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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장날

by *열무김치 2012. 10. 17.

 

휴일날 느긋하게 잠이나 좀 자렸더니 시커먼 자루를 두자루나 내어 놓는다.

"뭐여?"

"뭐긴..오늘이 장날이니 이거나 좀 튀겨와요."

자루를 열어보니 강냉이 말린거다.

"에이..이걸 누가  먹는다고 이렇게나 많이.."

"다 줄데가 있으니 빨랑 다녀 오기나 해요."

전에는 명령조의 말투가 거의 없었는데 언제부터인지 시키면 시키는대로 하라는 식이다.

끙..늙어서 설움 안받으려면 눈치를 잘 봐야지..

보나마나 두어시간은 족히 걸릴텐데..투덜투덜..

 

 

역시나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얼마나 기다려야 해요?"

"많이 밀렸어요. 여기다 두고 볼 일 보고 오세요."

뻥튀기 아저씨는 옆도 돌아다 보지 않은채  자루에다 표시를 하고는 다른일 보기에 바빴다.

헛...두어 시간을 어디서 보내다 온담.

 

오랫만에 장구경이나 하자는 속셈으로  시장 안으로 들어섰다.

여기 저기 기웃거리며 돌아 다녔는데도 30분도 흐르지 않았다.

할수없이 메추라기 구워 파는집에 들어갔다.

메추라기 구이가 1,000원이란다.

5,000원어치와 막걸리 한사발을 시켰다.

막걸리에 메추리 다리를 뜯고 있는데 안면이 있는분이 들어왔다.

"어이고..웬일이여?  이런데서 술 을 다 먹고.."

주거니 받거니 꽤 여러잔의 막걸리를 마셨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떠들다 강냉이 생각이 났다.

 

"제꺼 다 됐지요?"

"뭐였드라..옥시기였나요?"

"아까 시커먼 자루에 담긴거 아저씨가 표시 했잖아요."

"아..그거, 아주머니가 찾아 갔는데요."

그럴리가 없는데..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

무슨 소리냐며 펄쩍 뛴다.

"집사람은 여기 오지도 않았다는데요?"

뻥튀기 아저씨는 분명 어떤 아주머니가 자기꺼 맞다며 돈 내고 찾아 갔단다.

아저씨가 맡긴거라면서.

"아니..아저씨. 주인은 저인데 누구를 주었다는거예요?"

실랑이가 오갔지만 이미 물건은 없었다.

시커먼 자루도 없고.

"어떡하실거예요?"

"허..참.. 난 또 이런일은 첨이네 .그럼 그여자는 도데체 누구요?"

 

 

 

 

 

 

..............

주춤거리고 서있던 뻥튀기 아저씨는 자기가 실수를 한거 같다며  다른 물건으로 뻥튀기를 해 줄테니 조금만 기다리라고 했다.

황당했지만 일도 많은거 같고 사람도 많은데다 더이상 다투기도 그러해서 기다리다 아저씨가 만들어준 뻥튀기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물건은 찾았냐며 급하게 물어보는 아내에게 뻥튀기를 내밀었다.

상황 설명을 하고 대신 가지고 왔으니 그만 잊어 버리라고 했다.

 

욕실에서 머리를 감고 나오는데 아내가 불렀다.

"여보..당신은 물건도 확인해보지않고  왔어요?"

"왜?"

"왜긴..우리껀 찰강냉이인데 이건 메옥수수잖아.

이걸 무슨 맛으로 먹어요."

"아니 그럴리가  있나. 난 당연히 같은걸로 해 주는줄 알았지."

 

아내에게 핀잔을 들은 메옥수수 뻥튀기는 몇번 그릇으로 퍼 나르더니 이내 주둥이가 꼭 묶여서 한쪽 구석으로 밀려났다.

"저런 양반이 어떻게 영업은 하는지 참 미스테리한 일이야."

 

 

 

 

 

 

             잡다한 물건을 넣어놓는 곳에서  찬밥 신세가 된지 오래 되었다.

 

 

 

 

 

어머, 황당하셨겠어요.
어째요 속상해서...
사모님께 혼나셔도 할 말이 없으셨겠습니다.
그런데 옥수수 튀밥 다 같은거 아닌가요?
찰 옥수수랑 메옥수수 차이가 뭐예요?
그냥 육안으로 구별되나요?

아무튼 속상한데 옥수수도 저리 찬밥신세니 안타까운 글 이었어요.
사실 전 옥수수 뻥튀기를 잘 먹지 않기 때문에 큰 관심이 없습니다.
그 아저씨가 실수를 했어도 속상하지도 않았어요.
까이꺼..주면 주는대로..

