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서서히 깊어간다.
아직 낮 햇살은 따갑지만 아침 저녁으로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서늘함은 뜨거웠던 여름날의 생을 마무리 하라고 낮게 속삭인다.
누군들 꽃같은 날이 없었으랴.
알 듯 모를 듯 그 빛나던 날들이 바람처럼 가버린 뒤 비로서 자신의 그림자 앞에 마주선다.
가을꽃앞에 서면, 꽃이 내가 아니듯 내가 꽃이 아님을 본다.
그래도 중얼 거린다.
꽃처럼 살자.
내 살가운 사람들을 위해 꽃처럼 살자.
푸른 하늘을 이고 하늘거리는 꽃처럼 살자.
돌아서면 생활이 나를 속일지라도 잠깐이라도 꽃처럼 살아 보겠다고 스스로에게 이르자.
*원주 만종역
작은 간이역엔 조촐한 음악회가 열리고 한지로 만든 인형들이 가을노래를 부른다.
기차가 서지않는 간이역 대합실엔 어디론가 떠나는 사람대신 촉촉한 가을시가 걸리고 한지로 만든 등과 예쁜 소품들이 다소곳하게 앉아서 가을 을 찾아 올 사람들을 기다린다.
팍팍한 삶속에 가을은 역시 아름다운 계절이다.
파란 하늘과 하늘거리는 코스모스를 배경으로 작은 음악회가 열린다.
한 무명 가수가 가을노래를 부르고 있다.
가을
조병화
가을은 하늘에 우물을 판다.
파란 물로
그리운 사람의 눈을 적시기 위하여
깊고 깊은 하늘의 우물
그곳에
어린시절의 고향이 돈다.
그립다는거, 그건 차라리
절실한 생존 같은거
가을은 구름밭에 파란 우물을 판다
그리운 얼굴을 비치기 위하여
이곳은 이상기온인지 여름에도 어찌나 서늘한지
지금은 춥기까지해서 두꺼운 자켓을 입고 다닙니다
늘 열무김치님 글은 읽고 있었습니다
문단에 계셔야 할 분이 재야에 계신듯.....
고운 가을날 되십시오
아름답다라는 말로 밖에 표현할 수 없음이 아쉽습니다.
코스모스 때문인지, 가을이 왔기 때문인지......
"꽃처럼 살자"
꽃처럼 살 수 있는 사람들에게, "꽃처럼 살자"고 생각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집니다.
주제넘은 생각이겠지요? 아직은 꽃처럼 살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도, "꽃처럼 살자"는 시를 쓰는 사람들은
이미 꽃처럼 살 수 있는 날들을 날려보낸 뒤에 그 시를 쓰는 것이 아닐까, 자꾸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 ★ 미다스 kan7ry
- 2014.09.17 20:47 신고
- 수정/삭제 답글
9월 17일부터 방송대 tv에서 명화가 상영됩니다. 4부작에서 9부작까지. 유명한 것들이 많네요..
4개 채널이 방송을 하니까,,해당 되시면, 보시면 되실것 같습니다. 밤과 일요일에 재방되니.. 참고 하시면 어떨까 합니다.
흥에 넘치는 풍경을 감상하다보니
정말 가을 戀歌입니다, 선생님!
전 뭐 하느라 가을 사진 하나 못담고 살아가는지
한심한 생각이 드는군요, 선생님!
가을 향기 가득 담긴 영상 즐감하여 봅니다, 선생님!
그동안 안녕 하셨지요
바쁘다는 핑계로 늘 자주 찾아 뵙지 못해
미안함 한가득 입니다
그래도 잊지 않고 귀한 정성 내려 주심에 깊은 감사드리며
빛 고운 계절 언제나 즐겁고 행복 하시기를 바라며
오랜만에 안부 놓습니다,선생님1
쾌청하고 선명할까요..ㅎ
잠시지만 기분 전환이 되는듯 합니다!!
고운날 되시어요!!!
너무 아름답습니다.
코스모스 음악회 잘 보고 갑니다.
열무김치님 블로그를 보면 강원도는 이곳보다 가을이 좀 더 빨리 오는거 같아요.
하늘도 너무 아름답습니다..
꽃처럼 살고 하늘의 구름처럼 사십시오
오고가는 길에 아름다운 자연이 펼쳐져 있나봅니다
내 소유는 아니지만 사시장철 볼 수 있는 자연은 내 소유일 수도 있습니다
땅 소유자라고 가질 수는 없고 우리와 같이눈으로 즐길 수는 있으니 똑같지 않은 생각을 해봅니다 ㅎㅎ
너무 아름다운 말이네요..
저도 저의 좋은 사람들을 위해 항상 꽃처럼 살 수 있도록 노력해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늘이 그려놓은듯이 아름답습니다. '자연은 한번도 예술을 동경한적이 없다' 라는 말이 실감나는 풍경입니다.^^
가을의 시선이 사유의 깊이를 더하게 하는 계절...
이아침에 조병화님의 시를 읽습니다
가슴이 아려오니 어쩐 일인가 싶습니다.
희노애락이 섞인 글을 읽으면서 열무김치님이 남성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어요.
제가 좋아하는 글들이 이렇게 많은데
그동안 무심했음이 미안해집니다.
가을은 운치있게 보내기 위해 노력합니다.
가슴이 먼저 가을의 손을 잡은 터에
그 멋을 즐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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