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시중 음식점에서 파는 그런 매운탕이 아니다.
"야, 안주거리 잡았는데 빨랑 들어와라."
오후 늦게 집에 도착해서 아침에 벌려놓은 도배 일거리를 정리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엄동설한에 어디가서 물고기를 잡았다는거야? 정말이냐?"
"엄동설한은 무슨.. 많이 잡아 놨으니 오기나 하셔."
오..반가운거.
자네들 복 받을걸세.
번갯불에 콩 볶듯 하던일을 후다닥 대충 치우곤 잽싸게 차에 올랐다.
"아니, 하루종일 돌아 다니더니 이저녁에 또 어디를 간다는거요?
오밤중에 시골엔 뭐하러 가냐고요. 돌아 다니는거 지겹지도 않소? "
아내의 말을 듣는둥 마는둥 횡하니 집을 나섰다.
허...이러다간 후일 늙어서 찬밥 신세가 될지도 몰라.
커다란 솥에 매운탕이 신나게 끓고 있었다.
잘 익은 고들빼기 김치에 여간해서 보기 힘 든 민물고기 매운탕 밥상이 그득하게 차려졌다.
메기, 미꾸라지, 꺽지, 퉁가리, 바가사리, 쉬리, 돌매자, 불거지,모래무지...
종류도 다양한 민물고기 매운탕을 실로 오랫만에 접한지라 브라보를 외치기 바쁘게 술잔이 돌고 한사발씩 퍼다가 먹기 바빴다.
"야, 천천히 먹어라. 누가 안 뺏어 먹는다."
"ㅎㅎ..너희들이야 자주 먹겠지만 난 정말 꿈에 떡 맛 보기로 오랫만이다. 반가운거.."
"사실 우리도 에전과는 달라서 여름엔 물고기 잡아먹을 틈도 없어. 오히려 겨울에 하게되지."
"이렇게 추운데 어디가서 잡은거냐? 개울가에 얼음이 가득 하던데.."
"그거야 모르는 사람들 얘기고..우리가 도사잖냐. 가기만 하면 잡아오지."
하지만 물고기가 예전만큼 없단다.
하천 정비다 뭐다 해서 준설공사를 하다보니 물고기 서식지가 많이 줄어 들었고 각종 오염원으로 흔하게 보던 미꾸라지 개체수도 눈이 띄게 줄어 들었다고 했다.
"야, 그건 너희들도 자꾸 잡아오니 더 없는거 아니냐?"
"우리가 작은 그물이나 족대로 고기를 잡는다고 고기가 씨가 마르면 엣날에 다 없어졌지.
원인은 다른데 있다구."
"그렇거나 말거나 너네들 죽으면 하늘나라에서 물고기들이 기다렸다가 즉시 체포해 가서 물고문을 시킬거야 아마."
ㅋㅋ~
그러거나 말거나..
이 많은걸 누가 다 먹나..
처음엔 그랬는데..
하지만 이런 걱정은 잠시, 술잔이 왔다 갔다 하더니 단 한시간을 넘기지 못하고 모조리 퍼먹어 치웠다.
안주가 좋다보니 소주가 술술 목으로 넘어 가는건 당연지사다.
술이 무척 약한 나였지만 이날저녁 꽤 많은량의 소주를 마셨다.
바깥날씨는 엄청 추웠지만 매운탕의 열기와 마신 소주로 인해 이마엔 땀이 줄줄 흘렀다.
"자네 골병 든거 아니야?
무슨놈의 땀을 그렇게 흘려?"
"그럴지도 모르지..골병..그거 무서운 병이라는데."
시골에 남아있는 세 친구가 있다.
어느 방송에선가 세친구라는 코믹극을 방송한적이 있는데 극중의 세 친구는 매일 말썽에 문제만 일으키는 친구였지만 매운탕을 끓여놓고 먹으러 오라고 부르는
시골의 세 친구는 농촌을 지키며 열심히 살아가는 아름다운 친구들이다.
언제 찾아가도 반갑게 맞아주고 감싸주는 어머니 같은 친구들이다.
시골 친구들을 만나면 이리저리 재거나 생각하지 않아서 좋다.
잠시 마음을 내려놓고 마음이 가는대로 대화를 하다보면 어느덧 마음이 편안해지고 자신이 고향에 와 있음을 본다.
*잘 익은 고들빼기 김치.
토종 민물고기 매운탕을 먹는일이 쉬운건 아니다.
간혹 발견하는 민물고기 매운탕집에 가 보아도 이렇게 끓여내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
그도 그럴것이 수요에 비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양식을 쓰는 경우가 많고 종류도 한정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제 제대로 된 민물고기 매운탕을 먹으려면 깊은 산골로 가야 할지도 모른다.
민물고기 매운탕이 뭐가 그리도 대단해서 산골까지 찾아가 먹는단 말인가.
민물고기 매운탕이 문제가 아니라 토종 민물고기들이 우리들 곁에서 사라진다는게 더 문제다.
그 많던 토종 민물고기들이 사라지고 강가에 노닐던 새들이 떠나 버리면 결국 우리들도 살기 힘들다.
