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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에이, 산소는 무슨...

by *열무김치 2018. 7. 26.

 

 

 

"산소요?

요즘 누가 묘지를 씁니까.  쓴다고 해도 뒷감당을 할 사람이 없잖아요.

그거, 아주 잘 된 겁니다. 전국의 산을 묘지화 한다고 해서 한때 말이 많았는데 저절로 해결이 되었잖아요.

죽으면 어차피 흙으로 가는건데 알고 보면 다 부질없는 짓이지요."

제초작업을 위해 아버지 산소에 갔다가  복숭아 농장을 하는 사람에게 들은 말이다.

 

사진에 보이는 대를 내려 쓴 산소자리는 구세대의 잔유 물로 남았다.

경험을 해야 한다는 지론에 추석 전에 아들아이를 불러 함께 벌초를 한다.

직장생활에 매달린 아이들을 부른다는 게 마음에 걸리지만 별다른 방법도 없어서 그렇게 하고 있다.

고집스레 벌초를 하지만 이 일이 얼마나 가려는지 모르겠다.

조상의 무덤에 대한 초자연적이거나 유전적 집착이 있는 사람들도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이유로 벌초대행사에 맡기는 일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조상의 묘를 잘 쓰고 관리해야 후손들이 잘 된다는 祖上神에 대한 믿음으로 전국의 묘지들은 그런대로 관리가 되었다.

그러나 그 기조가 급격하게 무너지는 모양새다.

방치되는 묘지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전국의 장묘공원도 새로운 입주자가 현격하게 줄고 있다는 소식이다.

사망자 대부분이 화장을 하여 뿌려지거나 납골당에 안치 또는 수목장을 치르다보니 생기는 현상이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가신 조상의 몸을 화장하는 일은 아주 부득이한 경우를 빼면 후손으로서는 해서는 안 될 관습법이었다.

 

 

단 몇 십 년의 다리를 건너오면서 우리들의 의식주나 사고방식은  죽은 조상들이 살아온다면 불호령을 넘어 치도곤(治棍)을 당하고도 남을 모습들이 되었다.

조상을 받들던 중간 세대들은 정작 자신은 그 반대에 설 처지가 됐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도 바쁜 신세대들은 부모에 대한 시선이 사뭇 직선적이어서 손익 계산이 분명하다.

좀 심하게 표현한다면 그들에게 조상의 묘지나 조상신에 대한 문제는 디지털문명에 흡수되어 인수분해가 되어도 그만인 무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저런 산소자리 말고...

어디 제법 값 나갈만한 땅이나 남기시지.

젊은이들이 살아가기 고단해지자  캥거루족이라는 신조어가 생기더니 많은 유산을 남기는 부모가 갑 이라는 우스개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급격하게 늘어나는 노후세대들을 바라보는 후대들의 시선들이 곱지 않다.

당대 토양의 자양분으로 자라난 세대지만 현격하게 달라진 문화를 접하게 된 그들에게 폭넓은 이해를 구할 수 없는 처지다.

잘 먹고 잘 살아야 된다는 바탕은 깔아주었지만 이에 따르는 삶의 가치관을  심어주기엔 역부족이었다.

 

 

 

살아온 세월이 다르고 삶의 방식이 달랐던 구세대들이 부동산 광풍과 거품놀이로 알맹이는 쏙 빼먹고 정작 후대들이 나누어야 할 파이에 숟가락이나 들여밀 욕심많은 세대로 변질되고 있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세월이 변하면 삶의 방법도 변하는 게 순리지만 우리는 그 짧은 세월에 엄청난 사행착오의 다리를 건너고 있는 중이다.

