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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겨울이야기13...설

by *열무김치 2020. 1. 26.

 

 

헛~

이거면 까까가 몇 봉이여~!

 

 

 

1년 중 아이들이 가장 기다리는 설

세배 돈 이라는 영악한 놈이 아이들 마음을 훔친 터라 엎드려 절할 데가 많으면 그날의 수입은 년 중 최고가다.

아이들도 보는 눈은 있어서 몇 번의 경험과 눈치로 이왕이면 다홍치마를 가려낸다.

아이들 세배 돈이 부담이 되어도 갈수록 줄어드는 아이들에게 설을 핑계로 눈을 맞출 수 있다는 건 또 하나의 행복이다.

여성들에겐 그리 반가운 날이 아니어서 명절에 대한 의견들이 분분하지만 그나마 이렇게라도 떨어져 사는 친지들과 상면하고 아이들에게 어른의 모습을 보이는 날이 남아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다만, 이런 생각이 점점 지나간 세대들의 고집이나 아집으로 비치는 경우가 많으니 그게 탈이다.

 

 

 

 

처가에 갔다 오는 길

이미 耳順이고 出嫁外人이어도 딸의 처지는 크게 바뀌지 않은 듯 하다.

집 나서는 나와 아내를 그냥 보내지 않고 고추, 참기름, 두부, 토종란, 대추, 시루떡에 어렵게 수확한 토종꿀까지 챙겨준다.

"아이고, 뭐 이렇게 까지.."

그만해도 된다고 손사래를 치던 아내는 차에 오르자 반달눈 화색이다.

"오, 거절의 미덕은 잠깐이고 이익은 영원한 거 진리야 진리."

늘 챙겨주기만 하던 아내도 처가의 손길엔 영락없는 한 집안의 딸이다.

 





눈과 얼음으로 덮여있어야 할 1월강산은 수업시간에 슬그머니 뺑소니를 쳐버렸다.이 녀석을 어떡해야 하나.웅크려있던 봄이 옥색 하늘가로 망보러 나왔다.

 

 

 

 

 

 

 

나드리 가실 처갓댁이
아직도 존재하심은
살맛나는 청춘이시란 증거랍니다

늘 꾸려만 주던 은근한 행복
그러나
받음도 있었다는건
신명까지 나는 사건이구요
더군다나
친정의 건재함은
내등을 받쳐주는 든든함이지요

보기드문
옛풍습의 맥을
조용히 이으시는
열무님 댁이셔요

포스팅을 접하는
모든이들로 하여금
곱다란 옛길을 걷게 하심입니다

늘 이렇듯
정도를 걸으시는 열무님
이웃에 있으시어
은근한 행복입니다 ...()...

맞습니다.
아직도 찿아갈 처가집이 있다는 거 복입니다.
이날은 아내가 신명나는 날이고 게다가 참기름이라도 한 병 얻으면
거 보라구, 아직도 내 뒤에는 이런 빽이 있다니깐
라고 으시대는 것 같아서 기분이 참 좋습니다.
웃을일 별로없는 그렇고 그런 나이에 이렇게라도 웃을 수 있으니 참 다행이라는 생각입니다.

단 , 고추따고 감자캐는 등의 일이 많으면 되도록이면 안 갑니다. ㅎㅎㅎ
언젠가는 짬내어서
열무김치님의 배경음악을
두루 들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멀티가 안되는지라
글에 몰입하느라 늘 놓치고 마니까요
보라빛을 좋아하는터라
저옷을 입은 사람은 누군가 한참 보다가 ᆢㅎ

글에서 느껴지는 표현이
어쩌면 이렇게 절묘할까 싶기도 하고
반달눈의 아내분의 모습도 그려봅니다
토종꿀이나 토종란 ᆢ
첫출근이라 졸린 눈을 비비면서도
부러움이 앞서네요
부러우면 지는건데 늘 부러움만
먼저 내닫네요

언니산소 가는길에
논과 밭사이에 흙길을 걸으면서
옛옛집을 가느다랗게 실눈을 뜨고 바라보다
언니의 딸랑구와 추억을 꺼내보며
한참을 웃었네요
바람은 제법 찬데
곰방 봄이 올듯 성급한 계절을
느끼게 되더군요
보라빛을 좋아하시네요.
아들입니다.
마침 세배가 끝났고 세배돈을 나누어주던 참이었지요.
아들 딸 며느리 이만원 씩, 손자들 만원, 조카들은 오만원을 주었습니다.
아들 며느리도 얼른 받아챙겼습니다.
그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이런 날이 아니면 그런 모습도 볼 수 없으니까요.

