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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누구나 혼자다.

by *열무김치 2014. 5. 20.

 

 

 

* 횡성 둔내 청태산에서

 

산에 올랐다가 길거리에서 잠시 쉬려고 앉았는데 푸드득 하고 새가 한마리 날라간다.

무심코 발 아래를 내려다 보았는데 경사가 조금진 후미진곳에 새 둥지가 보였다.

정교하게 지어진 깔끔한 둥지엔 여섯 형제가 나란히 누워 있었다.

동물들의 둥지가 다 그러하지만 작은 새 한마리가 오로지 부리로 저렇게 완벽한 둥지를 틀었다는게 그저 놀랍고 신비하다.

그 중 한 녀석은 이제 껍질을 깨고 슬슬 기지개를 켜는 순간이었다.

이크...

순식간에 내가 방해꾼이 되어 있었다.

반대방향 나무위에선 날카로운 지저귐이 들려왔다.

얼른 일어 나려다가 여섯 형제가 너무 아름다워서 얼른 카메라를  꺼내들고 잽싸게 셔터를 눌렀다.

좀 더 나은 사진을 얻기위해 이리저리 위치를 잡아보고 싶었지만  어미새의 날카로운 울음에 마음이 다급해져서  그럴 수 없었다.

검불과 풀잎을 뜯어다 둥지 주변에 가리워주고 얼른 자리를 뜨자 얼마 가지못해 어미새가 푸르륵 둥지로 날라가는게 보였다.

 

망할 놈..그 걸 찍어다 뭐 할려고. 에라  이놈아 가다가 개똥이나 돌부리에 걸려 퍽 엎어져라.

새가 나에게 모진 욕을 하는 듯 느껴졌다.

사진 한장만 찍었거등. 그리고 둥지도 가려줬어. 나, 착한 사람이야.

 

이제 조금만 지나면 재잘재잘 아기새들이 태어 날거고 어미새는 벌레를 잡아다 먹이느라 몹시도 고단할 게다.

우리는 가끔 푸른 창공을 날아 다니는 새처럼 자유롭고 싶다고 넋두리를 한다.

내가 자유롭다고?

봄되면 알 낳고 먹여 살리느라 노심초사요, 겨울이면 굶어죽지 못해 사는데두?

그러면 당신이 새가 한번 되어 보던지.

 

어미새가 죽자사자 벌레를 물어다 먹이노라면 앙증맞던 새끼들은 제 먼저 먹겠다고 입을 벌려대고 몸집이 커지면서 둥지는 어느새 만원이 된다.

이제 쫓아내야 할 시간이다.

어미새는 혼자 살아갈 기초 훈련을 시킨뒤 가차없이 냉혹한 산야로 쫓아낸다.

쫓겨나는 새끼역시 뒤도 돌아다 보지않고 제 살길 찾아 날아간다.

어미나 새끼나 조금의 미련도 없다.

결국 어미새는 다시 혼자 남는다.

자연이 만들어 준 냉정한 룰이다.

 

가끔 만물의 영장인 사람이 새만큼도 룰을 지키지 않는다는 생각을 한다.

흐르는 물처럼 순리대로 산다면 세상이 이처럼 시끄럽지는 않을것이니 말이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상상속의 세계일 뿐 세상은 늘 시끄럽고 늘 복잡하다.

군중속의 고독이라는 말이 있다.

앨버트 슈바이처박사는  많은 사람들이 엉켜서 복잡하게  살아가고 있으면서도 정작 자신은 고독으로 죽어간다고 했다.

결국 혼자 남겨 진다는 말이다.

그말이 듣기엔 거북하고 껄끄러워도 신이 우리에게 준 어쩔 수없는 宿命이다.

만일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우리들의 후대는 피곤해 질게다.

그러나 홀로 남겨진다는 건 아무리 아름답게 포장하려 해도 서글픈 일이다.

우리들은 본능에 따라 제 갈길을 떠나는 한마리의 새가 아니기 때문이다.

독립세대가 홍수처럼  늘어나고  점점 閉鎖 로 내달리는 개인의 삶이 본인의 선택이 아닌 시류에 의해 억지로 떠밀리는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어렵게 살았더라도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던 가족 공동체 삶은 이제 전설이 되어간다.

 

5월 봄날, 앞으로의 험난한 홀로의 삶은 미처 생각해 보지 못하고  앙증맞은 여섯 형제의 모습만 들여다 보았다.

애지중지 자식들 키우다 어느날 홀로 남겨지는 현대인들의 愛憎 의 그림자는 먼 후일로 돌려놓고.

