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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별들의 고향 ..경아 우리곁을 떠나다.

by *열무김치 2013. 9. 27.

 

 

 

 

 

가을 속으로 떠난 소설가 최인호 씨의 타계 소식에 가슴 한편이 시려온다.

그가 암투병을 하고 있는건 알았지만 아직 활동을 할만한 나이임에도 너무 일찍 우리 곁을 떠났다.

성장 과도기를 거쳤던 7~90년대의 아이콘들이 몇가지 있다면  최인호 씨가 그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나와는 나이차가 꽤 나지만 그의 작품속에서 이질감을 느끼지 못하는 걸 보면 동시대를 살았던 사람으로서의 이심전심은 어쩔 수 없는 듯하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그리 호의적인지 못한 조선일보에 한때 그의 대표적인 소설  별들의 고향이 상당기간 연재 되었었다.

특별한 볼거리가 많지 않았던 당시 그의 소설은 많은 인기를 끌었다.

나 역시 신문을 볼 때마다 빼놓지 않고 읽었으니까.

 

10,26 사태가 나고 우리 부대는 양평에서 서울로 갑자기 올라가게 되었는데 처음 자리를 잡은 곳은 엉뚱하게도 육군사관학교가 있는 태능 근방이었다.

낮에는 착검을 하고 시가를 누비며 폭동 진압훈련을 했는데 이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다.

11월의 날씨는 아침저녁으로 우리들을 춥고 힘들게 했지만 한낮에는 비교적 따스했다.

총을 메고 거리를 나서면  만추의 낙엽과 거리를 거니는 아름다운 연인들을 보면서 지금 국가적 비상사태가 맞을까 하는 생각을 여러 번 하곤 했다.

잠시 쉬는 시간이면 길거리에 앉아 붉게 타들어 가는 단풍과 지나는 행인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고향생각을 했다.

늦가을의 거리풍경은 잠시 우리들이 군인이라는 생각을 잊게 만들었다.

11월 하순 우리 부대는 그곳을 떠나 문무대로 자리를 옮겼는데 그곳에 가서도 진압 훈련은 계속되었다.

그 무렵 모 단체들이 위문을 자주 왔다.

 이름도 낯 선 여성단체들이 떡과 과일을 준비해 와서 나누어 주곤 했는데 우리들은 아이들처럼 좋다고 그 걸 받아먹었다.

어머니 같은 분들은 음식을 나누어 주면서 다정하게 등을 어루만져 주시곤 했다.

어느 날 저녁 부대원들을 모아놓고 영화상영이 있었는데 그날따라 찬바람이 몹시 불었다.

모두들 귀찮은 표정이었지만 찬 연병장 바닥에 일렬로 모여 앉았다.

오래된 필름이라 그런지 화면에 비가 좍좍 내렸다.

별들의 고향.

액션영화를 기대했던 우리들은 여기저기 볼멘소리가 나왔지만 영화가 전개되면서 영화에 몰입되어 갔다.

찬바람에 나뭇잎이 날리고 여기저기 뿌연 먼지가 날렸지만 모두들 숨죽이고 영화를 보았다.

최인호의 별들의 고향을 그곳에서 만났다.

그 이후로 몇 번 영화를 보았는데 겨울여자, 영자의 전성시대, 나바론 요새등 당시 인기를 끌었던 영화였다.

성우 고은정 씨의 애틋한 음성, 경아역을 맡았던 배우 안인숙 씨의 청순미가 지금도 기억에 뚜렷이 남아있다..

 

 

 

줄거리

첫사랑에 실패한 경아(안인숙)는 티 없이 맑고 청순한 성격으로 실연을 이겨내고 중년의 이 안준(윤일봉)의 후처로 들어간다. 그러나 임신한 사실이 탄로 나 그에게 버림받고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서 동혁(백일섭)이라는 남자를 만나 호스티스로 전락한다.
자상하고 따뜻한 화가 문오(신성일)를 만나 동거 생활을 시작하지만 문 오는 알코올 중독에 자학증세를 보이다가 잠든 경아를 남겨두고 떠난다. 여러 남자들을 거치는 동안 배신감과 냉혹한 사회를 견디다 못해 알코올 중독자가 된 경아는 일 년 후 눈 내리는 밤거리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최인호 씨의 많은 작품 중에 대중들에게 가장 크게 알려진 작품이다.

1963년 단편"벽구멍으로"가 한국일보 신춘문예 가작으로 입선되어 문학계에 등단한 그는 1973년 조선일보에 별들의 고향이 연재가 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는데 그가 고등학교 2학년 때 문학에 등단한 걸로 보아 비교적 젊은 나이에 소설가의 길로 들어섰다고 보인다.

통기타와 청바지로 대변되던 70년대의 젊은 기수를 자처했던 그는 별들의 고향이 단행본 출간 후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성공을 거두면서 대중적 작가로서의 위치에 서게 된다.

소설 속 주인공 오경아의 삶을 통해 가난의 시대에서 한창 성장기로 발돋움하며 겪었던 사회의 어두운 단면과 시대적인 아픔을 그린 이 소설은 영화로 제작이 되면서 큰 인기를 끌기도 했지만 연이어 발표된 대중적 소설에 상업주의적이며 퇴폐적인 작가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이후 80년대"불새" "위대한 유산"을 발표하면서 작가로서의 위치를 곤고하게 다진 그는 가톨릭 신자가 되면서 또 다른 문학의 길을 걷게 되는데 "잃어버린 왕국" "저 혼자 깊어가는 강" 등의 작품이 이 무렵 발표된다.

90년대에 발표한 "상도"는 몇백만 부나 팔려 나가는 인기를 끌었는데 내 책꽂이에도 그때 구입한 책이 남아있다.

