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를 구우며
마누라 집 나간 날
청승스레 고등어를 굽다.
장날 해거름
기껏해야 쩐 고등어 마린데
싱겁게 키만 훌쩍한 미루나무 아래서 아버지를 기다렸다.
땅거미와 함께 돌아온 아버지 얼굴은 어둠속에서도 붉었다.
허리춤에 매달린 아버지보다 더 반가웠던 시커먼 생선 두 마리
구죽하니 비가 내리고
산안개 멋 적게 내리는 나지막한 초가에서
꿈에 떡맛보기로 고등어를 굽는 날
꾀죄죄한 남매들은 정지깐이 잘 들여다 보이는
찌그덩한 툇마루에 죽치고 앉아 코를 실룩거렸다.
시커먼 보리밥에 고등어 대가리는 놋그릇 긁는 소리로 금 새 숨어 버리고
머리꼬리 자르고 반 잘라요?
아니, 아니요. 머리도 주세요.
어두일미는 무슨
입맛만 살아남은 쫀쫀한 영감이 되어 가는 게지
비오는 날
온 마을을 뒤덮던 그 비릿한 입 다심을 당신이 알리가 없다.
대가리 반쪽으로 고봉 밥그릇 뚝딱 비우던 애절했던 눈빛을
아유, 이 냄새
고등어구이는 이게 탈이야.
배부른 호들갑에 슬픈 고등어
다시 바다로 가고 싶다
아주 먼 옛날 소년을 따라가고 싶다.
저희 냉장고 냉동실에서 꿈꾸고 있는 고등어도 구워먹어야 겠습니다.
예전에는 아버지들이 장에가서 자반고등어를 사들고 오셨지요.
냄새난다며 호들갑을 떠는 사치는 요즘 사람들의 배부른 소리지요.
호호호... 고등어가 바다로 다시 가고싶다는말에 웃음이 납니다.
그 시절은 오일장을 드나드는 것은 엄마들 보다 아버지들께서 하셨지요.
그리고 오일장을 가시면, 국밥집에 앉아서 국밥 놓고, 밥 말아 배도 채우지만, 오랫만에 만나는 인근 동리의 친구들과도,
매일 얼굴 맞 대면하는 동네 친족간도 알미늄 주전자에 막걸리 놓고 국밥을 떠 먹는 것으로 안주 하시고들 술에 취한 것인지?
아니면 늘 고달프게 살아도 늘 살림은 늘 양식 걱정 해야 하고 하는 생활을 내려 놓아서 풀린 것인지,
집으로 돌아 오시는 길에는 얼굴에 취기가 남기도 하고, 맘에만 취기가 남기도 한 그런 날이였어도,
노 부모님 모신 분들은 소금에 절인 생선이 오래 되어서, 고등어 생선살이 타박 타박 할 정도의 한손(두마리)를 사서 가져 오셨지요.
그 시절생선 비린내가 어디 싫어 할 냄새였습니까? 비린내 나는 넘의 살은 맛만 있었고, 한 점이라도 얻어 먹는 날의 아이들은 너무도 좋아서
밥 다 먹고도 얼굴에는 웃음기가 남아 있었지요.
그 시절이 그려 지는 시 잘 읽었습니다.
옛날에 지푸라기 꾸러미에 달랑달랑 고등어 사들고 오는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아유 이 냄새"
그럴만도 한 생선이죠. 먹고 나서도 그렇지 않습니까?
저는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아니 그 정도는 참자고 합니다. 건강에는 제일 좋다고 하니까요. 우선 살아야 하니까요. ㅎㅎㅎ
그러고보면 온갖 것들이 생각나게 하는 시입니다.
저의 집도 고등어를 구으면 냄새 난다고 주방문을 열어놓곤 합니다.
그러면서도 줄기차게 고등어를 구어 먹습니다.
요즘 브랜드를 자처하는 고등어에 일본산을 기피하다보니 어느날 스타가 되어버린 노르웨이 고등어가 상한가를 치고 있지요.
얼마전에 딸아이가 노르웨이를 다녀 왔는데요.
그곳에서도 노르웨이 고등어가 유명하냐고 하니 구경도 못했답니다.
