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살아가는 이야기

만남

by *열무김치 2009. 9. 24.

언덕까지는 그런대로 수월했지만 고개가 가팔라지면서 온몸에 땀이 솟았다.

 

"도데체 어디야?"

 

땅바닥에 털썩 주저 앉으며 투덜대자 아내는 눈을 홀겼다.

 

"다 왔다구요."

 

커다란 나무가 서있는 바로 아래란다.

 

주섬주섬 보따리를 챙겨 들었다.

 

낡은 철대문을 밀고 아내가 들어갔다.

 

"아니 여기가 어디야?"

 

아내는 대답대신 얼른 들어오라고 손짓을 했다.

 

허름한 문을 열고 들어가자 이내 방이 나왔다.

 

문 안쪽 약간 어두운곳 구석에 할아버지 한분이 누워 계셨다.

 

?

 

"할아버지 ,저 왔어요."

 

하지만 노인분은 반응이 없었다.

 

난 들고간 보따리를 놓고 멀거니 서 있었다.

 

아내는 그러는 나를 본체도 않고 걸레를 빨아 방청소를 하고 빨래거리를 모아 세탁을 했다.

 

그러더니 나를보고 마당청소라도 하란다.

 

.....................

 

부억에 들어가 이것저것 치우고 가지고 간 보따리를 풀어 밥하고 반찬 만들고...

 

"아니, 여보, 오자는데가 여기야?"

 

"맞아. 여기가 어때서?"

 

난 아내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다 보았다.

 

 

 

아내가 그동안 어딘가를 가는 걸 알았지만 운동을 가거나 취미생활 모임을 가는 줄 알았다.

 

별 말이 없었기에 난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아침에 나가 늦게 들어오는 날이 많다보니 집에오면 피곤하여 어디 가는 것도 귀찮았다.

 

그동안 아내는가끔씩  혼자 계시는 노인분을 찾아가 청소도 해주고 설겆이도 해주는 등의 작은 활동을 한 모양이다.

 

어떤 동기로 했는지는 모르지만 사실 처음엔 좀 놀랐다.

 

집안일도 많은데...어머니도 계시고..

 

힘들지 않냐고 물었다.

 

좋다고 한다.

 

그리고 앞으론 함께 오자고 했다.

 

솔직히 얼른 대답을 못했다.

 

대답을 안 하자 아내가 말했다.

 

처음엔 다 그래.

 

 

 

 

 

정말 좋은일을 하시네요
그런봉사활동 선뜻 하기 힘든것인데
맞아요 처음엔 다 그런맘이다가
의무로 하는일은 힘들지만
마음에 우러나서 하는일은 기쁨이 되는듯합니다
그래서 봉사는 받는 사람보다
하는사람이 더 기쁘다고 하나봅니다
이 가을보다 아름답고 훈훈한 사랑나눔에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아내 분 참 훌륭 하십니다.
열무김치님 장가 잘 가셨습니다 정말...

말로는 쉬워도 몸으로 실천하기는 쉽지 않은데
이렇게 손수 봉사활동을 겁게 하시는 모습이 진정한 사랑나눔 같아 박수를 보냅니다.
읽는 저도 행복하네요.
두분께 사랑이 가득하고 행복이 사라지지 않기를....
참 대단하시네요....
절로 고개가 숙여지고 부끄러워집니다...

하지만 당장 실천할 마음이 없어보이는 제 자신이 더욱 그렇네요...

언제나 마음의 평화가 가득하시기를....^^
부끄러워집니다.
봉사는 커녕 해야할 일도 제대로 못하고 늘 터덕거리는데....
누울자리보고 발뻗는다고
같이 가보자고 하는걸보니 열무김치님 마음씨도 짐작이 가네요.
함께하는것만으로도 많은 힘이 될 듯합니다.
두 분 늘 건강하세요.
고우신 사모님 두셨네요...
많이 배우셔야 할 듯 싶습니다..
아름다움에 눈물납니다..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왔다는데 어디로 내려왔나 궁금 했습니다..
바로 열무김치님 옆지기로 내려오셨군요 ㅎㅎ~
시골 노인 문제가 심각하더군요..
앞으로 우리에게도 저런날이 이를텐데 그에앞서 너무 고마운 일을 하십니다...
말은 해야한다지만 쉽지않죠...늘 강건하시기를~~
요즘 세월에 천사가 어딨어 ??? 했더니
천사는 이렇게 이런 봉사를 남몰래 하며 ...

부끄러워 고개를 숙입니다

 

 

'살아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집으로 가는길  (0) 2009.09.26
무제  (0) 2009.09.25
리더가 되는일  (0) 2009.09.21
가을로*********** 가을 언덕에서  (0) 2009.09.18
건강의 복  (0) 2009.09.0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