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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단편

by *열무김치 2015. 10. 23.

 

반쯤 탄 연탄이 검붉은 빛으로 밭가에 널브러지고 이내 거의 다 닳아버린 연탄집게가  방망이질로 타 다남은 연탄을  두들겨댄다.

별스러울 것도 없는 풍경을 멀그러미 바라다보는 시선들이 또 하루가 이렇게 시작된다는 표정이다.

어제 먹다남은 새우젓에 물  한 컵 데우면 족할 아침상은  일그러진 창문으로 비집고 들어오는 아침햇살에 무표정하게 앉아있다.

낡은 비료푸대로  얼기설기 떠받쳐놓은 손바닥만 한 천막 사이로 매캐한 연기가 들어오자  영감은 덤덤하니 일어나 쪽문을 닫는다.

고등어를 굽는 비릿한 냄새가 들어오면 급할 것도 없다.

소금덩이나 진배없는 쩐 새우젓 냄새보다는 나으니까.

삐끔 이 문을 열고 고개만 젖혀도 쪽방 문으로 내다보는 심심한 시선들이 같은 방향이거나 반대방향으로 도리질을 몇 번 하고 나면 그만이다.

고등어 마리나 구워봐야 한 점 떼어 줄 사람도 변변치 않은터라 식은 밥 물에 말아서  훌훌거릴라치면 쩐 새우젓보다 냄새라도 풍기는 게 낫다.

속 붉은 김치나 도시락을 들고오는 펑퍼짐한 아줌마의 소프라노 소리는 그래도 살아야 한다는 오기를 불러내지만 이내 절간 같은 고요함으로 매몰된다.

가을이지만 달력속  비키니 아가씨는 종일 웃고 있다.

영감은 슬그머니 아가씨의 젖가슴을 손바닥으로 훑었다.

여인의 살 냄새를 맡은 게 언제였을까.

먼저 가버린 스무살 마누라의 속살은 너한테 비길게 아니지.

천 반지로 발라버린 어느 아가씨도 몇 년째 저러고 있다.

 

비.

후드득 거리며 지붕이자 천장인 위벽을 두드리는 빗소리가  되려 고요함을 불러낸다.

여기저기 담배연기가  추억처럼 배여 나오고 이내 낡은 카세트의 흘러간 노랫소리가 연기처럼 가라앉는다.

모처럼 괜찮은 밥상을 마주한 영감은 주머니에 꼬깃하게 박아 두었던 지폐 한 장을 꺼내 창문으로 내밀었다.

오토바이 소리가 빗속으로 뭉그러지자 소주병을 든 다른 영감이 눈꼬리를 위로 치켜뜬다.

좋지도 싫지도 않은 표정이다.

아껴가며 마시는 소주와 추적이는 빗물.

삶은 이렇게 비겁하고 누추하다고 지껄인다.

저 오래된 가을비와 얍삽한 소주병이 천연덕스럽게 손을 잡고 꽁초 담배까지 불러들인 저녁.

이야기는 싱겁고 내리는 결론은 덧없다.

 

그립다.

그저 그리울 뿐이다.

누군가 이 그리움에 덧칠을 해 주기를.

두고 가는 서너 평 벽속에 꿈틀거리는 지독한 그리움을 지워주기를.

 

 

 

 

 

