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 아홉번째의 생신을 맞으신 어머니 (왼쪽). 딱 10년 차이가 나는 장모님과 함께
"어머니 생신인데 놀러 오세요."
"아이구 야야, 생신이고 뭐고 내가 더 죽겠다. 온 몸땡이가 다 아파서 꿈적거리기도 귀찮아여.
어무이한테 안부 전하고 너그들끼리 잘 해서 묵거래이. 내 묵은거나 진배 없으이."
경상도에 계시는 팔순이 가까운 큰 누님의 전화 목소리다.
고령시대다.
원하던 원하지 않던 인생 100세시대를 맞았다.
눈부신 의학의 발달은 앞으로 생명에 대한 게놈그래프를 어떤 모양으로 그려낼지 예측하기 힘들다.
앞으로의 삶이 내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성서에 나타나는 최고령은 아담 이 후 에녹이라는 사람의 후손인 무드셀라 라는 인물인데 969세를 향유하였다.
오늘날의 상식으로는 믿기가 어려운 1세기 가까운 세월을 살다 갔으니 가히 전설적인 인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성서속의 인물들 역시 노아 홍수 이후 급격하게 생명이 단축된다.
믿음의 조상이라고 불리는 아브라함이 175년을 살더니, 탈 애굽을 이끌었던 모세는 120년으로 줄고, 우리들이 익히 알고있는 다윗왕은 오늘날 평균 연령과 비슷한 70세로 확 줄어든다.
성서속의 이야기니 믿고 안 믿고는 독자의 몫이지만 900세의 나이에서 그의 10분의 1도 되지않는 70세의 나이로 변했다는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구의 환경이 상당한 영향을 끼쳤을거라는 추측과 아직 과학이 발견하지 못한 생명에 대한 비밀이 숨겨져 있을거라는 예측을 하지만 분명한것은 과거보다 평균수명이 획기적으로 늘었고 앞으로 계속 늘어날거라는 것이다.
오래사는 것에 회의적인 사람들이 많다.
질좋은 삶이 아닌 다음에야 오래사는 것이 축복이 아닌 불행이라고 여기는 탓이다.
그러나 모진것이 생명이고 어찌 할 수 없는 것 또한 노년의 삶이다.
노골적인 얘기가 되겠지만 노년으로 갈 수록 삶에 대한 애착은 짙어진다.
이것은 당사자의 욕심이 아닌 본능이 시키는 일이다.
오래 사는것에 관해 회의적인 생각이 짙은 사람도 막상 닥치면 별 수 없다는 얘기다.
짥고 굵게 살다가 적당한 시기에 가겠다고 호언장담하는 사람도 보았다.
꿈에 떡 맛 보기로 정말 그렇게 실천을 하는 사람도 있을게다.
자신에게 닥친 삶의 각박함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어떤 형태가 되던 자신의 선택뒤에는 남겨진 사람들이 겪어야 할 아픔이 너무도 크고 경우에 따라서는 씻을 수 없는 댓가를 치루어야 한다.
주변으로 들려오는 극단의 선택이 불러 온 가슴아픈 이야기들이나 고독사 등은 때로 상식적으로 설명이 되지않는 전파력이 생겨나기도 하고 모방심리를 부추기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의 생을 어떤 방식으로든 살아야 한다.
내게 주어진 인생을 생활의 얽매임 없이 최대한 즐기다 가려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난다.
결혼이나 자식문제, 나아가 필연으로 다가 올 노년의 삶에 연연하지 않거나 아예 무시해 버리는 사람들이 시간이 갈 수록 늘어난다.
혼자 살기에도 벅벅한 지금에 굳이나 이런저런 일들을 벌려서 젊은날 피곤하게 살 이유도 없고, 생일 잘 해 먹겠다고 여드레를 굶을 필요가 있느냐는 시선도 만만찮다.
할 수만 있다면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각종 사회의 규범이나 도덕적인 틀, 인과관계의 도리등에 연연하지 않고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다가 간단하고 단순명료하게 생을 마감하는일도 결코 나쁘지 않다는 시각이다.
이는 첨단을 달리는 물질문명이 만들어 낸 어두운 그늘이라고 둘러대기엔 어딘가 앞 뒤가 석연치 않지만 빠르게 변하는 세상을 따라가기에 고단한 사람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얘기다.
한창 피어나는 스무살때의 생각은 사회에 발을 딛기 바쁘게 곧 퇴색되어 버린다.
그리고 또다른 꿈을 꾼다.