 

 

 

 

이런걸 발견하면 얼마나 놀랍고 신기할까요?
어미새한테 욕먹으면서까지 이런 사진을 찍어 올려주시니 읽는 사람은 감동백배입니다.
다음엔 여섯마리의 새끼들 모습도 보고싶은 욕심이..ㅋㅋ

누구나 혼자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오네요..
저는 첫 아이를 낳으러 분만실에 들어가는데 그때 그런걸 느꼈답니다.
그 상황이 결국 나 혼자 겪어내야 하는...나 아닌 그 누구도 도와줄 수 없는 일이란걸...
독한 마음이 생기니 그제서야 무서움이 없어지더군요..^^
첫 아이를 낳고나서부터 전 아주 강한 엄마가 되어 있더라구요..ㅎㅎ
어머니는 강하다는 라는 말이 생각 나네요.
남자들이 강한것 같아도 여자의 인내심은 따라가지 못할것 같습니다.

노인보호시설이 생기면서 전에는 숨기며 하던 일들을 이제는 버젓하게 합니다.
문제는 그 보호시설에 가있는 어르신들이 기쁘지 않다는것입니다.
사회적인 이유를 들어 합리화 해보려 해도 편치않은 일이지만 세월이 등을 떠미니 별 방법도 없는듯 합니다.
하지만 당사자가 그렇게 된다는것에 관해 생각을 해본적도 별로 없고 또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게 사실입니다.
어려운 이야기이군요.
선생님!
우리는 흔히 조금 모자란 듯한 사람보고
새대가리라고 놀림을 하기도 하지요
그것은 새를 모르고 하는 말 같음이지요
새가 얼마나 영리한 개체인 줄 알며는 그런 소리를 못하지요
산에 들리셨다가 새 둥지를 보시고
많은 사유를 하셨군요
그렇습니다, 결국은 혼자 되는 자연의 이치인 것을~~~
그나마 생각을 가졌다는 인간마져 요즘은
공동체 의식 곳에서 자구 멀어지는 세월이기에
더욱 더 안타가운 사회입니다, 그렇습니다, 흔히들 군중 속에
고독이라고 말하지요, 사유 깊은 글 읽으면서 저도 많은 생각을 해 보게 되는군요, 선생님!
아르다운 계절 늘 즐거움으로 가득 하시기 바랍ㄴ다, 선생님!
사실 동물보다 사람이 더 모질지요.
그만큼 생각이 깊기 때문입니다.
싱글이 자유롭고 행복한 시대로 갑니다.
얻는게 있으면 잃는것도 있으니 정답은 없는것 같네요.
즉문즉설이라는 설법회에서 법륜스님은 자식의 장래에 대해 고민하는 부모에게
'자식이 성인이 되면 인연을 끊어야 한다'는 요지의 답을 하더군요.
자식 걱정하지만 자식은 마음대로 따라주지 않고 부모는 번뇌에 빠졌으니
아주 적절한 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이 부부싸움을 하면 앞집으로 갔습니다.
그 집에서 저녁을 얻어먹고 잠도 잤던 기억이 납니다.
이웃이 공동체로 존재했기에 서로가 보호막이 되어준 것이지요.
요즘 아이들은 집(아파트)에서 쫓겨나면 길거리로 내몰립니다.
아파트가 아닌 개인주택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이러한 이웃 없는 세상은 참으로 비정하게 변했습니다.
극단적인 판단을 하게 만드는 여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누구나 혼자라는 인생의 본질은 분명하지만
이웃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사라진채
빠른 속도로 세상이 바뀌는게 문제의 본질이 아닐까 합니다.
시원한 대답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앞으로 법륜스님은 할일이 점점 더 많아질것 같습니다.
결혼도 하지않고 자식을 길러본 경험도 없는데 경험의 산물인 철학이 쏟아지는걸 보면 지혜라는게 상당부분 영감으로 얻어지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이웃이라는 방어막은 살아가는데 있어 중요한 피난처 구실을 합니다.
그런 소소한 인정들이 자꾸만 멀어져 가지요.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는 사람들이 많아지니 필연 같습니다.
아마 또다른 피난처가 생기겠지요.

귀여운 새알 오랜 만에 봅니다.
자연은 이렇게 다 때가 되면 이루어지지만 인간사는 그렇지 못하지요.

많이 바쁘시지요?
농촌에 살아도 일이 많으면 뒷산에도 가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물이 후손을 낳아 기르고 왕성한 활동으로 생명을 이어가는 좋은 때 입니다.
하시는 일에 순조로움이 있기를 바랍니다.
어느 봄날...
이름모를 산새에게서 인생을 배웁니더~~ ㅎ
잔잔한 글의 느낌이 좋습니더~~ ^^* ㅎ
감사 합니다.
자연이든 사람이든 사라악는 방법은 비슷하다는 생각을 다시 합니다.
아름다운 5월도 하순으로 가는군요.
남은시간 즐겁게 보내세요.
절대고독은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지요
군중속에 있어도, 가족과 함께 있어도 외로운 것은 인간이기에 그렇습니다
죽음의 길도 결국은 혼자 가야하는 길이고 화창한 오월에 쓸쓸한 느낌이 드네요
활동을 많이 할때는 그래도 괜찮지요.
어르신들과 같이 있어보니 나이가 든다는것은 단지 시간이 간다는것과 비례하지 않다는걸 피부로 절절이 느낍니다.
그러게요
우리도 결국 그 어르신의 분류에 합류하겠지요
인 연 살아 있는 동안 다시 만나고픈 사람
먼길 돌고 돌아온 짧은 이 생의 만남