명절이 추억을 소환하고 잃어버린 정을 찾는다면야 바랄게 없겠지만 명절 후 들리는 안타까운 뉴스들은 가끔 회의감이 들게 합니다.
어떻게 보내는 게 가족들에게 가장 바람직한건지 생각이 많아집니다.
처갓집 나들이군요
아련한
향수처럼 생각납니다 ᆢ
공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시골을 고향으로 둔 대부분의 구세대들에겐 자연스러운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아가는 누구 일까요? 잘 생겼어요.
세뱃돈도 알아 보고 똑똑 하기도 합니다.
까까 사기도 전에 돈을 입에 넣을 나이네요. ㅎㅎ

처가 덕이 엄청 많으십니다.
양가에 가면 바리바리 싸들고 오는
친구들이 제일 부러웠어요.
여동생이 그런 시댁에 시집을 갔는데
쌀까지 고추 양파까지 다 보내시더라구요.
동생인데도 부러워 했죠. ㅎ

이제 나이 들어 그런 일이 여사로 느껴져야 하는데
이리 또 들으니 여전히 부러움이 올라 오네요.
속물인가봐요. ㅎㅎ
하하..곧바로 입에 넣지요.
처가가 농사를 크게 지으니 덕을 보는거지요.
대신 농사철에 처가에 가면 어물쩡 놀다가 올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제는 꾀가 나서 전처럼 잘 가지도 않습니다만.

이번에가보니 닭장에 닭이 몇마리 보이지 않았습니다.
봄에 병아리를 많이 들이느냐 마냐가 자주 가느냐 마느냐로 결정이 됩니다.ㅎㅎㅎ
공감합니다.
년중에 아이들에게 어른 으로 대우 받는날
설날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제왕과 대비로
존경을 받는 날이지요.ㅎㅎㅎ

상경하는 아이들 트렁크에
쌀 고추가루 참기름 들기름 배추 무우를 바리바리 실어 주는
시몬스의 행복과 받아가는 아이들의 행복까지
노당에겐 살맛 나게 합니다.ㅎㅎㅎ
전형적인 한국의 부모상이십니다.
모처럼 내려온 아이들에게 그렇게 하는 게 부모 마음이지요.
저는 지금도 얻어오는데요.

열무김치님
쭈욱 늘어선 계란, 배추 등등보다

저는 옥색 하늘이 더 좋으니 어쩐답니까

음..
처가에 가던 저날은 마치 봄이 온 것 같았습니다.
차에서 내려 한참이나 바라보다 왔습니다.
1월 하늘빛이 저렇게 옥색으로 보인적이 없었거든요.
좋기는 한데...1월이 실종이 됐네요.
웅크려있던 봄이 옥색 하늘가로 망보러 나왔다는 표현에 동감 동감입니다.
왠지 춥지않은 겨울이라 파란하는만 보면 봄인가 싶어
어딘가로 나가보고싶은 마음이거든요.
설을 잘 쇠셨네요.
손자에게 용돈도 주시고 처가댁에가서 흔하지않은 토종꿀까지 받아오셨으니.
열무님은 대한민국의 일등국민인것 맞습니다.
모두 본 받아야 합니다.^^
하하..
사과꽃님이 이렇게 말씀하셔서 지금 웃고 있어요.
웃게 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가서 들으니 이제 농촌에서도 명절에 돼지를 잡는다거나 요란스레 행사를 하는 일은 거의 없답니다.
고향을 찾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거지요.
대신 외지인들이 많이 늘었답니다.

처가에서 토종벌 몇 통을 키우는데
소량이니 수확량이 그저 그렇습니다.
아내는 갈때마다 조금씩 얻어옵니다.
그런데 저는 여간해서(?) 맛을 보기가 힘듭니다.
아주 잘 보이면 한 숟가락 얻어먹기도 합니다 ㅎㅎㅎ
유난히 포근한 겨울이 그나마의 봄을 재촉하려는지
오늘은 여름비처럼 꽤 많은 비가 옵니다
아직은 이순넘은 따님 챙겨줄 부모님 계시니
그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네요

설을 열무님처럼 생각하면 좋으련만..
우리집도 딸들의 반란이 꽤 크네요
아마도 어느 한사람의 수고로움에 기대어
모이고 먹고 흩어지는 일은
우리대에 끝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사실 저의집도 아내 한 사람의 수고로 명절이 지나갑니다.
시간에 쫓기는 아이들이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가지요.
어머니 계실때도 어머니 찾는 친지분들도 마찬가지여서 아내의 수고가 아니면 만나고 헤여지는 일이 매끄럽지 못한 건 같습니다.
말씀처럼 우리들 대에 모두 끝날 이야기들이 아닐까 합니다.