불혹을 지나고 지천명이 되면 전혀 다른 방향의 이방인이 되어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노년의 모습이 딱 그렇다.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다가 끝까지 가면 얼마나 좋으랴.
도적같이 다가온 노년은 염치도 없이 젊은날의 이야기들을 모조리 거짓말로 바꾸어 놓는다.
하나 더하기 하나가 둘이 된다는 공식이 맞아떨어지지 않는 노년의 삶은, 충분하게 즐기고 살았다고 자부하는 젊은날들에 대한 타협에 매우 인색하다.
얍삽하기 그지없는 노년은 어두운 골목길에 숨었다가 어찌할 수 없는 결정적인 날에 슬그머니 두꺼운 얼굴을 내민다.
참으로 애석한것은 시간세계안에서 누구라도 이 과정을 피할 수 없음을 알게 될 쯤에는 이미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넌 후이다.
그게 문제다.
그럼 어떡하라는거냐.
뭘 어떡하겠는가.
신이 우리에게 명하고 짐지워 주신대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가르치고 사랑하고 부모를 알다보면 쭈글쭈글 늙어질테고...
그렇게 순리대로 살며 스스로를 인정하는 일이다.
독불장군으로 살 수 없음은 자신도 부모를 덧입어 세상빛을 보았고 마땅히 나 아닌 후대에게도 그 빛을 보여주어야 하는 까닭이다.
아무리 세상이 살기 힘들어졌다곤 하지만 가족을 이루고 공동체안에서 자신의 노후를 맞이하는일의 본 모습이 없어진 건 아니다.
모두들 자유롭게 살겠다고 개인주의로 설치다가 얼마 지나지 않은 가까운 시일에 머리 허연 회색빛 노인들만 득실거리는 세상이 되었다고 생각해보라.
그때는 생의 철학이고 뭐고 백약이 무효인 잿빛 가득한 암울한 세상이 될 것이고 이는 신에게 받은 바 우리모두의 직무유기다.
세상이 시키는 일이니 시대에 발 맞추어 가야 한다고 합리화 한다면 가는데 까지 가 보는 수 밖에 도리가 없다.
그러나 그렇게 둘러 대면서도 우리들의 가슴은 서글프고 아프다.
그것은 곧 밀어닥칠 남이 아닌 자신의 일이기 때문이다.
어머니를 두 분이나 모시고 사는 복 ? 인이십니다
100세 시대를 이렇게 가까운곳에서 만나는 군요
사진으로 뵈어도 아주 정정하시고 고우십니다
생신을 축하드립니다
아내분도 열무김치님도 복 받으실 겁니다
*** 팔순이 가까운 큰 누님의 말씀이 내 귀에 들리는듯 멈추며 토닥토닥해드리고 싶어집니다
어찌되었건 우리네 인생 모두들 건강 건강해야 된다는 생각밖에는 ...?
칠십도 반고개를 훌꺼덕 넘었고
이제 무엇을 어찌하면서
불려갈 때까지 버티나 그것이 캄캄함이네요 ...^^
그러면서도
자식들의 공경을 받으시는
노년의 어르신들을 뵈오면
참 복이 많으시구나 여겨지지요
효도하시는 자손들껜
두손이 저절로 모두어지구요
생진을 축하드립니다 ...()...
어머님의 생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장모님은 90이 다되신 분 같지 않게 정말 정정하고 고우십니다.
열무김치님과 아내분이 효자 효부라서 어르신들이 스트레스 없이 건강하게 장수하시는것 같네요.
열무김치님과 아내분,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두 분, 복 많이 받으실거예요^^
어머님 99세 생신 축하 드립니다..장모님도 여기서 뵙기론 건강해 보이시네요..
두분 참 곱게 늙으셨습니다..
열무님 어머님께서 장수하신데는 효자,효부를 두셨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요즘 나이들게되면 으례 요양원으로 보내지는데...그곳에 가게되면
자식들에게 버림받았다는 생각에 얼마 못사신다고 합니다..
이게 현실이고 우리의 미래 입니다..
오늘 절친의바깥 사돈이 소천하셨는데 인도네시아에서 사업하시는 재계 10위안에드는 재벌총수이십니다..
작년에 건강검진에서 백혈병초기란 진단을받고 약으로 관리하시며 별 지장없이 활동하시다
일년에되서 다시 검진을 받으셨는데..검진받으시는중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다네요..
100세 시대에 향년 80세로 세상을 뜨셨으니 좀 이른감이 없지않습니다만 생로병사의 순리를
누구라도 거스를수가 없으니...세상부귀영화가 <헛되고 헛되니 모든것이헛되다>라는.. 성구가 생각납니다..