아마 노르웨이 국민들은 고등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국산보다는 기름기가 더 많아서 한국사람 구미에 맞는 편이라 노르웨이 어민들이 춤을 출지도 모르지요.
산골이었던 구미 선산에서 먹어본 생선이라곤
정말 고등어 밖에 없었어요
지금도 제일 맛있는 생선이 고등어죠
- ★ 미다스 kan7ry
- 2015.10.18 16:24 신고
- 수정/삭제 답글
다른생선은 머리속에 잘 떠오르지도 않는군요..^^
사진속 고등어도 참 맛있게 생겼읍니다~~
아린글귀에 저도 아립니다
원피스가 꿈에서라도 좋으니 한번 입어보고 싶었던 그 소녀를 위해서
지금 저는 거의 매일 원피스만 입습니다
부산에는 '고갈비'라는 음식이 있습니다. 고등어 갈비....
고등어를 팬에 구워서 위에 양념간장을 뿌려 먹는 음식인데
학생시절 모두들 돈이 없는 관계로 값싼 고갈비를 안주로 막걸리를 먹곤 했습니다.
만취하여 구토를 하면 그 비린내가 사방을 진동시키곤 했습니다. ㅎㅎ
막걸리를 자주 마시고는 했지요
지금도 남아있는 인사동 초입에 있는
집에서요
그시절이 그리워지네요
예전 후암동 살 때에 엄마가 늘 가는 고등어와 아지만 파는 생선가게가 있었지요
엄마가 석양무렵 시장에 심부름을 보내면 냅다 달려가서 고등어 한손을 사오곤 했습니다
연탄불위에 지글지글 굽는 소리에 엄마 아직 멀었어 하면서 달겨들든 삼남매였습니다
시골 살때는 장작을 때고 난 숯불에 고등어를 굽곤 했는데 먹는 즐거움도 있지만 굽는 과정에서 나는 냄새가 아주 환상적이었지요.
아지라는 말을 들으니 아울님이 같은 공감세대임을 느낍니다.
고등어와는 좀 다른맛이 나는 아지..
저도 진짜 이름이 전갱이라는 걸 오랜후에 알았습니다.
언젠가 어머니 같이 나온 프로 있었는데...어머니와 고등어의 주인공인 어머니는 고등어 안드신다고 해서 헐...하면서도 참 시적이구나...창의적이구나 했었죠...서울대 출신으로 기타도 대학가서 배웠다고 했는데...얼마나 많은 히트곡을 만들었고...후배들이 헌정음반을 만들 정도이니요...요즘 연기도 잘하시구...주말 잘 보내세요.
고등어에 대한 시를 잘 읽었어요. 생선 중에서는 고등어가 식사재료로도 시제로도 가장 인기있는 것 같아요.
비싼 갈치는 (까칠)한 가시를 발라먹기 성가시지만, 고등어는 두툼한 살을 내어주니 어심(漁心)이 후덕합니다.(인심은 좀 그래서(ㅋ))
시를 쓰는 사람은 아니구요.
열무김치라는 닉은 제가 열무김치를 너무 좋아하다보니..
시장에 가면 얼마든지 살수있는 고등어.
어린날에 참으로 머나먼곳에 있었다는 생각입니다.
좋은 한 주 열어 가세요.
감사 합니다.
열무김치가 잘익어서 맛있어서 다들 ....입맛을 다시는 중이십니다.
한분 한분 댓글들이 너무 훌륭하십니다.
다들 고향으로 돌아오셔서 추억을 말씀하시는것 같습니다.
언덕님과 파란편지님 블러그에서 자주 뵈었지만
오늘 처음으로 마실 왔습니다.
이 고등어 시가 열무님 작품인가요?
너무나 좋아서 고등어 구이와 고봉밥을 먹듯 입맛다시며 '
몇번을 읽습니다.
즐겨찾기 추가 합니다. ㅎ
요즘 고등어 맛은
전혀 달라요.
빈곤했던 저의 유년시절 고등어는
가족중 누군가의 생일날이어야만
맛 볼수 있는 금태두른 유일한 맛이었답니다.
아직까지 그 어떤 맛도
그 시절 고등어 맛과 비교 할수 없네요.
아침식탁에 냉동실에 얼려둔 자반을 올려냐 겠구나..
문득 생각났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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