명절 지나고 하늘이 편치 않네요.
가랑비가 내립니다.
입춘이 멀지 않았으니 봄비라고 우겨볼랍니다.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 게 명절인 세상이 되었습니다.
이래저래 죽이기도 하고, 대판시비도 수없이 일어나고
그러니 말다툼인들 한두 건이었겠습니까.
그렇다면 명절이 다가오는 걸 정말 정말 싫어하는 이들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이러지 말고 고칠 건 고쳐서 대체로 다들 좋아하는 명절이 되면 좋겠다 싶습니다.
머리 좋고 영향력 좋은 사람들이 무얼 하고 있는지.
온 세상이 뒤집어져야 정신을 차리려는지.
왜들 그렇게 싫다는 걸 해야 하는지.
열무김치님 글 읽으며 '공연한' 걱정 좀 해봤습니다.
언론만 보자면 명절은 이제 없어졌으면 하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고집쟁이들이 여전하고 정책적으로 이를 막을 수 없음은 농수산물의 유통과 상경기가 여기에 목줄을 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전처럼 명절에 고기근이라도 끊어서 맛보는시절도 아니니 변해야겠습니다만 정치 경제적으로 워낙 걸려있는 게 많으니 당분간은 지속이 되겠지요.
명절에 걸린 숙제가 고달퍼 보입니다.
남편은 칠남매의 장남
저는 사남매의 장녀

그러다보니 이래저래 손해가 많습니다. ㅎㅎ
조카들 복돈 챙겨서 주는데...
이녀석들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울아들 자랄때 동생들은 어려서 복돈도 몇번 안줬는데...ㅎㅎ
나는 언제까지 조카들 복돈 줘야 할지...

남편은 일년에 두번이니 기분좋게 주라고 하지만
거 참 다 더하면 엄청 많거든요.
남편은 폼생폼사라서....주부의 마음을 잘 읽지 못해요.
아이들에게 제법 많은 용돈을 받았는데........
이리저리 뺏기고 나니 도돌이표가 되었습니다.
꾀많은 아내는 우선 제 용돈을 쓰면 나중에 정산을 하자 했는데 오늘 하자던 정산 얘기는 함흥차사고 하루 더 쉬기로 한 오늘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도 않습니다.
음...
매년 당하면서도 또 당하는 걸 보면 제 머리가 그리 좋진 않은가 봅니다. ㅎㅎㅎ
순수산님네는 반대네요.
서울에서 직장생활하는 저희딸도
어제 올라가면서 냉장고 냉동실에 있는 이것저것 잔뜩 싸들고 갔습니다.
그래도 뭔가 챙겨준다는 느낌 때문에 뿌듯했는데 그게 부모의 마음이겠지요?
챙겨줄때가 가장 좋습니다~~
아내도 힘들었지만 아이들 도시락 싸들고 다닐때가 가장 좋았다고 합니다.
심고 수확하고 하실 때는 자녀분들이 누구라도 가셔서 도우시겠지요.
그래서 안으로 들였던 것을 늙어가는 딸래미 왔다고 저렇게 알토란으로
내어 주시는 친정 엄니 계시는 것은 빽이기도 합니다.
돌아 오시는 날 저렇게 쾌청한 하늘 보셨다면 보너스 이셨습니다.

아기들이 희한하게 돈의 차이를 알더라구요.
만원권과 오만원권이 있으면 오만권을 집더라구요. 하하
한창 바쁠떄는 가서 도와야 합니다.
꾀가나서 전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열심히 도와줍니다.
출가외인은 늙어가도 딸은 딸인가 봅니다.

어머니 계시니 작년까지는 아이들에게 세배를 받지 않았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세배를 받으니 묘한 생각이 들더군요.

아직 강원도는 서울같진 않은데
올해 맑은 하늘을 자주 볼수있기를 빕니다.
저렇게 챙겨 보내줄 딸이 있다는 것만도 그분들에게는 행복이겠지요
저역시 아이들 왔다 갈때 뭐든 싸보내게 되고 그렇던걸요,,ㅎㅎ
부모 마음이지요.
그런 게 없다면 명절의 추억도 없을테니 부모님 그 추억으로 삽니다.
아내분에 대한 표현이 너무 재밌어서 웃어봅니다
설 잘 지내신 것 같아 저까지 기분이 좋아지네요
구두쇠 아내는 친정에서 뭘 좀 얻어오면 며칠간 기분이 아주 좋습니다.
그 기분때문에서라도 자주 가려고 노력을 하는데..
서로 나이가 들어가니.
그나마 명절이라는게 있어서 얼굴한번 보는거지요.
갈수록 왕래가 줄어드는게 어쩔수 없나 봅니다.
앞으로 핵가족화 되거나 자식도 한명인사람들도 꽤 많다던데.....
설 명절도 갈수록 좀 그럴것 같아요.
그리고 처가댁은 잘 다녀 오셨습니다.
사모님도 바람도 쐬시고 올때는 바리바리.....ㅎㅎㅎㅎ
수지맞았네요 ㅎㅎㅎㅎ
저희네는 장모님이 포항에 계셔서 아예 역귀성 하시는데 작년부터는 안올라오시네요
하하..
마음은 여전하여 처가에 갈땐 기분이 납니다.
더구나 뭘 좀 얻어오면 아내의 표정이 의기양양 합니다.
나 아직 안 죽었다니깐..
ㅎㅎㅎ
사실 엄마들은 주고 싶으면 주어야 해요
저도 나중에 터득을 했지요
싫다고 하면 무겁다고 안가져가면 서운해 하시더군요
저는 친정이 구미니깐 기차타고 버스 타고 지하철 타고
그 무거운 짐을 들고 오면서 아이들 데리고 와야지
정말 나중에는 화가 난 적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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