 

 

 

 

 

 

 

좀 엉뚱한 이야기 같지만,
죽고 나면 제사를 반드시 지내야 할까요?
매장 또는 화장을 해야 할까요?
저는 이런 문제들을 골똘히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저의 부모님의 흔적은 흔히들 납골당이라고 부르는 곳에 안치되어 있는데
그곳까지 운전한 나이 많은 택시기사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아직 젊으셔서 일년에 몇 번 씩 들르시지만 앞으로는 이 일조차 힘들어지겠죠.
매장은 물론, 납골당 같은 곳에 유골을 두어서는 안 돼요. 무얼하려고 자식들을 귀찮게 해요?
요즘은 납골당 같은데서, 단지에 담긴 유골 재에다 살충제를 뿌리기도 한데요.
제 말은, 죽으면 납골당 같은 곳에 두는 일, 그런 흔적을 만드는 일조차 후손에게 피해가 된다는 말이지요.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사람이 죽으면 모두, 티베트나 중앙아시아 알타이족처럼 조장鳥葬을 해야 해요.
우리 인간은 짐승 고기를 먹으며 평생을 살잖아요.
그러니 죽을 때는 우리 몸을 짐승이 먹게 해야 평등하지요.
그래야 평등한 게지요. 동물원 육식동물에 줘도 좋고요.”

저는 그 말을 듣고 웃고 말았습니다.
인도 북부나 티베트 등지에는 지금도 조장을 하는 모양인데
최근에는 독수리 등이 사람 사체를 잘 먹지 않는답니다.
아마도... 사람이 방부제를 하도 많이 섭취해서
방부제 덩어리의 사체를 짐승마저 꺼려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하..
방부제 덩어리..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쥐나 새, 고양이가 뭐든 막 먹는 거 같아도 가공식품은 잘 먹지 않는다고 하네요.
그녀석들도 뭐가 해로운가는 아는게지요.

그 택시기사의 말은 좀 섬뜩하군요.
우리가 짐승들의 고기를 먹었으니 마지막이라도 우리몸을 내어준다는 말은 그럴 듯 한데 ...
말씀처럼 주어도 안 먹을 겁니다.
정말 우리몸이 오염이 심하잖습니까.

우리대 까지는 제사도 지내고 산소도 쓰고 벌초도 합니다만 이 세대가 지고나면 거의 사라질 걸로 보입니다.
제례문화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는 세대들로 채워질테니까 이 흐름은 거부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어처구니없다고 할지도 모르지만 저도 한동안 당연히 매장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지냈습니다.
아내가 화장 얘기를 할 때마다 지나가는 소리로 들렸습니다.
그러다가 "스티프"라는 책을 읽고 매장에 대해 급격한 혐오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시체가 썩고 벌레가 득실거리고 액체가 흘러내리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그 책은 정말 매장에 대해 소스라치게 놀라게 했습니다.
화장도 화장이려니와 그 '잔해'에 대한 생각도 또 변하고 있습니다.
귀가 얇아서 그런 걸까요? 어쨌든 그렇습니다.
그러실만도 합니다.
쇠파리나 일부 벌레들이 극혐의 대상이지만 걔들이 없으면 죽은 사체나 물질들이 썩을 수 없으니까 알고보면 고마운 청소부들입니다.
일부 매장된 시신이 수분이 많은 곳에 매장되거나 어떤 특수한 환경에 놓이면 부패가 진행되지 않아서 외려 후손들에게 짐이되는 경우가 더러 있지요.
저도 그런 경우를 보았는데요.
사람이 죽으면 부패되어 빨리 흙으로 가는 게 좋다라는걸 그때 알았습니다.

이젠 매장 좋고 나쁘고를 떠나 이미 매장한 묘도 파헤쳐서 다시 화장을 하는 시대니 선택이 없어지게 되었습니다.
제가 산을 많이 다루었지만 한때는 조상의 묘를 쓰겠다고 산을 사겠노라 다니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전무하다시피 합니다.
그냥...
모두들 화장해서 산에 뿌리던지 납골당에 넣는데 요즘은 수목장도 많이 합니다.
누구나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니 사회의 흐름대로 가는 수밖에 도리가 없겠다 싶습니다.
우리세대들 중에서 친구 남편들이 내 살아서 정리하고 가야 한다면서 윤달이 드는 해에 산소 정리해서
납골당을 선산 산소가 있던 곳에 만들어 두거나, 아니면 산소파서 화장해서 평장으로 가까이 가까이 다시 묻어 주기도 한다 합니다.
그 이야기가 나오면 화장한 재를 한지에 사서 펑장 하는 곳에 모셨다는 사람, 그래도 항아리에 재를 넣어 모셨다는 사람들로 의견이 갈립니다.

