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습작

호박

by *열무김치 2023. 11. 30.

 

호박



논두렁 호박이라더니
오호라 속내는 요염했구나
꼭꼭 숨겨둔 저 바람끼를 어찌 참았누

누런 통치마에
울퉁불퉁 장딴지 더니
저년 속이 열 사내 훔치고도 남겠어

춘삼월 봄바람아
가슴마다 불을 지른 게
너만이 아니었구나

샛노랗게 흘기는 초승달 눈매에
환장하겠네
뚝배기보다 장맛이야

게슴츠레 실눈을 뜬 섣달 바람이
못 본 척 흘금거리는 청아한 하늘가에
호박이 쓴 가을 연서가 아득하다.

'습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찔레  (2) 2024.01.04
새해 소망  (9) 2024.01.03
홀로 남는 다는 것  (4) 2023.11.29
만추  (4) 2023.11.05
11월  (3) 2023.11.0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