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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가을이야기13..가을 넋두리

by *열무김치 2020. 10. 7.

"산초기름으로 부친 두부가 먹고 싶은데 좀 부탁 해."

"두부도 없고... 그때 당신이 사 온 산초 기름병 어디다 뒀어요?

귀찮더라도 당신이 좀 해 먹어요."

아내는 산초기름 냄새를  몹시 싫어한다.

심드렁한 아내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두부를 사러 갔다.

냄새가 강하니 다른 프라이팬에  구웠으면 좋겠다는 말에 베란다에 잠자고 있던 시커먼 프라이팬을 찾아다 산초기름을 붓고 검은콩으로 만들었다는 두부를 구웠다.

"어때요, 보기는 이래도 맛이 끝내준다니까.  싫더라도 일단 한 번 맛을 보시오."

"난 싫소이다.  냄새만 맡아도 머리가 아파요."

 

쩝..

거무튀튀한 두부구이가 보기엔 좀 거시기했지만 좋다고 혼자서 다 먹었다.

 

 

 

시골 5일장에서 산초기름 한 병을 10만 원을 주고 사 왔다.

진짜배기라고 하는 말에 귀가 얇은 나는 얼씨구나 하고 샀다.

가격의 문제보다  산초를 따시던 어머니와 멍석이 떠올랐고 더구나 자연산이라니 이건 횡재다 싶었다.

산초기름을 판 할머니의 주름진 얼굴이 믿음을 더했다.

"이거이 진짜배기여. 요즘 진짜배기 읍지. 이놈 따다 말리고 짜느라 고상 엄청 했지."

"10만 원이면 싼 건 아니네요."

"그 거이, 고상한 거 생각하면  암것도 아녀."

나는 산초 기름병을 신줏단지 모시듯 정성스레 싸가지고 왔다.

 

전지가 없어 참기름 들기름을 구경하기 힘들었던 초등학교 시절

어머니는 들기름 대신 산초기름을 짜서 반찬을 만들어 주셨다.

야산 여기저기에 잘도 자라던 산초나무

구월 중순에서  시월 초순이면 나무마다 윤기가 반드르르한 산초열매가 입을 벌렸다.

그 녀석들을 따다가 멍석 가득하게 말리면 까만 열매들은 마치 보석처럼 빛났다.

그러나 기름을 짜는 건 보통 문제가 아니었다.

독특한 향으로 인해 방앗간에서 잘 짜주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짜가지고 온 산초기름은 아무에게도 환영받지 못했다.

휘발성 강한 다소 역한 향으로 인해 기름을 넣고 반찬을 만들면 아무도 먹으려 하지 않았다.

나는 산초기름으로 만든 반찬을 먹지 않겠다고 떼를 썼다.

엄마가 왜 고소한 들기름 참기름으로 반찬을 만들어 주시고 싶지 않으셨을까.

그럴 수밖에 없었던 어머니를 우리는 야속하게만 생각했다.

 

불과의 세월을 건너 변덕을 부린다.

참기름 들기름은 비교 대상이 아니지.

향도 기가 막히고 한 번 맛을 들이면 헤어나지 못한다는  나름의  미각을 내세우며 산초기름 애호가가 된 것이다.

어린 시절 산초기름에 대한 극한 비호감이 건강에 좋다는 한 마디에 간사하기 그지없는 입맛도 손바닥 뒤집듯 태도를 바꾼다. 

산초나무나 산초열매는 얼굴색 한 번 바꾼 적이 없는데  사람만 변한 것이다.

 

" 겨울 오기전에 평창장에 얼른 가 보시요.

분명 그 할머니한테 산초기름 대 여섯 병은 있을 걸.

당신이 가면 아주 반겨 줄 거야."

 

 

 

가을 입학식

앞으로 나란히..

 

 

 

 

 

 

가을 말리기

 

 

 

 

도란도란...

 

 

 

 

 

 

날 보고 웃어요~

 

 

 

 

 

 

 

 

 

 

하늘 바라보다 이렇게 됐어요.

 

 

 

 

곧 뒤따라 갈게요.

 

 

 

 

 

"결혼을 안 했으면 몰라도 10년이 넘었는데 둘이만 살거니?"

조카 내외는 창밖을 물끄러미 바라다보았다.

뒤통수를 긁던 조카는 가만있기가 그랬는지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리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다니는 직장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고....  아이를 낳아 기를 자신이 없어요."

.............................