왜 괜시리 눈물이 나는걸까요
이유는 모르겠어요
예전에 예순이라는 친구집의 궁벽한 초가집이 떠오르고
남매를 버리고 집 나간 엄마를 대신해 어린 나이에 미군부대 앞에서 종이꽃을 팔던 그녀였는데
갑자기 그 친구 얼굴이 오버랩되네요
저도 awl 님 답글 처럼 눈물이 나네요
시골 친구가 서울로 늦게 결혼해서 떠나서
세상에 연탄까스로 임신한 상태로 사고가 났다고 해서
얼마나 한동안 슬펐는지
다들 슬픈 추억들이 있나봅니다
누구나 말하지 못 할 사연들이 다 있네요.
동시대의 어린날의 추억은 가난과 춥고 배고픔의 연속이었지만 마음은 참 맑고 따스했다는 생각입니다.
풍성하고 여유로운데서 생겨나는 따스함과는 차이가 분명했지요.
연탄 꺼져서 정말 난감할때 많았어요
신혼때 서울에 올라와서 왜그리 연탄불은 잘 꺼진대요
저도 시골에서 나와 아주 오랜간 연탄을 때고 살았지요.
이맘 때 쯤이면 연탄을 광에 가득 쌓곤 했지요.
지금도 연탄으로 난방을 하거나 사무실에 난로용으로 사용하는 곳 많아요.
연탄불 안 꺼트리는것도 기슬이랍니다 .

이제 찬바람이 서서히 부는데 노년들의 겨울나기가 버거운 계절이 돌아 옵니다.
이렇게 누군가 그립고 외로울때
언제나 찾아가도 반갑게 맞아주는 친구 한명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인터넷 친구들도 같지 않을까요.
좀 어울리지 않을지 모르겠습니다.
시골의 그 기관에서 멀리 떨어진 도시로 장기출장을 나가 있었더니
그 기관의 여직원이 공연히 찾아와 사람을 난처하게 했습니다.
그래도 중국집을 찾아가 저녁을 사주고 보냈는데,
그 겨울 남동생의 자췻방을 찾아가 연탄을 새로 피우고 잠들었던 모양인데
며칠 후 죽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수십 년 전 그 아가씨가 일이 년에 한번씩은 꼭 생각납니다.
저는 괜히 미안해 합니다.
전에 말씀을 들은 것 같습니다.
두고 두고 생각이 나실법 합니다.
사람의 목숨이 분명 질기지만 스러질때는 덧 없기도 합니다.
글을 많이 써본 문장 같네요.
시월의 마지막날도 며칠 안남았네요. 뿌듯한 시간 보내시길...
감사 합니다.
시사성 있는 글들을 잘 보고 있습니다.
예전에 한국의 밥상에서 태백인가 하는 곳에서
광부들이 연탄불에 고기를 구워서 먹는 장면이 생각이 나네요.
예전에 연탄 때던 생각도 나고요.
편안한 밤 되세요.
연탄불에 구어먹는 생선이나 고기가 제구실을 하는 계절이 오는군요.
겨울이 너무 깁니다.
흐름이 좋습니다
아래로 계속 써 내려가리라 봅니다
나이를 먹어도 남자들은 달력보고도 감정을 느끼고 살아있어요 ㅎ
좋은 작품이 되리라 믿습니다 ^^
감사 합니다.
긍정적인 격려에 용기가 납니다.
우리사회 도처에는 이런 분들이 매우 많지요.
생계 대책은 물론이고 고독사하는 노인들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한데
정치권이라는 이들은 모두들 뒷짐만 지고 잇습니다.

'천반지'라는 말은 무슨 뜻입니까?
사전에 찾아봐도 없는 단어라서....

언제나 그늘은 있기 마련이고 사회적 약자들은 고난을 숙명으로 압니다.
가끔 봉사활동을 나가며 느끼는 감정이었습니다. [비밀댓글]
천반지는 강원도에서 쓰는 방 천정에 바르는 종이를 말합니다.
일부지방에서 쓰는 사투리라 낯설게 느껴지겟네요.
아, 그렇군요.

그런데... 선생님, 궁금한 게 있습니다.
제목 아래 작은 동영상 아이콘, 저거 어떻게 만드는 겁니까?
'동영상 올리기'에서 '검색해서 걸기' 클릭하면
커다란 화면이 등록되든데요... 비법 전수 부탁드립니다. [비밀댓글]
오늘은 비가 내려서 비를 핑계로 사무실에 앉아 있습니다.
비가 좀 많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하도 말라서 겁이 날 지경이예요.