물고기나 새들이 괜히 있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안녕 하세요.모래무지 입니다.~~
이보시게.
그런말 마시게나.
자네도 지금 좋다고 매운탕 먹었잖는가.
실컷 먹어놓고 물고기들 위하는척 폼잡지 말고 한가지라도 실천을 하시게.
최소한 민물고기 매운탕 먹은 값은 해야 할게 아닌가.
한 때 가평 어느 계곡에 남편 친구댁에 가서 쪽대를 들고 메기를 잡아서
아마도 거반 양동이로 하나를 잡은 듯 합니다
완전 씨를 말리는 게 아닌가 걱정스러울 정도로요
바로 집 앞이 계곡이었고 돌만 때리면 메기가 튀어나오고 그럼 쪽대로 바치고 있다가 걷어내고
그걸 가마솥에 넣고 밭에서 바로 따낸 깻잎 고추등을 넣고 끓인 매운탕은 일품이었는데
먹고나니 좀 미안터군요
지금도 남편은 그 때 이야기를 하면서 좀 덜 잡았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곤 하지요
그나저나 전 저 고들빼기 김치에서 눈을 빼지 못하겠네요
얼마전 경동시장에서 고들빼기 한단을 샀는데 가격도 비쌌고
실상 제대로 된 고들빼기가 아니어서 좀 실망했었거든요
┃ ┃┃┃┃┏┛ ◁▽
━ ━┛━┛━┛ ノ 。˚♡。
고운님!
안녕하신지요?
여행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설렘과 기대라는
감정이 솟구쳐 오르 듯
님의 불방으로 향한 발걸음은 설렘과 기대를 갖게 됩니다
어떤 작품으로 나를 반겨주실가 라는 설렘과 기대...
영상과 음악,
시와 문학으로 맞아주시네요
잘감상해봅니다.
구정을 앞두고 조금은 심란해지기도 하지만
님의 가내에 평화가 충만하시길 빕니다.
..ん し ろ し ぁ ㅏ し ㅣ てㅏ.
。。。。ㅇ の
〃´`)
,·´ ¸,·´`)
(¸,·´ (¸*늘봉 한문용드림
★♡ ━〓★★〓━ ♡♡ ━〓★★〓━ ♡ ━〓★
군침 넘어 갑니다, 선생님!
이렇게 의리가 깊은 친구분들이 있다는 것이
참으로 인생살이 큰 행복이지요
맞습니다, 매운탕은 여름보다는
겨울이 더 제맛이지요
그러고 보니 진짜루 매운탕 맛을 본지가 까마득 합니다
이곳은 산중이라서 큰 냇가로 천렵을 가야 하는데
이제는 그 친구들이 하나도 없으니~~~
덕분에 저도 추억의 매운탕 맛있게 으미 하면서 옛추억 한 아름 안고 갑니다
한 아름 안고 가다 보니 저도 이마에 담이 나는군요
골아서 담이 나는 것이 아니라 친구분들의 우정에 감동해서 그런가 봅니다, 선생님!
- ★ 미다스 kan7ry
- 2014.01.21 16:12 신고
- 수정/삭제 답글
이때는 아이들도 행복한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요..
모래무지를 본적은 없는 데, 메기처럼 수염이 있군요
수장해달라고유언했답니다 ㅎ
살아있을때 하두생선 매운탕을좋아해서 요 ~
그정도는아니시지요 ?ㅎㅎ
매운탕색깔이쥑~ 입니다 고돌빼기도요 ~하하
저도 엄청 좋아 하거든요.
올려 놓으신 글이나 사진이 참으로 맛깔 스럽습니다. 고맙습니다.
민물고기를 잡는 일도 쉽지는 않겠지요.
매운탕을 끓였다고 전화해 주는 친구를 둔
열무김치님은 세상을 참 잘 살아오셨습니다.
식전에 바라보는 진짜배기 매운탕과 맛깔스러운 글이
갑자기 배고픔을 느끼게 합니다.
저도 한 국자 먹고 싶은데 이미 바닥이 나고 없네요.ㅠㅠ
열무김치님!
골병들지 않게 무리하지 마시고 오늘도 따순 하루 보내십시오^^*
네 말씀 고맙습니다.
그나마 시골에서 고향을 지키는 친구들이 있어 다행입니다.
그 친구들이 고향에서 농사 지으며 자식들도 잘 길러 냈고 열심히 살고 있는 모습을 보면 보기 좋지요.
사실 고향엘 가도 아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동안 세월도 적잖이 흘렀고 예전 사람들은 고향을 떠난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가서 마음놓고 차 한 잔이라도 나눌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게 어찌보면 다행이고 행복입니다.
말씀처럼 물고기 잡았다고 불러주는 사람이 있다는게 행복이라고 생각 합니다.
저 역시 재작년까지 원주에 살았었는데
원주분이시라니 더 반갑게 느껴지네요! ^^
잠시 블로그를 구경했습니다만,
정말 다방면으로 재능이 많으신 분이 아닌가 싶군요!