지금보다 훨씬 어려웠을 때도 아이를 낳아 잘 길렀는데 왜 그러느냐 라고 간섭을 하면 꼰대(?)가 되는 세상이다.

윗사람에게 제일 듣기 싫은 말 중 하나라며.

"그래, 둘이서 예쁘게 사는 것도 나쁘진 않지."

나와 아내가 웃자 조카 내외도 따라서 빙긋이 웃었다.

 

"당신 실수했어요."

"뭘?'

"등잔 밑이 어둡다고 당장 우리 집에도 독신주의 싱글인 올드미스가 있잖아요. "

 

 

 

 

 

 

 

 

 

 

그랴서...

내가 혼자 산다니깐..

 

 

 

 

 

 

 

저는 이제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아이 낳으라는 말 안하려 합니다

결혼이 늦은 듯한 미혼의 조카들에게 결혼 안할거니? 말보다
결혼한 젊은 부부에게 가장 해서는 안 되는 말이 된것 같아요 .

사정이 이러한데 연세드신 분들 복지는 자꾸만 좋아지고
젊은이들 결혼과 출산 육아 희망은 희박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 두꺼비는 왜 혼자래요??
저희 결혼시엔 혼자서 외벌이 하며 살았습니다
한 5년 정도 지나니 후배직원들은 혼자 버는 것이 불안한지 대부분 맞벌이 신부를 택하더군요.
약사, 선생님등
시대가 변하니 비혼주의에 결혼 해도 자식없이 살겠다니 ...
젊은 세대가 용기가 없고 이기적인 면이 없잖아 있습니다.
다가올 운명에 도전하며 역경을 이겨보겠다는 의지없이 고생을 않겠다는 .
마지막 가는 길이 자식은 커녕 조카도 없다면 누가 도와주며 외로움을 어떻게 감당하려는지.
강아지가 해결해줄까요
본인들의 인생이니 결혼하라 애들은 언제낳냐 얘기하지 않습니다.
단지 참담한 건 이래저래 대한 민국이 서서히 침몰하고 있다는 거지요.





산초기름이 있나봅니다
가루로만 내어 먹는 줄 알았네요
향이 강해서 호불호가 심할 듯 하네요^^
추석 명절은 잘 보내셨지요?
아침 저녁으로 좀 쌀쌀해진 날씨입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 챙기시는 날 되십시오~
고운 10월 되십시오.
공감 백배입니다^^
우리집에도 아들이 결혼한지 3년이 되어가는데 아직 소식이 없네요.
말도 못하고 속만 태우고 있답니다.
가을은 왔는데 이 가을이 가기전에 기쁜소식 받고 싶어요...ㅠ
산초기름이라니 저는 처음듣는 기름입니다.
부인께서 그리 싫어하시는데,혼자 고집피우시고 사오셨네요.
산초열매가 저희 집에 있는 남천나무열매 비슷해요.
익으면 아주 빨간 빛이 곱지요.
크리스마스때 장식으로 몇가지 꺾어 병에 꽂았었지요.

제 큰딸은 지금 네번째 아기 예정일이 가까와 병원가려고,대기중입니다.
미국은 부모나 본인들도 편하게 결혼을 하는데,
한국은 결혼하기도 힘들고, 더군다나 아기 낳는 일도 힘들다니
뭔가 결혼때 드는 많은 혼수비용이나,아이키우기 힘드는 사정들이
고쳐져야 할것 같은데,좁은 땅에 경쟁이 치열한 나라라 안타깝네요.
까맣게 익은 산초를 보기라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다니는 산길의 산초나무는 앙상한 가지만 뻗어 있습니다.
봄에 새순이 나면 효소를 담근다고 극성스러운 사람들이 몽땅 잘라갑니다.
참 무서운 세상입니다.
산초기름 냄새가 나는 것 같습니다.
산ㅊ기름에 지진 두부...정말 귀한 음식이지요
그 산초열매 따기부터 얼마나 힘들고...가시에 찔리고.
요즘은 산초기름 자체도 어디 살 수가 없지요
어제 강의를 듣는데 재미나게 강의 잘 하는 교대 교수님이 그러더군요.
그 교대에는 데이트하기 딱 좋은 코스가 있는데 학생들이 걸어오면서 무려 14번을 입을 맞추더랍니다.
다른 교수님들은 눈쌀을 지푸리는 걸 보고 강의자 교수님이 그랬다네요.

