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피곤하여 라디오를 틀었다.
고물 카세트는 작동이 됐다 안됐다...
포물선을 그리는 도로를 접어 들었는데 앗~!!
갑자기 트럭 한대가 마주오는게 아닌가.
아니..저게 ...
거의 정면충돌로 가는순간 가까스로 트럭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핸들을 급하게 트느라 짐이 실린 내 화물차는 중심을 잃고 가드레일을 부수고 갓길 구석에 쳐박혔다.
머리가 멍멍했다.
정신을 차리고 뒤를 돌아 보았다.
마침 내 뒤를 따라오는 차가 가까이 없었기에 내가 피한뒤 다른 사고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마주오던 화물차는 디른차와 접촉사고를 내고 도로를 가로질러 미끄러져 있었고 차량 수십대가 뒤에 서 있었다.
4차선 도로에서 남의 차선으로 역주행을 한것이다.
화물차로 다가갔다.
나이가 제법 든 남자가 운전대를 붙들고 내려오지 않고 있었다.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고 난리가 났지만 그 남자는 고개를 운전대에 숙이고 차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내가 문을 두드렸다.
한참을 두드리자 그 남자가 고개를 들었는데 얼굴은 온통 눈물 범벅이었다.
?............
그 상태로 있을 수 없어 남자를 강제로 내리게하고 트럭을 갓길로 밀었다.
차량들이 너무많이 밀려 있었기때문에 한참동안이나 차들이 빠져 나갔다.
"아저씨 왜 그러셨어요? 반대편 차선인거 모르셨습니까?
아저씨 때문에 죽을뻔 했다니까요."
그 남자는 말이 없었다.
그리고 계속 울기만했다.
이런...
.....................
구석에 쳐박힌 차를 빼냈다.
다행이 범퍼기 좀 나갔을뿐 크게 망가진데는 없었다.
경찰에 신고를 해야하나...
갓길에 세워진 그 남자의 차량번호를 적었지만 얼른 손이가지 않았다.
그 남자의 가족인듯한 사람들이 달려왔다.
그리곤 통 사정을 했다.
망가진걸 고쳐 주겠다며 더이상 일을 확대하지 말라고.
참으로 기가 막혔다.
대형 사고로 연결될뻔 했는데 일을 확대하지 말란다.
가만보니 제정신이 아니었다.
무슨 특별한 사연이라도 있는것같아 차량 수리를 하기로 하고 돌아왔지만 그 아찔한 순간을 생각하니 부아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
사람이 이래서 순간에 죽는구나.
역주행..
얼마전 방송에서 그 사건을 접하고 가슴이 서늘했다.
죽으려면 혼자나 죽을 일이지.. 논두렁 호박 같은 놈..
내 명이 긴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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