찰옥수수는 맛이 연하고 식감이 좋지요.
메옥수수는 크기가 크고 금방 뻥튀기를 했을때는 먹을만 하지만 시간이 조금만 가면 질기고 씹는맛이 아주 달라집니다.
육안으로의 구분은 찰옥수수 뻥튀기는 알이 좀 잘고 모양이 동그란 편이고 메옥수수 뻥튀기는 알이 커서 금방 알아봅니다.
시험에 안나는 것이니 적기장에 적지 않아도 됩니다 .ㅎㅎ
ㅎㅎ
아, 그렇군요.
그리 말씀해 주시니 구별할 수 있을것 같아요.
큰 알맹이가 좋은 옥수수인줄 알았습니다.뭐든 큰게 좋은 줄 알고..ㅎㅎ
어느때 옥수수 튀밥을 사면 질겨서 맛 없던 적이 있었는데 그게 메옥수수였군요.
이제 실수 안하고 맛있는 튀밥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ㅎㅎ
하하 어릴적 설날이면 이동네 저동네 돌며 뻥튀기 해 주시던 아저씨 생각이 납니다
온 마을 사람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 아이들은 귀를 막으며 신나해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아내의 부탁에 두말없이 임무를 수행하시는 열무김치님은 참 좋은 남편이십니다
행복하세요
하하~
말없이 수행을 하지 않으면 클 납니다요. ㅎㅎ

저도 어린날 산골에서 살았지요.
동네에서 뻥튀기 아저씨가 한분 있었는데 그분 뻥튀기 기계가 어린 생각에도 썩 성능이 좋지 않았어요.
매일 납을 녹여서 앞부분에 대고 조이던 기억이 납니다.
옥수수 튀기면 주변으로 많은량이 날라 가는데 그거 주워 먹느라 꼬맹이들이 신나했지요.
요즘 아이들이야 처다도 보지 않습니다만 당시 주전부리 과자기 흔하지 않았던 때니 그럴만도 합니다.
좋은 추억을 지니고 계십니다.
살다 보면 이런 일도 있어서 세상은 살맛나는 것 아닐런지요.
구석에 쳐박아 놓은 메옥수수 뻥튀기 절 주시면 잘 먹을 텐데요 ㅎ ㅎ ㅎ.감사합니다.
하하~
저거 이제는 못먹습니다.
거의 고무줄 씹는 맛이 날겁니다.

구세대의 전뮤물이나 마찬가지인 옥수수뻥튀기의 계절이 다가 옵니다.
아마 현세대가 지고나면 뻥튀기도 추억으로 사라질것으로 보입니다.
옥수수 튀기는 사람이 많으네요.
찰옥수수 뻥뒤기가 맛이있군요.
저는 먹어보지 못해서요.

별로 좋아하시지 않는 일을 사모님이 시키셨으니 관심이 없으셨네요.
그런경우 여자들은 속이 상하답니다.
신경을 쓰지 않아서 그렇지 아마 드셔 보셨을겁니다.
식감이 연하고 부드러운 편이지요.
찰옥수수튀밥은 옆에 있으면 습관처럼 먹게 됩니다.
하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입맛이 없어져서 밥을 잘 먹게되지 않는 단점이 있습니다.

시키면 시키는대로 말 잘 듣습니다.하하~
다른 걸로 바꿔 받으셨기에 탈없이 끝나나 했더니
거기에 찰강냉이와 메옥수수의 차이가 있을 줄이야 . . .
결국 또 주인공이 손해를 보고 말았습니다.

전 글 읽고 나서야 구별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쉽군요. 사모님이 다 쓸 데가 있으셨을텐데요 . . . ㅎㅎ
평창이나 정선들에서 심는 옥수수는 거의 찰옥수수종이지요.
유명한 홍천 옥수수도 거의 찰옥수수입니다.
찜용으로 먹지만 말리는 경우는 별로 없지요.
평창에서 좀 심었다가 말리서 겨울에 가끔 튀김용으로 씁니다.
하지만 전 별로여서 거의 먹지를 않는데 튀겨서 다른곳으로 거의 보냅니다.
올겨울 또 여러번 심부름을 해야할거 같습니다.
저도 다 같은 강냉이인줄 알았습니다..
우리 어릴적의 간식이었는데요..

아내에게 타박을 제법 들었을 것 같네요..
하지만 장터에서의 좋은 사람고 막걸리 한 잔~~
캬~~~
기분 굿~이었겠습니다..
그 장터 풍경이 떠올려집니다..^^
전 메추리고기를 저날 처음 먹어 보았는데요.
거..괜찮더라구요.
염불보다는 잿밥에 마음이 뺏겻습니다.
열무김치님!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가끔 가다 보면 황망한 일이 일어나곤 하는 곳이
뻥튀기 하는 곳이지요
저도 예전에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ㅎㅎㅎ
그래도 사람사는 냄새가 있어서 오일장은 아름답지요
그래도 막걸리에 메추라기 안주 삼았던 낭만 가득한 오일장이셨으니
다행이십니다~~ㅎㅎㅎ
사람 사는 이야기에 훈훈한 정감이 있어서 참 좋습니다
설때는 되어야 볼수 있는 광경입니다 ^^*
가끔 그렇게 섞이는 경우가 있기도 한데 글을보니 아예 작심하고 가져간듯합니다 ^^*
옛적에 학교에 갔다 오다가 뻥튀기에서 터지려고 할때 소쿠리 대는것을 보면 곁에서서 기다렸습니다
혹시나 옆으로 튀는것이 있으면 얻어먹으려고요 ㅋ
재미있는 글에 옛 기억 한자락 들추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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