사진도 잘 찍으시고 글도 잘 쓰시고요!
왠지 풋풋한 사람사는 냄새가 나는 것 같아
블로그가 아주 정겹고 따듯하게 느껴집니다.
허접한 저의 집을 다녀가시고 정성어린 댓글까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비록 온라인이지만 따뜻한 정 계속 이어지기를 기원하겠습니다!
그 쪽에도 눈이 많이 왔나요? 다니실 때 운전조심 하시고요!
좋은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
다시금 감상하면서
한 겨울에 먹는 매운탕이 감동 그 자체입니다
뜨끈한 매운탕에 소주 한 잔 하시는 그 기분~~~최고지요
이곳은 산중이라
냇가에 송사리만 있습니다
큰 냇가까지 가려면 이십여리를 물길 따라 내려 가야 합니다
중고등학교 다닐 대는 친구들과 천렵도 가끔 가곤 했는데
그 친구들은 다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으니~~
다시금 정겨운 풍경에 마음 내려 놓아 봅니다, 선생님!
모습조차 아름다운 자연의 품속에서
곱게곱게 빚어 올려주신 님의 고운
작품에 눈빛으로 가슴에 담아 머물다 갑니다.
다복하고 건강하신 목요일 되시길 바랍니다.
위트도 좋고 글의 흐름도 좋고....음식 사진은 투박하지만 정겹고....
훌륭한 포스팅 잘 감상하고 갑니다.^^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하더군요
친구가 그립습니다 너무 먼곳에 있어서
민물고기 매운탕 맛이 어떨까 상상만 합니다
저도 요즘 민물고기 생각이 간절 합니다.
민물고기 잡으러 가려고 해도 쉽게 시간이 잘 나지를 않네요.
고기도 골고루 좋은 고기들을 많이 잡으셨네요.
저는 매운탕 보다는 조림을 해서 밥비벼 먹는걸 좋아 하는데
여러명이 먹기에는 매운탕이 최고지요.
매운탕 끓여 놓고 불러주신 친구분들이 계셔서 좋으시네요.
설명절은 가족과 함께 친지들 모시고 이웃들과도 좋은 시간 되세요.
늘 건강 하세요.
게다가 친한 분들과 함께 하는 자리니 금상첨화일 듯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이런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사람들이 전체의 0.5%가 될까요?
그참... 퇴근 시간 다가오는데 괴롭기 짝이 없습니다. ^^;;
몸이 이렇게 되면서 어째 매운 걸 못참는 체질로 변하긴 했지만 그러면서도 언제나 그쪽으로 눈길이 가는 걸 참지 못하는 편입니다.
사무실 직원 중에 연천에 부모님이 계시는 젊은이가 있는데, 제가 연천에서 멋진 민물 매운탕을 먹어본 적은 있지만, 그게 어딘지 기억하지 못해서 매운탕 잘 하는 집 좀 알아봐 달라고 오래 전부터 사정을 하는데도 이 친구 그 말을 할 때마다 그러겠다고만 하고 도무지 답이 없습니다.
아마, 그럴 것 같기도 합니다.
'알아봐 주었다가 엉터리라고 하면 괜히......'
- 시중에서 파는 그런 매운탕이 아니라는 선언문 보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분명히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사랑하는벗님들강건하시고 평안하시길바라며 즐거운마음으로보내시길빕니다
하늘나라는 지옥보다 더한 곳일세!
기차 여행 중 한 노신사가 앞에 앉은 젊은이와 대화를 나누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신앙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며 질문했다. “
젊은이, 예수님을 믿고 있는가?”
그러자 젊은이는 가장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예, 잘 믿고 있습니다.
저는 당구나 사교, 도박에 관한 말이라면 듣겠습니다.
그런 이야기는 긴 여행의 지루함이나 덜어 주죠.
그런데 주일날마다 목사님 설교를 듣는 것도 진절머리나는데,
이런 곳에서까지 당신 설교를 들어야 합니까?”
노신사는 빙그레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젊은이, 하늘나라에 가면 끝도 없이 예수님 말씀을 듣는다네.
그 곳에는 술집도, 도박장도, 당구장도 없다네.
젊은이 말대로라면, 하늘나라는 당신에게 지옥보다 더한 곳일세.”
만일 예수님을 따르는 것이 오락보다도, 도박보다도 즐겁지 않다면,
예배를 드리는 것이 어떤 사교 모임이나 파티보다 기쁨을 주지 않는다면,
당신에게는 예수님과 영원히 거하는 천국이야말로 ‘지옥’인 것이다.
하늘나라로 옮겨지기 전에 먼저 당신의 근본이 바뀌어야 한다.
하나님의 뜻을 기뻐하며 주님과의 동행을 가장 사모하는 마음으로.
그런 심령의 변화를 일컬어 ‘거듭남’이라고 한다.
당신은 성령으로 거듭났는가?
세 친구 분들의 우정이 더 돈독해 지셨겠습니다.
즐거운 시간이었던건 말 할필도 없이 다 알겠네요.^^
재밌는 글 잠 감상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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