저도 음악파일을 올리려 여러 방법을 쓰기도 했지만 저작권 문제로 음악을 올리기도 쉽지 않습니다.
어도비 플래쉬에서 mp3 를 변환해 주는 swf라는 앱이 있는데요.
그걸 사용하자니 걸리는게 너무 많고해서 한때는 걸리는게 비교적 적은 외국사이트에서 제공하는 divshare 라는 어플을 사용해서 음악을 올렸는데 어느날 유료화 시키더니 모두 막아버리더군요.
daum에서 제공하는 음악은 구매를 한다고 해도 블로그 글에 올릴 수도 없고 에전에 구매한 것만 가능해서 사용에 한계가 있네요.

해서 유투브에 있는 음악을 검색하여 배경음악을 가끔씩 넣는데 그것도 여차하면 공유가 되지않아 원한다고 다 되는게 아닙니다.
작게 만드는 방법은 간단 합니다.
글쓰기에 보면 오른쪽 상단부에 MTML (이미지 삽입 언어) 이라는 문구가 보일겁니다.
원하는 유투브 동영상을 오른쪽 우클릭하여 소스코드 복사를 한 뒤 쓰신 글의 MTML 란의 박스를 체크하면 쓰신글의 편집창이 나타 납니다.
복사한것을 붙여넣으면 동영상 사이즈가 나타 나는데요.
가로 900이나 세로 300 등의 사이즈 크기가 나타나면 커서를 움직여 숫자를 줄여 보세요.
제가 올린것은 가로 100 세로 90정도입니다.
더 줄여도 됩니다.
그런다음 MTML의 체크 부분을 해제하면 원하는 동영상 사이즈가 나타 납니다.
그나마 유투브 영상이 걸리는 부분이 적어서 하기는 합니다만 마땅친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많은 음악파일들을 올리던데 잘 못 걸려서 소송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어서 망설여지는 부분입니다.
블로그에서 취미활동을 하다가 수천만원의 손배배상을 당한다면 그것 참 낭패가 아니겠습니까. [비밀댓글]
알겠습니다. 시키신 대로 해보니 되는군요.
시도하면 안될 것 같습니다.
위험부담이 너무 큽니다. ㅎㅎ [비밀댓글]
그립다
그저 그리울 뿐이다
누군가 이 그리움에 덧칠을 해주시기를 ... ?

아직 움직이고 건강할때 부지런히 내가 나에게 덧칠하며 살고있는 그리움 가득한 제 인생의 몫에
제 자신을 자랑하고 싶으며 박수를 보내고 싶어집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 처지가 분명 올거라는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이지요
언제쯤 사회가 부유해질런지 ...?

글을 매우 잘 쓰는 열무김치님
작가님 맞으시지요 ?
하하..
작가는요.
근처에도 가지 못합니다.

참 부유해 졌는데 실제 그늘에서 사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복지문제가 사회적인 저항에 부딯치는 경우가 왕왕 있지만 중단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요.
아마 앞으로도 이 문제는 많은 갈등을 부를 것 같습니다.
제살림을 시작하고 이맘때쯤이면 연탄500장 들이고 김장,쌀 두어가마에 마늘 댓접 집뒷켠 굴뚝옆에 걸어놓으면
부자가 된듯했었습니다.. 오늘오후에도 어느분하고 통화를하며 그런이야기를 했습니다..우린 참 좋은시절을 살고있다고...

20여년전 작고하신 시모님께서 구남매 자손증 처음으로 아파트에 살게된 저희집에 오셔선..
`` 니들은 좋겠다..돌아서면 주방이고 돌아서면 식탁이고,그옆에 변소까지 붙어있으니..니들은 좋겠다``
난 이리좋은세상 못살아보고 늙었다``라고 하시던 생각이 납니다..

