감꽃을 오늘 두번째 봅니다.
저의 꼬마 감나무에도 저토록 작고 여린 꽃이 딱 하나 피었더군요.

어릴 땐 주운 감꽃들을 풀대에 꿰어서 목에 걸고 다니며
하나씩 빼먹곤 했습니다.
맛은 새콤 달착 떫었지요.

아, 감꽃에 솜털이 난 줄은 처음 알았습니다.
어쩌면 아가들 귓볼 같고요 ㅎ
미세하게 촬영을 하면 미처 우리들이 보지 못하는 세상이 숨어있습니다.
자연의 힘, 그리고 칼 같은 정교함, 한 치의 어그러짐도 없는 질저정연한 배치..

감꽃 목걸이에 감꽃 간식
모두 아련한 옛 이야기입니다.
감꽃이 필 시기인가 봅니다.
여름방학이면 어릴적 감나무 있는
시골 큰집에서 누이와 땡감주워서
울커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경상도 고향에 가면 유독 감나무가 많습니다.
요즘은 대봉이 많지만 보통 동그란 곶감용 감이지요.
감꽃이 피면 온 동네에 아주 묘한 냄새가 나곤했지요.
감꽃이 무더기로 쏟아진 골목에 줄달음을 치던 아이들은 이제 모두 할배가 되었네요.
그 마음으로 심은 감나무가 이제 거목으로 변해갑니다.
감꽃의 솜털까지 담아 내셨군요.
어제는 계절적으로 맞지 않아도 두메양귀비 작은 것들이 어찌나 솜털이 많던지 신기하다 할 정도 였습니다.
감꽃이야 어린시절 시골에서 자란 사람들은 참 친근 합니다.
저가 다닌 시골 학교는 한 학년에 2학급 뿐이였어도 교실이 모자라서 4학년까지는 오전 오후 반이 있었습니다.
오전반 아이들이 학교 가고 이내 따라 나서듯이 등교길에 나서면 아침에 주웠던 감꽃을 꿰어 목에 걸고 하나 하나 먹고 걸었습니다.

그 때는 먹을거리가 없어서 감꽃도, 등교 후에는 청미래 열매 (망개열매) 풋것을 따 씹다가 퉤퉤 뱉으면서도 다시 한 입 가득
따 씹기도 했습니다.
힘도 없을 것 같은 저 거미 보았습니다. 꽃게거미이군요.

가는 5월이 올 해는 너무 아쉬워서 잡고 싶었습니다.
6월이 왔으니 6월도 반기고 즐겨야 겠습니다.

몸색을 감잎색과 비슷하게 맞추면서 감꽃에 숨어사는 저녀석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의 과학이 말로 설명을 하기 힘들정도로 발전을 했지만 자연엔 여전히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부지기수입니다.

처가에 들렀더니 브로콜리수확이 한창이더군요.
아침엔 한기가 들 정도로 서늘해서 보일러를 틀어야 했습니다.
꽃게거미가 어디 있나 한참 봤습니다.
이것을 보호색이라고 하나요?
이런 거미 있다는 것...여기서 처음 봅니다. ㅎㅎ
제가 모르는 세계가 참 넓어요.

앵두도 엄청 부끄러운 얼굴빛처럼
뽀얀~ 아기 볼 만지는 것과 같을 것 같아요.
오늘도 순수라는 단어를 또 떠오르게 합니다.

홧팅하세요.
답글을 일주일만에 다네요.
이제 앵두는 농익은 모습이 되었습니다.
유월 옥수수가 개꼬리가 나오고 뽀시시한 수염이고개를 내미네요.
이미 시장엔 철이른 옥수수가 나왔지만 옥수수의 고장 평창. 홍천지역은 이제 아이의 키만큼 자랐습니다.
즐거운 휴일 보내세요.
전 감꽃을 처음 봅니다.
아마 높이 달려 있어서 기회가 없었는데
요즘은 나지막하게 가지가 늘어져 있더라구요.

수수 하면서도 이쁩니다.
대부분의 꽃들이 화려함으로 곤충을 유혹하는데 감꽃은 말씀대로 정말 수수합니다.
치장이 별로 없어서 심심하기까지 합니다.
굳이나 그럴 필요가 없었나 봅니다.

달달한 홍시나 곶감을 떠올리면 이미지가 영 어울리진 않지만...
감꽃도 참 예쁘네요.
앵두가 벌써 익어가고...
계절은 참 잘도 줄다름질 칩니다.

