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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소비자는 왕

by *열무김치 2009. 2. 1.

소비자는 왕
조회(267)
| 2007/07/26 (목) 20:38
추천(2) | 스크랩
출근 하기가 바쁘게 전화가 걸려왔다.
"큰일 났는데요. 빨리 와 보세요."
또 무슨 일 이람?
신경질에 가까운 전화를 받고 허겁지겁 거래처로 달려갔다.
"유통기한을 잘 보셔야지요. 소비자가 유통기한 넘은걸 마시고 병원에 갔답니다.매장 이미지가 말이 아니예요. 난리를 쳐서 입장 곤란하게 됐는데 이거 어떻게 수습 합니까?"
........................
아니 그럴리가 있나.
어제도 확인을 하고 갔는데...
부랴부랴 매장 팀장과 함께 소비자가 살고있는 아파트로 달려 갔다.
가면서도 매장 직원은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아파트에 도착하여 몇번인가 초인종을 눌렀지만 반응이 없었다.
어쩌나..........
밖에는 부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얼마를 기다려 다시 초인종을 누르자 그제서야 문이 열렸다.
매장 팀장은 무슨 죽을죄 를 지은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 정말 이따위로 하실거예요?"
"죄송 합니다. 이런 일이 없도록 신경 쓰겠습니다."
매장 팀장은 연신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거듭 했다.
하지만 얘기는 그리 간단하게 끝나지 않았다.
그동안 그 매장에 불만이 많았던지,직원들의 근무 태도와 소비자를 대하는 자세가 너무나 마음에 들지 않아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노라고 마치 봇물이 터지듯 불만이 쏟아졌다.
......................
난 내가 팔고있는 제품에 문제가 있어서 그걸 마신 아이들이 병원에 갔다는 말 때문에 무척 긴장하고 있었던터라 어떤 말로 사과를 드려야 되나 고민을 하고 갔는데 정작 상황은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너무 긴 시간동안 고개를 숙이고 질책을 받는것같아 내가 거들었다.
"유통기한을 넘긴 제품을 팔아서 너무 죄송 합니다.나름대로 관리를 잘 하고는 있는데 제 실수로 미처 걸러내지 못한것 같습니다.용서 하시고 다른 제품으로 교환 해 드리고 병원에 갔다니 도의적인 책임을 지겠습니다."
.........?
"아니 어떻게 책임을 지신다는거예요?"
"네?"
" 구멍가게도 아니고 그렇게 큰 매장에서 그런 제품을 판다는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요?"
" 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죄송하게 됐습니다."
이번에는 내가 고개를 숙이고 거듭 사과를 드렸다.
하지만  그 젊은 여자는 더이상 묵과할수 없다며 아까보다 더 큰소리로 신경질을 내기 시작했다.
그런 제품을 판다는건 소비자 우롱 행위다,어떻게 유통기한을 넘긴 제품을 버젓이 파느냐, 가만 둘수없다 .....
난 더이상 할 말이 없었다.
구구 절절이 다 옳은 말인데 무슨 토 를 다나.
하지만 좀 너무하다 시피한 질타에 나도 모르게 불쑥 엉뚱한 얘기가 나오고 말았다.
" 신이 아닌 도박에야 이런 실수도 있을수 있으니 이제 화 푸시고 그만 끝내시는게 좋겠습니다."
"아니 뭐예요? 뭘 끝낸다는 거예요? 우리 아저씨가 당장에 고발 한다는걸 제가 말려서 일이 더 커지지 않았는데 사과하는 태도가 그래요?"
" 아니 그러면 어떻게 하면 좋은지 말씀 해 보십시요."
그 젊은 여자는 마시다 만 주스병을 가지고 나왔다.
그리곤 또 장황한 당시의 상황을 얘기했다.
하지만 주스병에 들어있는 주스는 병 뚜껑만 개봉 되었을뿐 거의 그대로 있었다.
날짜를 보니 꽤 여러날이 지나 있었다.
..............................
" 아마 미처 보지못한 제품이 중간에 섞여 있었던것 같습니다. 함께 있었던 다른건 아직도 기간이 많이 남았거든요."
"아니, 그러면 내가 하필 그 많은것 중 에 이걸 골랐단 말예요?아니 이양반이 누굴 약 올리나.
그걸 말 이라고 해요?"
좀 수그러 드나 싶었던 대화는 다시 험악해 졌다.
매장 팀장은 내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안좋은 제품을 팔았으면 진열된 제품 모두를 철수 시키고 다시는 안팔겠다고 사과를 해야지 그걸 변명이라고 하는거예요?  사과하러 온거 맞아요?"
"진열된 제품이 다 그렇다면 그건 저희들 직무 유기죠.실수로 못 걸러 냈으니 사실을 말씀 드리는 겁니다.아주머니가 너무 격앙되어 계신것 같아서 있는 그대로 말씀 드리는거예요."
*********************************************************************************
 
