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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

5월

by *열무김치 2023. 5. 16.

 

야생화


바닷가 모래알처럼
헤아릴 수 없어도
한 계절 서성이다 떠날 수 있어
누군가 날 사랑하지 않아도 슬프지 않다

비와 바람
점점이 떠가는 구름이면 족한 삶
나는 이름 모를 산야에 피어나
가는 몸 곧추 세우고 여남은 날의 일기를 쓴다

청록 나무잎에 냉큼 올라앉은 초여름
손등을 간지리던 곰살맞은 햇살마저
슬그머니 낯빛을 바꾸어 옆구리를 찌른다
꽃잎 이제 떠날 시간이야

짧은 해후 긴 기다림
바람이 부쳐준 고원 우체통에
들꽃의 연서가 가득하다.

 

화담숲

그곳에 희야가 산다
내가 왔다고
꽤 요란하게 치장을 하고 나왔다

깊게 패인 섣달 주름을 가려
아리송 긴가민가
아차 ᆢ
홀랑 속았어

뽀얀 얼굴 넋 놓고 보다가
배시시 웃는 얼굴에
아ᆢ
홀딱 반했어

그곳엔 희야가 산다
늙어 져 눈이 흐려도
너를 보면 가슴이 울렁울렁
동지섣달 꽃 본 듯이 콩닥콩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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