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길..
잔뜩 찌푸리던 하늘이 불만을 쏟아내며 수채화를 그리다.
정작 장마철엔 시큰둥하던 비가 8월 중순이 넘어서 심술을 부린다.
벼가 패고 과일이 당분을 저축하는 요즘에 내리는 잦은비는 처 삼촌 벌초 하듯 내키지 않는 손님이다.
남녁은 물폭탄이라고 표현 할 만큼 많은 비가 쏟아졌다는데 중부 내륙은 가뭄 해소만 될 정도로 가랑비가 찔끔거린다.
아직도 강과 저수지는 바닥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어서 남녁은 비 피해로 고생이라는데 이곳은 비가 더 내리길 바라고 있다.
사람 마음이 이렇듯 종잇장 처럼 얇다.
내릴만큼 내린 남녁은 이제 그만하고 아직도 충분하지 못한 중부지방에 좀 나누어 주기를.
"말이지, 이제 고향 모임에도 나오지 말까봐."
"갑자기 왜?"
"골프는 알지도 못하고 ,안다고 해도 나같은 처지에 .."
"에이, 그냥 흘려 들으면 되는거지. 그걸 뭐 그렇게 깊이 생각해요."
"그래도..듣기좋은 꽃노래도 삼세번이지.. 그냥 고향사람 그리워서 나온건데 뭔가 어색하네."
"저도 골프 잘 몰라요."
이후로 그양반은 모임에 나오지 않았다.
"골프모임 한 번 만들지.어때? 한달에 한 두 차례 만나서 필드 나가는 거."
몇사람 말고는 심드렁한 표정이 역력함에도 OO장은 만나면 골프모임 만들자고 한다.
좋은 일이다.
그게 뭐 어때서.
고향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모임이 꼭 고향 이야기만 하라는 법은 없다.
그럼에도 아직 우리들은 먼 옛날, 그저 그렇게 별 볼 일 없이 살았던 누추했던 삶들을 기억하고 그리워 하며 그 습관을 떨쳐 버리지 못한다.
골프를 치자는 말에 놀라 모임에 나오지 않는 소심한 그 마음이 저 초가을 풍경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은건 왜인지 모르겠다.
작은 농사를 짓고있는 밭으로 가는 길
길 옆으로 매년 코스모스가 핀다.
어느 할아버지가 심은 것이다.
가끔 물을 주는 모습을 본다.
"정성이 대단 하셔요. 매년 하시는거 보면.."
"내 좋아서 하는거지 뭐..이런거라도 해야 우리집 한 번 볼 거 아니여. 안그러면 나같은 영감탱이 쳐다 보기나 하겄어?"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말이 실감이 간다.
장모님이 매년 걸어놓는 말린 찰옥수수.
바람에 잘 마른 저놈을 걷어다 튀밥을 튀긴다.
옥수수 기를땐 한번도 오지도 않던 사람이 먼저 걷어가는 때도 있다.
눈 내리는 겨울
이제 그만 둘때도 됐으련만, 입안 심심할때 아직도 옥수수 튀밥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올드 세대다.
봉평 가는 길
고속도로가 나면서 태기산 방향으로 가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
대신 한가한 가을 풍경을 만나기엔 더없이 좋은 길이다.
비록 인공물이지만 태기산 정상엔 풍력 발전기가 많이 세워져 있어서 멀리서 바라보는 풍치가 제법 괜찮다.
김하정의 노래 중에 '사랑'도 좋았고 '야생마'도 괜찮았지요.
처음 블로그를 시작할 때 사진 잘 찍는 분들이 참으로 부러웠습니다.
저의 깊은 짝사랑에 어느 분은 제가 좋다는 사진을 메일로 보내주기도 했지요.
낭만고양이님, 벤자민님, 시월나비님 등이 유독 기억에 남습니다.
선생님의 사진은 맘껏 기교를 부린 그분들 사진과는 달리 평범해보이면서도 뒤돌아서면
다시 생각나면 깊은 멋이 있습니다.
유려한 필체는 두 말 할 것도 없고 말입니다.
코스모스에 물을 주시는 할아버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말씀에 동감을 표해봅니다. ^^
전 사진을 가공하는 재주도 없고 그럴 마음도 없습니다.
원본을 가지고 전혀 다른 사진을 만드는 세상이니 마치 한 여인을 성형을 통해 다른사람으로 만들어 버리는것과 비슷 합니다..
사진을 촬영하다보면 역시 보이는 자연이 사진보다 훨씬 아름답다는걸 느끼게 됩니다.
그 자연물에 인공적인 힘을 가한다는게 어쩐지 미안해 집니다.
일기예보를 보니 남녁은 또 물폭탄 수준의 비가 내린다고 엄포를 놓던데 이번엔 무사히 지나가기를 빌어 봅니다.
올린 노래가 참 오랜된 노래인데 공감 하신다니 비슷한 시대를 산 탓인가 봅니다.
