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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

가을에 앉아

by *열무김치 2023. 10. 12.

 

세월은 앉지도 않으면서
날 보고 쉬어 가라고

시린 바람에 마음 다칠까
잎마다 화장을 했다지

삶에 겨운 이 찾아와 눈물짓거든
노랗고 빨간 손 내 보이며
내 속도 이렇게 아팠느니

 

 

 

가을은 곶감처럼


허우대 멀쑥한 시월 그놈이
담홍색 달을 꿰어 내 걸고는
뽀얀 분칠이 피기도 전에
야금야금 도적질이다

오호라
갈길 바쁜 호색한(好色漢) 야금야금 빼먹고
모르는 체 시치미구나
여름 외상값도 떼어먹었다지

우수 띤 얼굴 애틋한 눈물로
마음 줄 것 같더니
빈 꼬지만 내던지고
도둑처럼 달아날 계절

 

 

 

 

가을 속내


가을
저만치 달아나
다가서면 냉큼 일어나고
쉬어가라 하니
설한( 雪寒) 이르기전 살아 돌아가
그대 눈물을 닦아야 한다고

가을 속내
뻔히 알아도
초설 그날까지 노심초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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