그의 작품 활동은 침샘 부근에 암이 발견되면서 작가생활에 중대 고비를 맞게 된다.

병마와 싸우면서도 작품에 대한 그의 열정은 대단했다고 한다.

그의 유작으로 남은 "꽃잎이 떨어져도 꽃은 지지 않는다"의 작품처럼 그의 소설을 향한 사랑이 저 별들의 고향에 가서도 영원하기를 빌어본다.

소설 속 주인공 경아처럼 한 시대를 풍미했던 작가의 명복을 빈다.

 

 

 

경아의 유명한 대사, “아름다운 꿈이에요. 내 몸을 스쳐간 모든 사람들이 차라리 사랑스러워요. 그들이 한때는 사랑하고, 한때는 슬퍼하던 그림자가 내 살 어디엔가 박혀있어요."
지금 들으면 다소 이질감이 없지 않으나 영화 속 주인공이 읊조린 이 말은  당시 변해가는  시대상을 단적으로 드러낸 대사이기도 하다.

 

 

 

 

 

 

선생님!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우리문학의 큰별이 지셨으니~~~

별들의 고향은
그야말로 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지요
고인이 되신 최인호 선생님의 영전에
깊은 애도를 바칩니다

선생님!
구월도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잠시 들려서 안부 놓고 갑니다
깊어 가는 구월의 마지막 주말
즐겁고 행복한 시간으로 가득 하시기 바랍니다
그러고 보니 참 오래전의 이야기입니다.
아직 활동을 해야 할 나이인데 사람 각자의 운명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하지만 그분의 작품이 남아 있으니 아마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겁니다.
최인호씨가 투명중인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빨리 갈 줄은 몰랐읍니다.

얼마전까지 서울 주보에(카도릭) 글을 썼는데,
저는 오늘 아침 뉴스를 보고 너무 놀랐읍니다.
하느님 옆에 가서 아픈것 잊고 편히 쉴것입니다.

윤선생님은 기억력이 좋으시네요.
저는 제목만 생각이 나고 내용은 하나도 모르겠읍니다.
역시 글 쓰는 사람은 다르시네요.
저도 서울 주보에 글 쓰신거 보았습니다.
별들의 고향은 아주 오래전에 읽었고 영화도 보아서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일부 참고도 했습니다.

작가가 살아 있을때보다 세상을 뜬 뒤 그사람의 작품이 제대로 평가를 받는것 같습니다.
'별들의 고향'이 뜨고 나서 역시 신문소설 "내 마음의 풍차"를 찾아서 읽던 기억이 납니다.

이곳 시골도 70대 농부들이 허다한데 . . . 인물은 일찍 죽나요?

가고 오는 것이 늘 뜻밖입니다.
저도 같은 생각을 했지요.
가고 오는것이 뜻밖인것은 이분만은 아니지요.
이제 그분의 글이 남는군요.
별들의고향.. 한참 보다 갑니다
나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이장희님의 노래가 정말 감미롭네요
가을비 내리는 날 멋지게 어울려요
저도 오랜만에 다시 보았습니다.
대사나 몸짓이 지금보면 닭살이 돋는것도 있지만 그전의 영화는 참 순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람은 갔지만 그의 흔적은 남는군요.
최인호씨의 별세소식을 뉴스에서 들었어요.
재능있는 이들은 왜 그리 빨리 떠나는지요...

그의 에세이<인여>이라는 책을 읽고
그의 문학세계가 다시금 다가오더군요...
소문으로만 들었을뿐 그 이전의 작품은
눈길이 가지 않았거든요....
한 시대를 풍미하던 그의 작품들을 다시금
볼 수 있게 된것은 다행스런 일이거 같아요..
아마 별들의 고향이 최인호씨의 전과 후를 나눌만한 경계선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때 상업적 작가라는 말을 많이 들었지요.
모든게 과도기가 있는것 같습니다.
이제 사람은 떠났지만 그의 작품이 제대로 평가받는 때가 되었네요.
저도~~ 인터넷에서
그 소식을 들었습니다
참안타깝더라고요!!!
저도 이 영화는 보았는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병마와 싸운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요.
그의 문학적인 열정에 경의를 표합니다.
최인호 작가의 명복을 빕니다. 영면하소서.

별들의 고향, 저도 몇번 본 영화여서 지금도 안인숙 ㅡ성우 더빙 목소리지만ㅡ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도는 것 같습니다.

최인호 작가는 청년시대를 대변하는 멋진 분이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그 분은 가셨지만 작가님이 남긴 명작들은 우리들 가슴에서 지워지지 않고 오래기억이 될 것입니다.
비슷한 세대시니 느끼는 바는 이하동문입니다.
통기타에 나팔바지 ,장발, 대학가요제...
한 시대의 아이콘이었지만 그때는 주제가 분명했다는 생각입니다.
이런세대들의 주축들이 서서히 세월의 뒤안길로 숨는군요.
이 영화는 안 봤네요.
그렇지만 최인호씨의 글은 참 맛깔나는 글이 었죠.
특히 소박한 일상을 주제로 한 샘터의 가족인가 하는 글은 인기가 많아 저도 자주 찾아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저도 군복무시절 보았습니다.
가족이라는 글도 오랜간 보았지요.
아직 작품 활동을 할만한 나이인데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났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며칠전 그분이 쓰신 "인생"이란 책을 사서 읽게 되었는데
그 책을 통해 제가 큰 위로를 받았답니다.
너무 빨리 가신거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문학계의 지평이 되셨던 최인호 선생님의 타계 소식에
가슴이 텅 빈 느낌이었습니다.
가을에 떠나신 분이라 더욱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만 같습니다.
지난날 돌려보는 별들의 고향은 이제 그 분을 추억하는
한 편의 명작으로 남겠지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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