모였다 하면 노래방에 가자고 해서 아예 안 나오는 사람을 봤습니다. 두 쪽 다 별나지만, 노래방에 가자고 주장하고 밀어붙이는 쪽이 좀 더하다는 생각입니다.
이름은 잊었지만 서울의 어느 불교계 고등학교에서 국어 선생을 하는 소설가를 흠모하던 양호사가 그 애절한 사랑을 이루지 못해 브라질인가 아르헨티난가 그쪽으로 이민을 가버렸답니다.
그냥 살았으면 좋았을 텐데 미련이 남았겠지요? 그 소설가에게 편지를 보냈고, 소설가는 답장 속에 코스모스 씨앗을 넣어보냈습니다. 가을이 되어 코스모스가 피거든 그 꽃을 보며 둘이서 걷던 그 가을길을 회상하라는 뜻이었지요.
아, 그런데 그 코스모스가 가을에만 피어나면 좋았을 텐데 날씨가 그런 곳이어서 사시사철 피었지 뭡니까? 말하자면 사시사철 내 생각만 하라는 꼴이 되어버린 거죠. 아이들 말로 하면 미치고 환장할 일 아니었겠습니까?
이건 실화입니다. 언젠가 <현대문학>에서 읽은 것 같습니다.
벌써 저렇게 곱군요.
이민을 떠날 정도로 한 사람을 사랑 했다니 그 남자가 한편 부럽군요.
웬만하면 좀 받아 주지...
어느 모임을 가던 골프 얘기는 꼭 나와서..
골프 정도는 해야 그래도 좀 살만 하다던가 사회적으로 활동량이 좀 된다는 간접적인 표시여서 가만보니 은근히 민감하게 받아 들이더군요.
전 그럽니다.
나도 골프장에 자주 간다. 그것도 유명 골프장에..
기래요? 어딜 가는데요?.
물건 대주러 갔다 왜.
그 국어 선생님은 기혼인데도 그 양호사가 학교에서 속옷까지 빨아주고 하다가 그리 됐답니다.
당시 고등학교 국어책에 그분 소설이 실려 있었다니 인기는 하늘을 찌르고 했을테니까 국어 선생님 부인도 신경을 웬만큼 곤두세우고 있지 않았겠습니까? 그러니 뭐......
사진 한장한장이 마음을 행복하게 해주며
도로 옆에 핀 고스모스가 우리를 즐겁게 해줍니다.
사진을 정말 멋지게 담습니다.
갈대도 아름답고.,곷사과
매달린 옥수수가 정겹게 대합니다.
한번 많이 내리고 말았으면 하는데 하늘이 그러질 않네요.
늘 다니는곳만 다니다 보니 보이는게 고만고만 합니다.
올해도 변함없이 가을이 다가오네요.
그러고 보니 뵈온지가 벌써 여러해가 지나 갔네요.
요즘은 고향모임도 많고 동창모임 카페모임등 참 모임이 많지요.
저는 왠만하면은 모임에 참석을 잘 하지 않습니다.
동네 고향친구들 모임은 한달에 한번씩 있는데 그 모임에는 되도록
빠지지 않으려고 합니다.
전에 텔레비전에서 집안 일은 잘 하지도 않으면서 동네나 면의 모임에는
빠지지 않고 다니던 사람이 텔레비전에 나오는 것을 본적이 있는데
부인이 얼마나 속터지던지 나중에는 부인이 동네 모임을 만들어서 회장을
하더라고요.
요즘 곡식들이 알차게 익어가고 있네요.
편안한 밤 되세요.
비오는 날의 수채화도 아름답고 고향산천 가는 길에 훤히 나있는
코스모스도 가슴을 설레게합니다
잔잔하게 일상에서 부대끼는 애틋한 이야기가
무딘 가슴에도 와 닿습니다
저 파란하늘과 고즈녁한 들녘의 아름다움은 아무나 가슴에
담지 못하는 별빛처럼 영롱한 빛깔입니다
열무김치님의 결고운 빛깔에 흠뻑 취하고 갑니다
열무김치님 사진들을 보면서는 늘, 우리 나라가 역시 참 아름다운
나라라는 생각이 들게 되어서 좋습니다. 물론 우리 자연이야 늘
아름다웠지만 전에 어떤 땐 떠오른곤 하던 별로 아름답지 않던 거리도
이젠 거의 잊혀진 것 같네요.
반팔을 입으면 아침 저녁으로 쌀쌀하니 가을이 오긴 왔네요.
일찍온 가을을 어떻게 누릴지 깊게 생각해봐야 하겠습니다.^^
초가을 풍경과 글을 읽다 보니 가슴 한 켠이 짠해지는군요
물론 세월이 변해서 고향 모임도 어떤 기류가 종성 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고향 모임은 순수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물론 취미 활동이 같은 분들은 그 분들끼리 다로 만나서 즐기시면 되는 것인데~~`
코스모스를 키우시는 할아버지의 말씀이 가슴 시리게 만드는군요
나이 들면 누가 상대도 하지 않으려고 하는 세상이니~~~
옥수수 튀밥은 겨울에는 가장 큰 군것질이었지요
연세 드신 분들이 아직도 일손을 놓지 못하시는 것을 보면 안타갑기도 합니다
저희 모친도 그렇게 일 하지 마시라고 해도 놀면 뭐하냐, 움직여야 밥맛도 좋은 거여, 하시며
들로 나가시는 것을 보면 말릴 수도 없고 난감할 때가 많습니다, 선생님!
