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고개
가을엽서
무심하다가
창가에 맑은 바람이 일면
그대가 그립다.
그립다는 것은 때로
무책임한 것
꽁꽁 숨겼다가
쓸쓸한 날에 꺼내보는 사진 같은 것
이 가을 날
그대로 인해 마음이 맑아지고
영혼은 비로 서 고독을 찾는다.
무책임한 죄를 물을지라도
강릉 연곡
전설
가고오는 날들이 감나무에 열렸다.
주렁주렁 세월을 매달고 선 고단한 가을
바람같은 갈빛은
문설주에 기대어 앉은 노인의 귀를 간지른다.
물을테요
가을이 이르면 내 물을 테요
緣故가 필요한가요.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
임의로 부는 바람이 되라고
누누이 이른 가을이 오면
한계령
설악산 대승령
낙엽
간밤에 바람 쇠하여
소리 내어 잎 내렸습니다.
잎도 붉고 당신도 붉었네요.
잎 내리고
당신은 내 곁에 여전히 남았습니다.
고마워요.
뜨락에 진 붉은 잎
당신이 아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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