그래도 변하기 시작해서 그렇지 결국은 납골당도 서서이 도태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화장하고 후대에게 짐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데, 하늘이 아빠가 그러던데요.
그래도 보고 싶을 때 찾아 갈 곳은 있어야지요라 했지만, 저그들이 50대가 되고, 60대가 되면 바꾸어 질 것입니다.

요즘 그렇게 하는 후손들이 많아졌습니다.
벌초도 안하고 산소관리가 잘 안 되니까 알고보면 자기들 편하려고 그렇게 하는거지요.
납골당도 처음의 마음과 달라서 한대만 거쳐도 거의 가지도 않는다고 하니까 이런 시각으로만 본다면 그래도 산소가 있다면 꿈에 떡 맛 보기라도 선친의 묘를 찾아갈텐데 하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하나 아니면 무자식 세상이니 당장 자신의 발등도 닦기 바쁜 세대들에게 요구를 할 처지는 아니지만 기제사를 일일이 챙기기 힘들다고 어느 한 날에 모아 한꺼번에 지내는 걸 보고 기암을 했습니다.
이렇게 생각을 하는 자체가 올드라는 증거겠지만요.

말씀처럼 그래도 힘들고 외로울 때 찾아갈 곳이라도 남겨야 하는데요.
참 각자의 사정 생각이 다르니
변화는 시대에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생각해두어야지요
저도 얼마전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하고

시신기증 하려고 대학병원 가서 서류 가져오고
가족관계증명서, 등본 떼고 서루 작성해서 동의자 두명이 필요하더군요

그래서 아이들한데 싸인을 부탁했더니
둘다 노우해서 그 서류 접수하지 못했습니다
이유를 대더군요

또 이 세상은 변하겠지요
저는 아직도 시신기증은 찬성합니다
훌륭한 생각을 지니고 계십니다.
나이들어 자신의 처지에 대한 으향의 각자 다르겠지만 점차 선택권이 좁아지고 있습니다.
사 후 묘지를 쓰는 문제가 한 세기도 지나지않아 급변했듯이 우리의 사 후 문제도 지금보다 더 감소하게 바뀔 것으로 보여집니다.

저 역시 비비안나님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다 보니 저도 생각이 많습니다.
친정엔 고향 가은에 선산이 있는데 여기 저기 복잡해 숙부게서 납골당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래야 했을까도 싶습니다.
차라리 수목장으로 했으면 어땠을까 생각이 들구요.
자연으로 돌아 가면 좋은데 말입니다.
땅좁은 우리세대는 또 어떤??//
이 문제는 또 오르지 애들에게 숙제로 남겨야 하나 싶구요.
더운 날씨에 어찌 지내십니까.
오늘은 태풍의 영향인지 바람이 좀 불어서 어제보다 낫습니다.

수목장이 대세로 굳어져 갑니다.
점차 그 방향으로 갈 것 같습니다.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워낙 많으니까 도리가 없지 싶네요.