초가을 풍경과 글 정감있게 감상하면서 안부 놓습니다
이곳은 비가 내렸어도 다행이 피해가 올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새벽까지 내리던 비가 지금은 그치고 전형적인 초가을 날씨입니다
ㅣ대로 비가 그치기를 바람하면서 오늘도 고운빛 가득한 고운 하루 되십시오, 선생님!
개중엔 눈치없이 튀는 사람도 분명 있구요.
해서 상처를 받거나 외면 당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르신 일 하려고 하시면 그냥 모른체 하는게 좋을지도 모릅니다.
말씀처럼 나름의 운동비법도 되고 시간도 보내야 하니 자식들 마음같지 않습니다.
저역시 어머니께서 뭔가를 하시면 가만 있습니다.
처음엔 저도 못하게 하고 그랬지요.
농사를 하시던 어르신들이그 일을 놓으면 병이 납니다.
도심의 아파트로 자식들 따라간 부모님들이 오래 살지 못하는 이유도 이런데 기인 한다고 봅니다.
이곳도 찔끔거리기만 했지 속 시원한 비는 오지 않았어요.
댐이나 저수지가 어느정도 차려면 비가 좀 내려야 하는데 소리만 요란하고 달라진게 별로 없어서 걱정을 하고 있답니다.
남쪽 사람들이 들으면 혼나겠지만요.
이제 가을을 느낍니다~
멋진 사진 잘 감상했습니다~ ^ ^
- ★ 미다스 kan7ry
- 2014.08.22 21:09 신고
- 수정/삭제 답글
처삼촌 벌초처럼 내키지 않는다....는 표현에 재미있기도 하고 웃음이 나오네요.
벌초하려고 날짜를 서로 맞추기가 참 어려운 것 같더라구요...
가슴에 그리움으로 남아있는 정겨운 풍경들을
한참 들여다 봅니다..
감사하다는 생각이 또 드네요...
이렇게 아름다운 가을이예요.
농촌에도 골프가
놀랍네요
그말에 놀라 안나오는 모습에
공감이 가는데요 ㅋㅋ
골프가 아직은 시간이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좀 있는 사람들이 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저는 골프자체는 반대하진 않지만 골프장을 운영하기 위해 농약을 치는걸 보고 이게 정말 보통일이 아니구나 하는걸 많이 느꼈습니다.
오늘은 어디로 여행을 가실까.
즐거운 여행기 기대해 보겠습니다.
원주에서는 내일까지 치악산 복숭아축제가 열립니다.
고향에 온 강한 느낌을 받습니다..
유년시절의 기억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군요~~
잠시지만 고향풍경에 풍덩 빠졌다
갑니다~!
제 친구들도 골프를 치는 사람들이 상당한 것 같네요.
그렇지만 만나도 골프 얘기는 안 하죠.
골프도 다 칠만한 시간과 돈이 있는 사람들이 즐기는 것이라 그런가 보다 여기지요.
농사는 많은 경우 기계화가 되었지만 아직도 삽을 직접 드는 것처럼 힘드는 일이 많아
따로 골프 같은 것으로 체력을 단련할 필요는 없다고 보지요.
나락 가마니를 들어서 던지는 것처럼 근력이 필요한 일도 많으니 농사는 체력 단련에 좋구나 생각도 해 봅니다 ㅎㅎ
물론 골프가 사교 모임 성격이 있지만 다른 방법으로 사교 모임은 얼마든지 가능하지요.
요즘은 그런 코스모스길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작년, 아님 재작년에 안흥에서 코스모스 축제를 한다길래
돌아오는 길에 일부러 눈여겨 돌아봤지만 어렸을 때의 그런 감흥은 없더군요.
코스모스 가득한 비포장도로를 감색 치마에 하얀 칼라를 댄 여고생과 함께
걸어볼 수 있다면 . . .
길 양 옆으로 코스모스를 참 많이도 심었는데..
아마 우천을 들르셨나 봅니다.
해마다 그곳에서 코스모스 축제를 하는데 도로 양쪽에 하늘거리고 피어난 코스모스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가꾼 꽃밭이라 좀 거시기 하긴 합니다만
그래도 사람들이 서정을 찾아 많이 옵니다.
목적이 있어 만든 행사지만 그래도 꽃밭을 가꾸는 그곳 분들의 정성과 꽃을 사랑하는 마음이 돋보이는 축제라는 생각을 합니다.
옛 교복을 걸친 여고생과 걸어가는 가을길...
청청수님의 마음이 읽힙니다만 그런날이 꿈에라도 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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