님의 예쁜싯귀에 마음이 쏠립니다.^^*
산개나리가 인사를 하는 걸 보니 여름입니다.
산길을 다니다보면 달력을 보지 않아도 계절이 어느정도에 이르렀는지 느끼게됩니다.
바쁘지요.
쟤들도 때를 놓치지 않고 제 할일 해야하니까 사실은 사람보다 더 바쁜 아이들입니다.
감꽃은 모두 노란색이라 믿고 있었습니다
분홍 감꽃 ? 왠지 낮설어 보여 글을 읽지 않고 사진만 봤을 때에는
이 꽃이 누군가? 했었네요.

과일전에는 살구가 첫 선을 보이더군요.
이제부터는 모든 결실이 이어질 때입니다.
오디도 지금 한창 이네요.
날마다 오디에 매달린 시간이 길어졌답니다.

바쁨 중에 또 하나의 일이 더 생겨서
정신없이 살게되는 요즘입니다.

그래도 살 맛나네요.
보내신 오디랑 몇 가지 말린나물 잘 받았습니다.
그바람에 작년에 담아두었던 오디주를 맛을 보았네요.
돌배, 꽃사과, 느릅나무, 질경이, 쇠비름 등등 이거저거 담그기는 하는데...
잘 먹게되진 않더라구요.
건강식을 먹는 것도 부지런함을 필요로 합니다.

요즘 오디수확으로 정신이 없으시겠네요.
감꽃을 오랜만에 봅니다.
도시에서는 좀체 구경하기 어렵지요.
아침인데도 벌써 푹푹 찌네요.
올여름은 얼마나 더울지 걱정스럽습니다.
오늘 아침엔 마치 가을날씨 같습니다.
고랭지역에 갔더니 반팔로 다니기가 거북스러울만큼 서늘하더군요.
하지만 해가 갈수록 더워지네요.
이제는 에어컨 없는 여름은 상상하기 힘들게 됐어요.
그래도 어머니는 찬 에어커바람보다는 부채를 더 좋아하십니다.

무료한 여름 날, 부채로 세월을 쫓고 게신게지요.
겨울과 첫봄 사이에서
봄인 듯 겨울인 듯 갈팡질팡 하던 때가 엊그제 같건만
왼갖 꽃을 피워대는 봄이 채 물러가기 전 성급한 여름은
우리 곁으로 ~~~ 시원한 그늘을 찾게합니다.

세상은,
유전 무죄
무전 유죄로 고개를 갸우뚱하게 합니다.
사람의 인격을 송두리 째 뒤엎는 가진 자들의 갑질에
할 말을 잊게 하지만 법은 참 관대하십니다.
정의가 실종 된 세상이라는 무대에서 연출자 전능자는
무어라 하실까요?

고운님!
개는 짖어도 기차는 달린다고...어느 분의 語 처럼
울 벗님들은 끼 모아 작품을 올리십니다.
잘 감상해보며 물러갑니다.
가내의 평화를 빕니다.

늘봉드림
찾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감꽃과 동거를 하는 거미도 있네요.
며칠전에 아버지 산소에 갔다가 감잎을 조금 따왔습니다.
막 감꽃이 피고 있어서 많이 따지는 못했습니다.
요즘 시골엔 감이 익어도 따먹는 사람들이 없더라고요.
어린시절에 감꽃이 떨어지면 실에 뀌ㅣ어서 팔찌도하고 목걸이도 해서 놀다가 나중에는 하나씩 빼먹곤 했었지요.
편안한 밤 되세요.
다 그렇지는 않지만 치악산 줄기엔 수확하지 않은 감들이 자주 보입니다.
선홍색 감위에 하얀눈이 쌓인모습은 아름답게보이지만 감나무에겐 큰 스트레스기 되겠다 싶습니다.
떠나보내야 할 아이들이 겨울까지 가지에 매달려 있는 것도 큰일이니까요.

감꽃 목걸이, 감 꽃 간식 이야기가 전국구네요.
우리 동네 감나무 어느새 꽃들이 다 떨어졌네요
그곳은 때가 이른가 봅니다.
여기는 아직도 피고있어요.
꽃잎이 진 뒤로 동그란 아기감이 빼꼼이 인사를 합니다.

흐린날이지만 좋은휴일 보내세요.
대단한 꽃뱀이네요..ㅎㅎㅎ
반갑습니다.
ㅎㅎ~
대단한 꽃뱀..
표현이 참 그럴싸 합니다.
하긴 맞는 표현이네요.
아름다운 색으로 상대방을 후리는..
어려서 감꽃을 먹어봤던 기억이 나요
감꽃 먹지요?
기억이 가물 가물해서요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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