화사한 그 어느 꽃보다 향기롭고 맑디 맑은
그 어느 샘물보단 상쾌한 결코 쉽지 않는 좋은 인연,

너 같은 하늘 같은 하루를 함께 하지만 변해가는
세상가운데 변하지않고 언제나 깉은 빛을 피우는

별과 같이 늘 함께할 수는 없을거라 위로하며
다음 인연을 기다린다.또.너와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되시기 바랍니다.
-불변의흙-
불변의 흙님...
감사 합니다만 복사댓글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의욕을 떨어 트립니다.
이렇게라도 찾아 주시니 너무도 감사하지만 단 한줄이라도 선생님의 글을 써 주셧으면 고맙겠습니다.
[비밀댓글]
이 글을 읽으니 예전에 나무위에 올라가 갓
알을 깨고나온 참매의 발에 실을 묶어 놓았다가
꺼내와 개구리 잡아다 주고 쥐잡아다 주고 길들였었던
매 생각이 나네요.
지금 생각해 보니 인간들이 참 잔인하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우리는 자연속에서 알게 모르게 터득하게 되는게 참 많지요.
편안한날 되세요.
네 그랬군요.
전 그런 경험은 없고 다친새를 집에 데려다 길러본적은 있습니다.
매를 이용해 사냥을 했다는데 그렇게 매를 길들였나 봅니다.
자연이 스승이라는 말을 나이가 들수록 더 느끼게 됩니다.
아무래도 혼자 죽어간다면 더 쓸쓸하겠지요
그래서 가족을 만들고, 친구를 만나고, 나이들수록 모임에 집착을 하겠지요!!
그래도 결국은 혼자임을 느끼겠지만
그래도 더불어 사는 사회라는것을 느낄때가
행복하다는 생각이 드니 어쩔수 없나 봅니다
원론적인 얘기지요.
예전에는 가족공동체의 삶이 대부분이었으니 상대적인 외로움은 좀 덜했으리라 봅니다.
간섭을 주기도 받기도 싫어하는 요즘세대들에겐 홀로의 삶은 예견되어 있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사실 특정 계층 말고는 그날을 살아가기 버거운 시대입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자신도 유지하기 힘드니 타인에 관한 관심도 줄게되고 결국 혼자남게 되는건 필연 같습니다.
그날 그날 즐겁게 사는게 답입니다.
참 좋은 얘기입니다.
저의 경우에는 혼자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여기게 된 다음 주변을 살펴보니까 가까운 인연들이 너무나 좋다는 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혼자'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가까운 분 중에 상처를 하신 분이 있고, 정신적으로 방황하는 것 같고,
그러면서 "새로 사람을 만나 장가를 가라"는 이 사람 말 저 사람 말을 들으며 흔들리는 것 같아서
이런 얘기를 해주었더니 다소곳이 듣긴 들었는데,
결국 새 장가를 들어서 성심껏 축하를 해주었습니다.
그렇지만, 저로서는 '아, 뭐하려고 또 하나의 인연을 만드는가?' 싶었습니다.
다 관점 문제겠지요.

혼자 사는것보다 같이 사는게 더 좋겠지요.
문제는 자신이 의지인데 그것이 자의적인 아닌 타의적일때 행복하지 못하다고 봅니다.
실제로 주변을 보면 그런 사례들을 어렵지 않게 만납니다.

사회는 비약적으로 발전하는데 그 가운데 행복을 찾고 자유를 구가 해야 할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은걸 보면
사람이란 동물이 참 복잡한 존재 입니다.
ㅎㅎㅎㅎ우리고향 언어로 맵세집이군요.
봄에 참많이 새집이 있었는대...
보리가 익어 밸때면 꽁알도 잡고 했는대...
그렇지요.
꿩먹고 알먹고란 속담이 그냥 나오진 않았으니까요.
꿩알은 제법 커서 한번 발견하면 많은양을 얻었는데 먹을것 시원찮던 예전엔 몰라도 지금사람들 설령 본다고 해도 거들떠 보지도 않을것 같습니다.

반갑습니다.
다른 복잡한 생각은 하고 싶지 않고요 . . .

저도 돌아다니며 꽤 주의깊게 풀섶을 들여다보지만
나이 든 후에는 야생의 새둥지를 본 적은 없습니다.
저거 들여다본 자체가 행운이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자연 속의 새로운 탄생은 신기할 뿐입니다.
하하..
복잡하게 해 드려서 ..

하도 돌아 다니니 보긴 하지만 우연하게 보지 않으면 사정은 같습니다.
전에는 처마밑 제비집도 흔하게 보였지만 이젠 눈여겨 보아야 합니다.
사람이나 동식물도 살아가기 고단한 세상입니다.
새둥지를 보기 힘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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