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의 저작권
수 십가지 특허권을 소유한 꽃
그 저작권을 몰래 훔쳐
그림, 사진,연극, 영화, 시, 소설, 음악,철학
심지어 연애와 사랑 이별까지 덤터기를 씌워
재탕 삼탕 알뜰하게도 울궈먹는다
신이 채워준
만물의 영장 완장 하나로
가을은 우리가 변제해야 할 목록을
보여주며 독촉하다가
동지 섣달 무표정 괘씸하여 탕감을 결정한다
꽃잎에 심장을 달아야 할
내 놓을 것 없는 평생 빚쟁이들을 위해.
언제 단 한 번이라도
불혹에는 누구라도 그러하다고 퉁을 치고
지천명 오지랖은 녹녹한 세상이라고
이순에게 한 발짝 떨어져가라고 훈수를 두었다
도둑처럼 내린 무서리에
희미한 눈과 가는 귀, 어눌한 말에
누렇게 말라버린 밑둥이 드러나고서야
성치못한 이빨 사이로 새어 나온 말
언제 내가 단 한 번이이라도 삶의 편을 들어준 적이 있었을까
신의 지적 설계는 처음부터 불안과 불신의 도면을 그려놓고
탈출구는 작게 그려넣었다
남 몰래 도주를 하고 싶어도
점점 눈물이 많아져 마음 뿐이다
다행인 것은
눈물이 그리 짜지 않아서 오래도록 흘릴수 있다
지난 일기를 다 읽을 수 있도록.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