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원 방학을 맞아 손자가 내려왔다.
이제 말을 배우기 사작하는 손자를 데리고 잠시 여름을 보내면서 시골에서 남매를 키우던 옛날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우리가 나이를 먹었구나..
시냇가에 나가 물장구 치고 송사리를 잡던 그때로 갈 수는 없지만 시간이 나는대로 손자를데리고 가까운 들이나 공원으로 나갔다.
4살인데도 스마트폰이나 전자기기를 다루는 솜씨가 어른 못지않다.
보지 않아도 자신의 몸무게만한 가방을 걸머지고 학교로 학원으로 내어 몰릴 것이다.
그게 말처럼 안 된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아이에게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지 말라고 권면했지만 아들내외는 빙그레 웃기만 할 뿐 이렇다 저렇다 말이 없다.
다만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보냈던 아들아이는 노력을 해 보겠노라 했다.
이미 우리는 되돌아오지 못 할 강을 건넜다.
70년대의 눈으로 바라다 본 지금의 아이들은 마치 외계인 같은 느낌이다.
그 중심엔 어떡하던 사회에서 한 가닥 하는 사람으로 만들기 위한 부모들의 욕심이 커다란 괴물로 자리 잡고 있다.
홀로 자라서 자신밖에 모르는 사람으로 길러놓고 이 땅의 부모들은 탄식한다.
그러다 대부분 요양원으로 가거나 독거노인 내지는 나 홀로 세대로 밀려난다.
이미 다 예견된 일이고 힘들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이었지만 우리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시대가 요구하니까.
교육문제를 두고 자그마치 몇 십년간이나 갑론을박 했다.
'자원 없고 인구만 많은 나라에서 무슨 뾰족한 수가 있느냐.
우리의 처지가 사람으로 먹고 사는데 별 수 없지 않느냐.'
교육을 사람들이 먹고 사는 중심에 놓다보니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세상에 먹는 것만큼 간사한 게 어디 있겠나.
책도 팔아먹어야겠고, 과외로 수입도 올려야겠고, 학원 차려서 한 몫 잡기도 해야 하는데 그런 거 배제하고 원칙대로 가자고?
교육으로 생겨나는 직업이며 산업이 얼마나 되는데 그런 철딱서니 없는 얘기를 하는 거야.
볼모로 잡은 기득권인 교육이란 놈이 복수를 하는 것 같다.
그러지 않고서야 그 오랜세월 입이 아프도록 논쟁을 했는데도 아랫돌 빼서 윗돌 고인 거 말고는 이렇게 요지부동일 수가 있겠나.
"봉숭아 꽃. 아이 이쁘다. 뽀뽀 해 달라는데?"
손자가 봉숭아꽃에 입을 맞춘다.
사진을 찍으면서 가만 보니 그 표정이 아주 진지하다.
모르겠다.
자주 오지도 않겠지만 가끔 씩이라도 오면 옛날, 산골에서 아이들을 기르던 방식대로 해 보겠노라 마음을 먹는데 그게 가능할까?
"시대가 변했어요. 무슨 케케묵은 자연교육방식은...당신 마음은 알겠는데 그러다 애가 다른 아이에게 축 처지면 책임 질 거예요?
그냥 놔 둬. 밥이 되던 죽이 되던 지 새끼는 지들이 키우게. 우리의 손에서 떠난 아이들이요."
아내는 일절 간섭하지 말라고 했다.
틀린말도 아니다.
그럼에도 초롱 한 눈망울로 꽃을 바라보는 아이의 표정이 얼른 지워지지 않는다.
나중에 무슨 말을 들을지 알 수 없는 일이기도 하지요.
"자원 없고 인구만 많은 나라에서 무슨 뾰족한 수가 있느냐?"
"우리의 처지가 사람으로 먹고 사는데 별 수 없지 않느냐?"
그렇게 말들 하지요.
누가 아이들 교육시키지 말고 놀리자고 했는지 묻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아이들을 잘 가르치자는 것 아니겠습니까?