얼굴이 벌개 가지고 밖으로 나왔다.
매장 팀장은 담배를 연실 피워댔다.
"아니. 왜 쓸데없는 얘기를 하세요? 가만이나 있던가."
...........
목이 마른 난 가지고 나온 주스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사과를 거듭 한끝에 마무리를 하고 나왔지만 억울 하다는 생각이 목젖까지 올라왔다.
그걸 마시고 아이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그 말이 너무 협박으로 들렸다.나중에 그 아주머니께 드릴 주스를 약속해 주고 매장으로 돌아왔다.
아뿔사!~
비...비가 왔지.
화물차에 돌아 왔을때는 그동안 내린비로 적재되어 있던 제품 박스는 이미 홀라당 젖어 있었다.
오늘 왜 이러지?.........
 
 
내리는 비를 맞으며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하고있는 일이 원망 스럽고 이렇게 싫을수 있을까 싶어서......
비는 또 줄기차게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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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d현아..  07.07.27 04:29  삭제 | 답글 신고 
소비자는 왕이라는 말이 맞아요 ...저도 장사를 하면서도 좀 당황스러울정도로 심하다싶은분들도 계시니까요 ...어쩌다 머리카락하나 발견되면 무슨 먹고죽을 음식준것처럼 펄펄뛰고 .ㅎㅎ 어쩌겠어요 ..제잘못인데 ..죄송하다고 거듭사과해야죠 ...마음이 많이 상하셨지요 ?? 어쩌겠어요 ..소비자는왕인데 ...세상에는 이런저런사람들다 있잖아요 ...지나치다싶은사람이있는가하면 의외로 너그러운 분들도계시고 ....아마 ..내일은 좋은일만가득하실거에요 ....이밤이지나고나면 툭툭털어버리시고 ..기분좋은하루길 열어가세요 *^^*
 
 
열무김치  07.07.27 19:17  열무김치" name=ScreenName7427875> 수정 | 삭제
^.^~
고맙습니다.
벌써 잊어 먹었네요.
 
오두막집  07.07.31 02:00  삭제 | 답글 신고 
비는 내리건만...
더 큰 사고 없어 다행이네요.
좋은 일만 있음 무슨 걱정...!!
울 님 . 힘내 힘내. 아자 홧팅~`
 
 
열무김치  07.07.31 18:02  열무김치" name=ScreenName7439406> 수정 | 삭제
이렇게 위로해 주시는데 난 뭘 드리나....
놀러 갈께요.
 
아이구리  07.08.03 03:00  삭제 | 답글 신고 
열무김치님 장사 거들러왔다가 현아님 구여운 수다도 듣게 되는군요~~^^;;<거친표현이해하삼>
세상에는 우여곡절이 없는 직업이 없나봅니다.
그렇기에 직업의 귀천을떠나 자기직업에 만족하는 사람도 드문것 같구요?
열무김치님 힘내삼!
작은 실수를 꾸짖는 젊은 한아낙의 앙탈보다는, 님의 쥬스를 마시며 갈증을 풀고있는 더많은 고객이 감사해하고 있쟎아요?
화이팅 하시고, 우리들 모두 더욱 열심히 노력해보시자구요...
님을 사랑하는 이웃들이 늘함께 하는 모습이 부럽구먼유..^___^,, 씨-이익~
늘 행복하시고 고운 아침맞으시기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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