"냅둬요. 입도 맞춰야 결혼을 하고 아이도 낳은 거 아니예요. 애만 낳아준다면야. . 이쁘게 봐 줘유~~"

요즘 출생률로만 보면 셋 낳은 저는 진짜 애국자지요. ㅎㅎㅎ

산초를 제가 사는 곳에서는 젬피(잼피)라고 하지요.
그 가루를 추어탕에 넣어 비린내도 잡고
여름에 김치에도 넣었었어요
제가 어릴 때는 거의 대부분의 집이나 식당에서 젬피 김치를 담궜는데
사모님처럼 강한 냄새를 거부하는 사람이 있어 이제는 보기가 힘든 음식이 되었네요.
고수처럼 향이 강하다 보니 호불호가 분명한 음식이 되었어요.
그래도 산초기름을 짜서 쓴다는 말은 처음 듣습니다.

아~
산초기름으로 붙이면

무슨 맛이 날까?

저도 산초기름에 두부를 부칩니다
시댁에서 가져왔어요
시어머님이 짜셔서 주신
저는 좋아해요 산초향요
장아찌도 담았는걸요 ㅎ
산초라면 추어탕 먹을때 조미료로 넣어 먹는 그걸 말하는 건가요?
양이 조금만 더 들어가도 고약한 향 때문에 먹기가 힘들던데요.
산초로 기름을 짜는군요. 그 고약한 향을 열무김치님은 즐기시구요..

요즘 젊은이들 애를 일부러 안낳는 부류도 많지만 안생겨서 못낳는 사람도 많더군요.
지인이 시험관아기를 4~5번 해도 자꾸 실패를 해서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한 친구가 38세에 첫 아이를 낳고 그 다음해에 둘째를 낳았어요.
그리고는 이제 나라에 할 도리를 했다면서 애국했다고 하더군요.
요즘은 너무 애기를 안낳아서 둘을 낳으면
애국자라고 합니다. 적어도 인구를 줄이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거죠.

아드님은 이미 애국 하셨고 따님이 문제군요.
독신주의시라면 아드님이 동생대신 둘을 더 낳아야 할듯요.ㅋ
산초와 제피는 경상도에서는 구분을 합니다.
잎이어긋나거나 마주 난다하던가 그랬지
싶습니다.

산초기를은 경북 산촌에서 자란 세대들이 어려서 식용유 대신 전 부칠 때 사용한다고,
합천이 친정인 새댁이 가져와서 실제로
사용하던걸요.
지금은 아토피에 좋다고 한병에 10만원을
한다고 하던데 정말로 그 값으로 사셨네요.
가을 이야기, 가을 넋두리.....
이제 그 나이별로 같이들 살아가는 공감입니다 ㅎㅎㅎㅎ
귀한 산쵸기름 한병 득하셨군요. 사모님께서 당연 별나다 하시는것 맞습니다. ㅎㅎㅎ
그래도 그 구박(^^)속에서도 검은콩두부를 산쵸기름에 달달 지지시고,
벌씨 후라이팬 잡으신 손목에 힘들어가고 작은 흥분에 콧노래라도 ㅎㅎㅎ
산초향이 꽤나 진하게 풍겼을거 같아요^^
산쵸를 기름 잘 안짜주니까 어느분은 올리브유에 산쵸를 푸욱 담가서리
우려내어 향만 빼내어 쓰시는분도 있다고 하네요.
(갑자기 산쵸기름이 왜이리 귀해졌나 싶어 인터넷을 검섹해보니까요 ㅎㅎ)

가을을 잘 널으시고 계시네요, 햇살 좋고요.
어제 한글날 공휴일에 당직 서느라 회사 갔다가 유리창 너머 햇살이 따숩고 좋아서 한참 졸았답니다 ^^
조카가 다녀갔군요. 거기서 한마디만 더 나가면 당연 "꼰대" 소리 듣습니다 ㅎㅎㅎㅎ
햇살좋은 가을날 입니다^^ 편안하게 쉬세요^^
산초 기름도 짜 먹는군요
선산에 갔다가 산초 몇송이 따서
술담가 놓은게 있는데
잊고 있었네요
술을 부었었나? 초를 부었었나?
기억도 가물 가물 합니다
오늘은 열어봐야겠습니다
내일이면 새로운 한주가 시작되네요^^
알차고 행복한 한주 되세요~!
가을은 역시나 수확의 계절이군요. 앞마당에 저렇게 많이 먹을것을 말리는 것을 보니
열무님.... 부자입니다.
산초기름도 처음 들어보고, 그 맛이 뭔맛인지는 모르지만...비싸요. ㅎㅎ
여하튼 두부도 부치실 줄 알고~ 굶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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