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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

가을 시장

by *열무김치 2023. 8. 27.

 

 

 

 

 

 

 

 

혹서에 멍든 群像들이 찾아온 새벽거리

삶의  편린(片鱗)을 찾아 기웃거리는 새벽장터에

얼굴을 붉힌 여름 끝이 앉아있었다

 

그래

나도 그렇게 익고 싶어

곡간 구멍으로 드나드는 골방쥐처럼 

삶의 숟가락을 내려놓지 못하는  본능으로 산다고 해도 

가끔은 황금빛 석양을 가슴에 품고

시월 구절초에 눈물짓는 청아한 사람이고 싶어

 

더러는 흥정을 하고

더러는  낡은 벤치에 기대어

한 잔의 쓴 커피로 맞는 늦여름의 일탈

붉은빛 하나로 바꾼 가슴의 바다로

그렇게 가을은 밀물처럼 밀려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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