7월이 끝나네요.
앞으로 20여일 지나면 폭염도 끝나겠지요.
비가 그립습니다.
저희 친정은 일찌기 돌아가신 김수환 추기경님이 의견을 내신 흔적 남기지 않기 운동에 동참해
돌아가신 순서대로 큰 올케언니 .큰오빠. 어머니. 모두 화장해서 바다에 뿌렸습니다.
그러노라니 저도 자연히 어디에 뭍히고 들어앉고 하는것엔 관심조차 없지요
죽은후에 일을 제가 왈가불가 할수 없는 일이지만
아이들이 원한다면 저도 수목장이 좋을듯합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가 작은오빠네로 가시고 나서.
올케가 형제들에게 살갑게 하질 않고 하니 자연히 가질 않게 되고
며칠전 어머니 기일도 아버지따로 성당에서 연미사를 드렸을것이고
저는 저대로 연미사 신청해서 따로 드렸습니다.
그리고 성당을 안다니는 다른 형제들은 잘 모르겠어요 어떤 날인지나 알고 지냈는지..
그렇게 사랑했던 어머니의 기일도 그렇게 지냈네요
우리도 이런데 ..우리의 후세들은 어떨런지요..
제 생각은 살아있을때 잘하고 살고
죽은후에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전 애들에게 늘 그렇지요 ..엄마 죽으면 수도원에 어느정도 예물을 넣어놓고 연미사 많이 드려달라고요.
이심전심입니다.
장소와 붕위가 좀 다를 뿐 대부분 비슷해요.
저의집은 여전히 옛 방식대로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하고 합니다만 저에서 그칠 것 같은 예감입니다.
그렇다고 당장 그만 둘 수도 없는 일입니다.
말씀처럼 죽은 후의 일을 미리 예단할 수도 없고 그런다고 될일도 아니지요.
당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가치관에 따라 정해지는 복불복이 아닐까 합니다.
묘봉을 만들고 산소 관리를 효심으로 하는 문화는
이제 우리대에서 끝나는 것이 옳다 싶습니다.
어디 묘봉 뿐이겠습니까
제사 문화도 그렇습니다
어느 후손이 제사를 달가운 마음으로 받아 정성들여 음식을 차리고
자정 넘은 시간에 제를 올리는 일을 아직도 제대로 하고 있으려나요.
자정 넘은 시간에 제는 초저녁 제로 바뀌었고
년중 몇번씩 올리던 제사날도 년 1.2회로 간추리고 있습니다.
묘봉도 제사날도 없어지는 것이 맞다 싶고
죽은 다음 쓰다 남은 신체의 일부 그나마 아까운 부분 있으면
꼭 살아야 하는 누군가에 기증으로 자연스레 그렇게 변해야 옳다 라고
목소리 높이고 싶어지네요.

딩동~~
대부분 저와 비슷한 생각입니다.
다만 제례문화는 간추리되 전승할 것은 남아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저와 아내는 여전히 년 중 제사를 다 모시고 벌초도 하면서 미련스레 삽니다만 사실상 이런 일은 제 선에서 끝이날 것 같습니다.
말씀처럼 제 코 앞 닦기도 바쁜 아이들이 누가 그렇게 하겠습니까.
그냥 세월의 흐름데로 가야지요.

신체기증은 저도 생각중입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통신사가 서로 다르다는 게 이렇게 큰 벽이군요.
묘지가 국토를 잡아먹는 건 공감하지만 저도 실은 아직까지 화장이 맘에 드지 않습니다.
전 아직도 촌놈인 모양입니다. ^^
- 청청수 -
반갑습니다. 청청수님

정말 그렇습니다.
보통 네이버블로그들이 로긴을 하지 않으면 들어갈 수가 없으니 마음과 달리 보기만 하고 옵니다.
아무래도 네이버블로그를 활성화 해야지 싶습니다.

저 역시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만 .
하여 어머니 산소자리도 미리 정해 두었지요.
하지만 바람대로 흘러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젠 구실도 생겼고 웬만하면 그런데 신경을 쓰지 않으려는 세상이니...
내용에 공감합니다.
불과 50년 남짓한 세월에 수백년의 세월이 무색하게 안중에 없어지고만 요즘 입니다.
묘자리도 후손에 듬뿍 남겨둔 재산을 얹어 넘기면 모를까..... 자칫 잘못하면 무연고묘로
남의 발에 짓밟힐수도 있으니.... 남골당에 봉안된것도 몇십년후면 (또는 연장회비 안내거나하면)
남의 일꾼들에 의해 퍼질러 묻어버릴것 같아요....100년후에 내 묘가 무연고묘로 안되라는 법은 없으니.....
할아버지 개념도 옅어지고 본인이 아버지가 되야한다는 개념도 적어지니....
갑 아버지를 제외한 을,병,정아버지는 맘편히 화장하라고 일러주는게
차라리 나을상 싶다는 생각도 드네요 ,
헛허허허 그렇다는겝니다. 속상한맘이지만 어쩔수 없는 변천 같습니다
반갑습니다.
비슷한 시대를 살았으니 하신 말씀에 더욱 공감이 갑니다.
저도 경남, 경북 등 사방에 묘지가 흩어져 있어 해마다 벌초문제로 여러 날을 다녀야 합니다.
제가 하고 있으니 아직은 탈이 없겠지만 제가 가고나면 문제가 될 것 같아서 마땅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 세대의 마지막 임부가 될 가능성이 커졌네요.

재산 듬뿍 얹어서,,,
하하..
아버지들의 제일 큰 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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