잠안오는밤...주절거리다 갑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안부 놓습니다
어머님께서 白壽를 맞이 하셨군요
마음 내려 축하 드리오며 앞으로도
건안하셔서 오래 오래 선생님의 곁에 계시기를 기원 하옵니다
이렇듯 요즘은 백세 시대가 실감이 가는 것 같습니다
장모님게서도 정정 하시군요
두분 모두 앞으로도 건안하시기를 바라오며
늘 가정에 큰 축복 가득 하시기를 기원 합니다, 선생님!
저 없는 불방 지켜 주심에 감사드리며
다녀 갑니다, 선생님!
- ★ 미다스 kan7ry
- 2016.03.15 16:15 신고
- 수정/삭제 답글
오래도록 자식들곁에 계시라고...
건강하게 사시라고..덕담을 드려도
손사례를 치시는 어르신들의 마음을 왜 모르겠어요...
자식들 고생시킬까 걱정하시는 마음이 장수하고 싶은
인간의 마음사이에서 번민하시는 것이겠지요..
들깨가루 넣고 된장 풀어 쑥국을 끓여 드시지 않겠느냐고~~~
설레게 하고
웬지 희망에 부풀게 합니다.
봄!
봄은 청춘의 상징이기도하죠?
청춘은 피가 끓고
웅비의 힘 샘솟게 하니까요.
고운님!
이 봄에 가슴 한아름 봄을 품으소서.
올리신 작품 감사히 봅니다.
사랑합니다.
늘샘 / 초희드림
모두가 이제는 내일이기에 많은 생각을 하게됩니다.
어머니 아버지 돌아가실때 우리는 80쯤 살다가 가자고 둘이서
말한 기억이납니다.
우리 할아버지도 82세이고 수술도 많이 했지만 건강합니다.
아이들 고생시키지 않고 데려가시라고 기도하며 삽니다.
요즘은 카톡가지고 노느라 브로그에 일주일에 한번쯤 들어옵니다.
눈이 많이 나빠지고 손이 저려서 글쓰기가 힘듭니다.
오른손을 너무 많이 썼나봅니다.
일주일에 두세번 침을 맞지만 낳지를 않아요.
이제는 모든병이 낳지는 않는다고합니다. [비밀댓글]
그동안 인사드리지 못해서 죄송했습니다.
오늘이 밤과 낮의 길이가 거의 거의 같다는
춘분(春分)이지만 “꽃샘추위“에 건강 잘
챙기시기 바라며, 사랑과 기쁨이 넘치는 즐겁고
행복한 저녁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아픔은 말로는 못한답니다.
흔하디 흔해 지겹게까지 느끼는
말을 하지 않았다고
그토록 아파하진 말아요.
하고픈 말 다하고
살수는 없답니다. 아끼고
아낀 그 한 마디. 사랑한다는
그 말 쉽게 하는 것
정말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진실은
가슴속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불친님 주말 어디로 꽃나드리 다녀오셨는지요
남녁은 지금 매화꽃과 산수유꽃이
만개하여 상춘객들을 유혹하고 있네요
주말 마무리 잘하시고
가족과 함께 저녁 맛나게 드시기 바람니다 ,,,
내가 오래 살아서 자식들에게 도움이 되는걸까?
아님....
삶은 늘 ???표를 남깁니다...
세상에 나오는 것도 세상을 떠나는 것도
다 신의 뜻임을 그 의미가 있음을....
자녀들이 효자 효녀라 건강한 가정을 만들어가리라
생각든다. 아무쪼록 늘 건강하면서 행복하시길..
99세 생신 축하드리며, 내년 100세때는 더 멋진 생신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100세라면....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잖아요. 노인은 도서관이라고 하던데...
얼마나 대단하신 분이며, 험난한 우여곡절을 견디며 살아온 생인가요.
그것만 보더라도 훌륭하신 삶입니다.
저는 할머니이와의 추억이 전혀 없기에~
이렇게 연세드신분들 보면, 먼저 지나온 옛날이야기를 듣고 싶어집니다.
99세의 어머니이시라면...
굳이 믿고 싶지 않지만
그럼 열무님도 연세가 대략........난감입니다. ㅎㅎ
아프고 기억 잏ㄹ어 병원에서 짐승처럼 살고싶지는 않네요
두분 어머님과 장모님이 살아게시니 마음 부담도 많이 되시고 걱정도 되시겠네요
그래고 살아게시니 돌아가신 것보다 좋치요
어머님 생신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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