참으로 답답한 일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책임은 그 부모에게 있으니 간섭은 하지말고 가까이 있을 때
그저 마음을 다해서 이뻐하면 된다니 저도 그렇게 노력중입니다
열무님 할아버지였어요? ㅎㅎ
몰랐어요. 저 프.사 사진을 봤을때는 엄청 젊게 보여서요. ㅎㅎ
맞아요.
시대가 많이 달라졌어요.
우리세대...아니 ㅎㅎ 열무님 교육받는 시대하고는
지금은 완전 달라져서 나름 지금의 시스템으로 키워야 뒤처지지 않거든요.
그러나 무엇을 소중하고 어떤 것은 꼭 지키며 살아가야 하는지
그것은 나이가 어려도 가르쳐서 체득하게 만들면 좋지요.
열무님이 걱정하시는 것..
그것은 열무님의 교육 시대의 눈으로 보니 엄청 걱정이 되지만
요즘 아이들이 죄다 그런 교육속에 살고 있으니 걱정만큼 큰 걱정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지요.
장가를 엄청 일찍 갔씨요.
21살에 갔으니 제대로 치면 더 늦은거지요.
아들이 결혼을 늦게해서리 그렇지 제대로 갔으면 버~얼써 할베 됐을겁네다.ㅎㅎ
쪼~기 프로필 사진 그리 오래된거이 아닙네다. 거짓말...
맞아요.
시대가 많이 변했으니까 따라가지 않을 수 없지요.
아이들의 가장 중요한 정서를 위해 자연교육방식을 접목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입추 지나고 마치 자로 잰듯이 기온이 변합니다.
거의 해마다 그렇네요.
이곳이 중부지방이라 더 그런 것 같습니다.
계신곳은 아니겠지요.
하긴 작년에 백양사에 갔을 때 전혀 다른 모습에 놀랐습니다.
자주도 못 올 것이고, 할아버지 따라 다니면서 큰 강물도 보고, 농작물이 있는 밭도 보고, 꽃도 보고,
그냥 그렇게 보고 가는 것도 좋은 것입니다.
네살 아기들도 스마트 폰 만지는 것은 감각으로 배우는 것이라 빠르지요?
자연 속에서 교육만 할 수 있다면 유순하면서도 이해력이 빠른 그런 품성으로 자란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애기 때 사진 그려드렸던 그 손자지요?
네살 다섯살 때가 제일 예쁠 때라 할아버지 마음이 마냥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가 봅니다.
자주야 볼 수 있겠습니까만은 그래도 할아버지가 많은 것을 줄 것이라 제대로 시골 맛 알고 클것 같고
공부에 치일 것이라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듯 합니다.
우리는 세상이라는 무대에서 모두가 아마추어라는 유행가 가사처럼
할아버지도 할머니도 손자도 세상살이 모두 아마추어 입니다.
서툴면 서툰데로 부족하면 부족한데로
능숙하게 잘 하는 것은 하나님께로 부터 타고난 재능 일 것이고
꽃을 보며 입 맞춤 해 줄 수 있는 감성으로 자라고 있는 것으로 만족함 입니다.
가방 메고 다니며 배우는 공부는 그 나름 중요하지만
방학 기간에 할아버지께로부터 꽃에 입맞춤 하는 교육을 받은 손자는
새로운 채험에 자신의 끼가 있다면 한 번의 교육을 시작으로 여러꽃들에 눈 맞춤 할 것이며
눈 맟춤 한 배움으로 더 많은 꽃들을 살피게 될 것이고 ..
훗날 이세상을 꽃으로 장식하는 선두자가 되기도 하겠지요 ~
무한 가능성을 가진 손자의 눈빛이 상상 됩니다
오늘은손자를 앞세워 잠자리 채를 잡고서 낮은 동산에도 올라보셔요 ~
열무김치님께서 동심을 찾으실 기회 되지 싶습니다 ㅎ
'살아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미옥 시집 (다시, 봄) (0) | 2017.09.12 |
---|---|
여름향기****** (0) | 2017.08.19 |
손자 돌보기 (0) | 2017.08.08 |
통계 (0) | 2017.07.22 |
장미의 이름으로 (0) | 2017.05.2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