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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

봄, 골목, 그리고 쉰

by *열무김치 2016. 4. 13.

 

 

 

 

 

고무신에 놋그릇만 주면 엿이 생겼다.

엿장수 맘대로 쳐주던 쫀득한 엿

잔설 심심한 언덕배기에 아지랑이 기웃거리면

봄보다 엿장수를 더 기다렸다.

찌그러진 엿판이 이고 온 곰살맞은 햇볕

고무신과 나이롱 과자는 선 본지 몇 해라

헤프게 웃어도 이쁘기만 했다.

 

꽃비내린 거리에서 그윽한 얼굴을 하곤

목마와 숙녀를 읊조린다.

쉰 봄날은 잡을 수 없는 게 너무 많아

놋그릇과 바꾸었던 달달했던 봄으로 기억하여야 한다.

몇 해일까

주판알 튕겨본 봄날이 사뭇 서운하여

골목으로 달아나는  기억들을 붙잡아 그림을 그린다.

아직 짜보지도 못 한 물감들을 일렬로 늘어놓고

 

 

 

 

 

쉿~

비 개인 하늘이 훔쳐갈지 몰라

선 보는 마당인데

촉촉한 입술연지가  마르기 전에

봄, 그대를 끌어안고

부드럽게 입 맞추어야 하는 시간

 

그늘에 숨어 

몸이나 좀 식히고 나오지

눈치없는 숙맥아

 

 

*(야생화) 피나물꽃

야산이나 깊은산 중턱에 습기가 많은곳에 주로 자생한다

줄기를 꺾으면 피같은 액체가 난다하여 피나물이란 이름이 붙었는데 이름과 달리 독성이 있어 먹어서는 안 될 독초에 속한다.

가끔 어린순을 나물로 이용하기도 하는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개화하기전의 모습은 흡사 튜울립을 연상시킨다. 진통, 거풍, 이뇨등의 한방약재로도 쓰인다.

 

 

 

 

 

 

 

 

 

 

 

 

 

시를 읽으며 옛날 추억으로 줄달음칩니다
엿바꿔 먹다가 경을 쳤지요
예전엔 단게 귀하니 왕사탕 하나 사주시면 조금 굴려 먹다가 부엌선반에 얹어놨다가 또 꺼내 먹고
닳아 없어지는 사탕이 어찌나 아쉬웠는지요
고무신이나 낡은 놋그릇 철제고물을 엿으로 바꾸어 먹던 때가 있었지요.
도무지 달달한거라곤 전무했던 시절.
설탕제품의 과용으로 비만과 질병을 걱정해야하는 지금의 눈으로 본다면 박물관에 가있을 이야기입니다.

달달한 맛은 전에나 지금이나 인기가 많습니다.
봄과 함께 찾아온 엿장수의 신나는 가위질에 봄이 더 기다려지곤 했는데요.
봄을 맞고 보내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같습니다.

산바라지에 고생이 많으세요.
열무김치님 댁은 사는집이셨나 봅니다.
놋그릇을 엿으로 바꿔먹고..ㅎㅎ
아부지가 밭에 쓰시려고 둘둘 말아놓은 철사 뭉텅이째로 가져다가 엿 바꿔먹었어요..
아버지 뒤안으로 여기저기 철사뭉치 찾으러 다니셨고요..

엿판에는 엿만 있는게 아니였어요.
열살남짓한 계집아이들 눈 홀리게 아름다운
목걸이며 팔찌 색색 머리핀은
보기만 해도 황홀지경이였지요...
엿장수 아저씨가 떠나고 나면
그날은 그 목걸이 하나 걸치고 다니는 아이가
대장이였어요...
잊고 있던 옛 시절이
이곳에만 오면 자꾸 들춰져서 그립고 행복합니다. ^^

마치 사진을 들여다 보는 듯 합니다.
팔찌, 머리핀, 참빗..
어머니가 참빗을 사서 머리를 빗겨주곤 하셨지요.

