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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쓰레기 아저씨

by *열무김치 2009. 2. 1.

쓰레기 아저씨
조회(141)
| 2007/01/22 (월) 20:50
추천(1) | 스크랩
새벽일찍 짐 자전거를 타고 이집저집 쓰레기를 치워주며 쓸만한 폐품을 함께 수거해 가시는
아저씨 한분이 계셨다.
처음에는 동네 사람들도 미더워하지 않아서 썩 반기질 않았지만 그분은 너무나 성실 하셨다.
어느날 인가부터 동네 사람들은 그분을 쓰레기 아저씨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쓰레기란 어휘가 좀 그랬지만 이상하게도 그 별명이 나쁘게 들리질 않는다고 모두들 말했다.
너무도 성실히, 그리고 깔끔하게 청소를 해 가시는 바람에 어떨때는 우리가 민망스러울때가 많았다.
비가 내리는 날 , 그분은 어김없이 나타나 평소처럼 쓰레기를 치워 가셨다.
언젠가부터 동네 사람들은 쓰레기옆에 빈병이며 고철,돈이 좀 될만한 물건들을 슬그머니 놓아두기 시작했는데
짠순이인 아내도 그분이 너무 고맙다며 옷가지,빈 소주병,캔 등을 봉지에 담아서 놓아두곤 했다.
힘드신데 죄송하다고 말씀 드리면 오히려 운동도 되고 돈도 벌어서 내가 감사해야 한다며  웃으셔서 말을건넨 사람이 쑥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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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그분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분이 모습을 안보인지 오래되자 모두들 궁굼해 했지만, 정작 그분이 어디에 사시는지, 자녀가 누구인지
알고있는 이웃은 없었다.
쓰레기 치워주니 고마운 분 정도 였을뿐.
좀 기다리면 오겠지 하고 모두들 기다렸지만 그분은 끝내 오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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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가을 우편 배달부에게 그분의 소식을 들을수 있었다.
지병으로 앓다가 고향으로 간뒤 돌아 가셨다고.
그분이 모아갔던 폐품도 근처 노인들을 위해 팔아서 보탰는데 정작 당신은 아파서
돌아가셨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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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뒷켠에 빈병이 너무많이 쌓여있기에 아내에게 물었다.
팔아버리지 웬걸 이렇게 많이 모아 두었냐고.
쓰레기아저씨 오시면 드리려고 한건데 누가 이렇게 될줄 알았나 뭐.
좀 좋은걸 드렸어야 됐는데..........
하지만 어찌된건지 마당뒷켠에는 아직도 빈병들이 그대로 쌓여있다.
 
 

필상의 꿈  07.01.23 14:44  삭제 | 답글 신고 
눈물이 납니다...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한다는게 어디 그리 쉬운일인가요...
그분은 복받아서 분명 좋은 곳으로 가셨을 거라 믿고 싶습니다...
 
 
열무김치  07.01.23 18:13  열무김치" name=ScreenName6169368> 수정 | 삭제
방문 감사 합니다.블로그 잘 정리해 농으셨더군요.초보자로서 많이 배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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