정말 요즘은 편합니다..보일러 온도올리면 난방에 온수까지..
쌀도 마트에서 소포장으로 사다먹으니 쌀통도 필요 없습니다..
요즘 신세대들 김장은 물론 안합니다..뭐 어디 그뿐이겠습니까? 편할대로 편한 세상에 살고있으면서도 신세대들..
아니 저희 딸들도 힘들다고하니 얼마나 더~ 편해야 하는지...ㅜㅜ

요즘은 보기드믄 연탄재.....
밤잠 못자고 연탄재 갈던 그시절이 그리운건 지난세월이기 때문이겠죠?
세월이 변했으니 어쩐답니까.
지금 세대들이 어렵다는 말을 밥먹 듯 하지만 막상 닥치면 또 해 낼 것입니다.
물질문명이 이만큼 발전 했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요.

한때 연탄이 찬밥취급을 받더니 요즘은 인기가 많습니다.
난로용으로 난방용으로 전보다는 사용량이 늘었습니다.
말씀처럼 연탄 몇 백장 들이고 쌀 두 어가마 들여 놓으면 마음이 풍족했던 시절이 있었지요.
우리세대들은 지금도 그 마음이 변치 않았다고 봅니다.
10월에 연락을 드린다고 하구선 뭐가 그리바쁜지...10월 마지막주인데도 연락 못드려
죄송합니다..10월이 좋은계절이라 그런가 모든행사에..막내딸 이사까지 하는바람에..
게다가 제 병원 출입이 잦았습니다..이번주까지도 바쁠것같고..조만간 연락 드리겠습니다.. [비밀댓글]
아무래도 시월은 이런저런 행사와 결혼식 등 분주하기 마련입니다.
당장 저부터도 그렇습니다.
다른건 모르겠는데 병원 출입이 잦으셨다니 마음에 걸리는군요.
건강이 우선이고 최고 입니다.
시간이 나서 마음 편하실때 하시면 됩니다.
연락 주셔서 감사 합니다. [비밀댓글]
연탄깨스로 죽을뻔 했던때도 있었고
이맘때면 연탄 몇백장 과 김장 해넣으면 겨울걱정끝이였던게 생각나네요.
신혼때는 왜 그리 연탄이 잘 도 꺼진던지....
연탄세대가 6080세대가 아닐까요.
찬밥취급을 받던 연탄이 요즘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하는군요.
어르신들의 겨울나기가 버거운 계절이 옵니다.
연탄이 효자 노릇을 하길요.
이것도 환경의 차이인지 . . .
전 요즘 갑자기 서로 이웃 신청이 무지하게 들어오는데
막상 블로그 가보면 맨 핏덩어리에 게임얘기 뿐입니다.
저랑 대화고 공감이고 아무 것도 될 게 없지요.
이렇게 같은 시대를 살아본, 공감할 그 무엇이 있는 이웃들이 부럽습니다.
다음도 그런게 많습니다.
친구신청 들어와 찾아가 보면 공고지기니 무슨 인터넷 물건 파는데..
순수 블로그들이 자꾸 줍니다.
하긴 블로그 해서 빵이나 밥이 나오지 않으니...
요즘도 연탄 한장이 아까워 잘 못떼시고 겨울 지내는 분들 많으시겠죠?? 맘이 아픕니다.ㅠ
주변을 찬찬히 보면 어렵지 않게 봅니다.
복지의 사각이라는 신조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려운 사람들이 늘어만 갑니다.
앗 !! 지난 날 배불리 먹지 못하고 군불을 따뜻하게 때지 못하게 살던 시절의 단상이 떠오름니다.
그때가 좋았지라고 추억을 하지만 당시의 궁핍한 삶은 팍팍하였죠.
복지와 풍요속의 오늘의 삶을 다시 한번 감사하게 되돌아 보게 하는 글입니다.
현대인들은 잘 사는 사람과 아주 못 사는 사람으로 구분이 지어진다고 합니다.
그 정도는 점점 심해져서 이제는 90:10 이라는 신조어도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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