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습작

가을 이야기 7..가을을 팝니다.

by *열무김치 2021. 10. 3.

 

 

가을을 팔아요.

살다보면 소가지  될테니

갈바람 부는  하늘 고즈넉한  날에

2-1번 버스를 타고 횡성으로 가요.

 

장마당에 퍼질러 앉은 가을이  흥정을 붙이거든

장터 국밥 한 그릇 사준 셈 치고

부르는 대로 줘요

꼬깃한 거스름돈

눈 가늘게 뜨고 개평이오.

가을도 웃고  주름진 세월도 웃고

 

 

 

 

 

 

 

 

 

 

가을을 따라

그냥 걸었다.

 

구비를 돌아서니

반반한 가을도 별 수 없었는지 

화장기 빠진 핼쑥한 얼굴로

호수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가을이 왔지요
강원도는
아침에는 꽤나 쌀쌀해요
보일러를 틀어야 할만큼 기온이 떨어졌습니다.
겨울준비에 감기 몸살을 걱정해야 할 시기가 됐네요.
저렇게 화려한 가을을 파는군요...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요?
얼른 가서 사고 싶지만 형편이 허락하질 않습니다.
저 아니어도 살 사람은 많겠지만 안타깝긴 합니다.
열무김치님이 사신 가을이 저런 것이군요...
저걸 누가 살까 싶어 물어보았습니다.
돌아온 대답이 더 낭만적입니다.
약용이나 어떤 필요성에 의해 사기도 하지만 엣날이 그리워 사는 사람도 있답니다.
생각해보니 그랗기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빛 좋은 저 꽈리는 약용보다는 장식용으로 쓰는 경우가 더 많으니까 추억의 소환입니다.
저도 두 꼭지 사다가 현관에 걸어두었습니다.
겨우내 가을색을 볼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집에 오다가 땅콩 한되, 호박 2덩이 샀네요.
아파트 입구에서 난전 펼쳐놓고 파는 할머니가 있어서.
재미삼아 농사짓는다 하시면서도 밭이 제법 많으신지
시월 들어 매일매일 농작물을 들고 나오시네요 ㅎㅎ
강원도엔 벌써 가을이 저리 물들었군요
남쪽은 아직 시퍼러둥둥합니다.
기온이 급하게 떨어졌다고 해도 남쪽나라는 11월이나 되어야 저런 모습을 보리란 생각이 듭니다.
몇 번 찾아간 남쪽의 가을이 그랬으니까요.

5일장에 가면 저런 게 팔릴까 싶은 물건들을 놓고 파는 나이많은 어르신들이 보입니다.
가끔저도 아내의 만류를 뿌리치고 삽니다.
사진을 찍기도 했으니까 모델료는 주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반반한 가을도 민낯일 때도 있고 핼쓱하게 아플때도 있지요.
가을 한 광주리 사고 싶습니다.
쓸쓸한 맘에 무엇이라도 채워 넣고 싶어지니까요

가을이 핼쓱해지는건
지금처럼 비가 자꾸만 내려 그런것도 같네요
맘이 그런가요...ㅎ
시월들어 비가 자주 내렸지요.
그바람에 농작물이 타격을 많이 받았습니다.
올 가을김장 작황이 예년같지 않네요.
늦더위에 잦은비로 생육에 이상이 생긴 곳들이 많더군요.
벌써부터 주부들의 김장걱겅이 시작되었습니다.

시장에 가면 전 저런 것들이 눈에 띄어서 큰 생각없이 사는 바람에 아내의 핀잔을 듣곤 합니다.
사진 촬영을 하고 모델료 준다는 생각으로 사지요.
그냥 기분이 좋아지니까 철이 없다고 봐야지요.

하순으로 갈수록 날씨가 좋아진다는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주홍색으로 곱게 물든 꽈리가 눈에 확 반갑네요.
어렸을적에 계집친구나 사촌은 저것으로 꽈리를 불었던 그 추억의 기억이 아슴합니다.
재주도 좋아요. 어찌 속을 파내어 혀끝으로 돌려가며 꽈륵꽈륵~ 소리를 내는지
요즘 유행하는 오징어 게임에 꽈리불기 한가지 넣으면 우수수 탈락들 할것 같아요 ㅎㅎㅎㅎ
가을을 팝니다.... 장날이면 가을을 살수가 있는....장터의 구수한 입담이 그립네요.
자꾸 게을러지고 눙쳐지는 마음일랑 장날에 장터 한바퀴 돌아내고 국밥 한그릇
게걸스레 먹고 나면 팽만한 포만감에 세상 뭐 부러울게 없을듯한.... ㅎㅎㅎ
'가을도 웃고, 주름진 세월도 웃고" 열무김치님 마음을 한바가지 퍼담아 갑니다 ^^

저도 그 생각을 했습니다.
참 재주도 좋다.
하여 제가 해 보았습니다.
아내의 지도(?) 를 받아 꼭지부분에 작은 구멍을 내고 조금씩 조금씩 안의 내용물을 짜내고 불어보니 되더군요.

놀거리 먹거리가 별로였던 때에 아이들에게 사랑받던 놀이문화가 추억속으로 사라집니다.
태어나자 마자 디지털기기 속으로 빠져드는 아이들이 복을 받은 세대인지는 세월이 더 흘러야 될 것 같습니다.

오징어 게임에 꽈리를 잘 짜내어 꽈르륵 소리가 잘 나도록 부는 사람에게 살아나 다음 게임에 들어갈 수 있는 항목을 넣는다면 대박을 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본문보다 필통님의 댓글이 더 재미납니다.
아직 팔 가을이 남아 있어서 다행입니다
정겹게 꽈리도 파는군요
오일 장날
장터엔 필요한 물건을 구매하로 오는 사람도 있지만 옛말처럼 친구따라 혹은 이웃따라 구경오는 사람도 있고 오일장이라는 추억의 소환을 위해 낭만을 따라 오는 사람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견물생심
그러다 마음이 내키면 설령 큰 필요가 없더라도 사게되지요.
저도 저 꽈리를 색감에 반해 두 꼭지 샀습니다.
화장기 빠진 헬쓱한 얼굴 색....
맞아요 어제의 양평 원주 제천 단양 산 색이 딱 그만큼이었어요.
저도 간현 유원지 주차장 한바퀴 휘 돌아보고
무미건조하게 빠져나왔었네요
간현은 왜 오셨을까요?
출렁다리?
요즘 밤마다 전자 나오라 쇼를 펼치고 있습니다.

음...
그래도 전화라도 한 통 하시고 가시지.
무미건조하게 나오셨다니 별 흥미가 없으셨나 봅니다.

'습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이야기 12..마음  (0) 2021.10.26
가을 이야기10...선  (0) 2021.10.24
가을 이야기6..가을 호수  (0) 2021.10.03
가을 이야기3..가을 비  (0) 2021.09.29
8월이야기4...시선  (0) 2021.08.2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