오고가는 봄날이 달달했던 봄을 불러내었습니다.
윤슬님의 댓글로 오늘 하루는 맑음입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참 정겨운 모습을 그렸습니다.
사라져가는 엿장수의 뒷모습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써 바라보며 저 멋진 분이 언제 또 오시려나 하던 일이 떠오릅니다.
사진도 그림 같습니다. 한때 카메라를 들고 작가연하던 이들이 오늘날의 이런 사진들을 보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합니다.
엿장수를 무던히도 따라 다녔는데요.
가위로 쳐서 잘라주던 허연 엿맛이 너무도 달콤해서 꿈을 꾸기도 했었습니다.

연일 미세먼지로 다니는 내내 목이 아프고 눈도 따갑습니다.
이것 참..보통일이 아니군요.
거기도 그렇다면 이제 갈 곳이 없네요......
저 엿 바꾸려고, 멀쩡한 냄비 가져다 주고 엿바꿔먹다가 쫓겨난 사람도 봤습니다.(ㅎㅎ)(ㅎ)
엿이 뭐라고...
크크..
바로 저예요.
어떻게 알았을까나.
열무김치님이 윤술님글에 달은 답글에서 참빗 하니 참 그시절엔 참빗이 없음 안되엇었지요..
왜냐고 물으신다면..ㅎㅎㅎ 다들 아실거지요 ㅎㅎㅎ
그땐 다 떨어진 고무신도 그냥 버리는게 없었지요
그래도 저희 어려선 산업화 바람이 불어 앞뒤로 공장들이 생기고 하숙들을 치고 공사현장에서 나오는 버리는 못 철사같은것들이
많았었죠..
그땐 도라무통 뚜껑으로 현장 아저씨들이 용접으로 붙혀다주셔서 밀가루 개어서 국화빵이란것도 해먹고 그랫었어요
밤만되면 아이스케키 장수가 아이스케키나~하드...하고 외치고 다니곤 했었지요

그래서 지금도 가끔 아이스케키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ㅎㅎ

열무님 덕에 추억여행을 떠나보게 되어요

아래꽃은 피나물꽃인데..사진을 확대해서 찍어셔서 그런가요
꼭 튜을립 비슷하니 우리 꽃꽃이 재료로 쓰면 좋을것 같아요 ㅎㅎ
노랑색은 봄의 색 같에서 기분이 참 좋아져요..


요즘은 일부로 볼려고 해도 없는데..
아이스케키 먹고싶네요.
작대기가 끼워져 있는.

피나물꽃은 개화하기전의 모습이 자세히 보면 튜울립 같습니다.
꽃송이가 그리 작지는 않지만 무리를 지어 피어있는 모습을 보면 마치 노랑나비가 날라가는 듯한 느낌을 받지요.
꽃꽂이용으로는 좀 그렇지만 화분에 심어 놓으면 괜찮습니다.
저녀석은 외양과는 다르게 독성이 있어서 나물로 막을 수는 없답니다.
엿장수가 왔는데 바꿀 것이 없어 엿판 보며 침만 흘리던....
아이고! 참 못살던 어린시절의 봄날이었습니다. ㅜㅜ
하하..
그러셨구나.
야속했던 엿장수.
꿈같은 옛날이야기입니다.
논 갈고 밭 갈다가 못이나 짧은 철사 한토막이라도 나오면
아버지는 그것을 주머니에 넣어 오셔서 넌지시 건네주곤 하셨어요.
우리는 그것을 들고가 엿 바꿔 먹었었지요.

항상 넉넉한 양은 아니어서
나는 늘 남동생에게 양보 했더랬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그때의 엿가락 맛은 기억에 없네요 ㅎ

물 먹은 피나물꽃 ...
톡 건드리면 화알짝 ~~~~~~~~~~` 피어날것 같습니다 ㅎ

누님의 모습 같아서..
누님도 제게 많은 걸 양보하셨지요.
이제 팔순이 다 되어가는 아주 오래전의 누님이 되었습니다.

철사, 못, 양은냄비
요즘 흔하게 보이는데 값이 참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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