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집에서 떨어진 나뭇가지들
'여보, 나 상품권 받았다. 것두 2만원짜리야."
저녁을 준비하던 아내가 싱글벙글이다.
"웬거야?"
한전에서 주고 갔단다.
"한전에서 왜 상품권을 주는건데?"
"까치집 신고하면 주는거래."
"고뢔?"
콧노래를 부르는 아내의 표정에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집앞에 커다란 전봇대가 있다.
해마다 까치가 전봇대 꼭대기에 집을 지었다.
아침마다 전봇대에서 떨어지는 나뭇가지를 치우며 위를 쳐다 보았다.
저녀석 저기에다 집을 지으면 안되는데..
얼마 뒤 한전에서 이를 발견하고 까치집을 치웠다.
알을 낳아 새끼를 부화 했는지는 잘 모른다.
워낙 높아서.
올해도 변함없이 집을 짓는다.
위에서 떨어지는 나뭇가지들이 적잖다.
좀 불만스러웠지만 쟤들도 봄맞이 신혼방을 꾸미는것이니 예쁘게 보아주기로 했다.
올려다 보니 전기와는 큰 상관도 없을것 같고.
"아무래도 안되겠어. 여간 성가신게 아니야.
저거 위험하다던데..
아내가 한전에 신고를 했다고 했다.
퇴근무렵 집앞에는 커다란 트럭이 와 있었다.
이내 사다리 박스가 올라가고 까치집은 철거가 되었다.
"그냥 두시면 안되는겁니까?"
화재의 염려도 있고 이로인해 단전의 위험도 있다고 했다.
한전에서는 골칫거리라고 했다.
직원들이 돌아간 뒤 까치 두마리가 전봇대위에서 요란하게 울어댔다.
또 집을 짓는다.
누가 이기나 해보자는것 같다.
위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또 치웠다.
저놈 고집도 대단하구만.
그날 오후, 지어가던 까치집이 다시 헐렸고 예기치 않은일이 벌어졌다.
까치가 죽은것이다.
어떤 사람이 총을 들고 와서 전봇대에서 울어대던 까치에게 총을 쐈고 까치는 최후를 맞았다.
아내는 그광경을 보았다고 했다.
까치가 죽고나서 다른 까지 한마리가 전봇대 꼭대기에 앉아 요란하게 짖어댔다.
한전에서 받은 만원짜리 상품권 두장으로 재래시장에서 볶음용 멸치와 과일을 사왔다.
아들아이에게 보내 준다며 멸치를 조리던 아내가 멍하니 창가를 바라다 보았다.
" 쟤들도 살려고 한건데...그거 신고해서 받은 상품권으로 멸치 조리는게 너무 마음에 걸려."
마음이 여린 아내는 기어이 멸치를 쓰레기통에 버렸다.
아들아이에게 이런 마음으로 보내줄 수 없다며.
"아니..그걸 왜 버려.까치는 딴사람이 죽였는데 ..까치 녀석이 눈치가 없는게지."
아내의 눈치를 보며 위로 했지만 아내는 우울한 모습이었다.
어느날 부터 유해조수로 낙인이 찍힌 까치가 맞은 3월의 봄은 잔인한 4월이 오기도전에 막을 내렸다.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는 말도 세월따라 가버렸나보다.
여리신가 봅니다 .
까치의 죽음을 안쓰러워 하시고 아드님 드릴 멸치 볶음도
다 쓰레기통에 버리셨다니 마음이 짠하네요 .
아드님께서 이이야기를 들으시면 서운해 하실듯도 하네요 .
늘 건강 하세요.
각자의 영역을 확실히 구분하는 것 또한 불가능한 일이고.....
아무런 귀책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시고,
까치의 죽음을 안타까운 심정으로 받아들이시는 사모님이야말로 자애로우신 참마음의 소유자이십니다.
왠지 안타까우면서도 한편으로는 흐뭇한 사연에 마음 한자락 내려 놓고 갑니다.
두 가지 마음이 함께 뒹굽니다.
살아보겠다고 열심히 집을 지어대던 까치나
여러 사유 때문에 까치집을 철거해야하는 현 상항이
마치 용산 참사를 보는 것처럼 아프기도 합니다.
사모님의 여리신 마음
저는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더구나 자식에게 보낼 찬거리를 준비하면서
결코 기쁘지 않았던 엄마의 마음을 같이 보낼 수 없어서
멸치를 볶다가 버리셨을 것을 생각하니 짠해집니다.
밤새 내리던 봄비가 계속되는 아침입이다.
오늘도 가슴 가득 즐거운 일만 빗물처럼 스며드는
고운 날이 되시길 빕니다^^*
서양에서도 까치는 흉조고 오히려 까마귀가 길조더군요
까치는 과일을 못 쓰게 만든다네요
열무님처럼 안어서님도 마음이 여리신 분이시네요
사람의 기준이겠지요.
전에는 그렇게 까치가 길조라고
받들어(?) 모시더니
이젠 수가 많아지니까 유해하다? 허허허
하긴 사람이 기준이 되어 있으니
이 또한 어절 수 없는일.....
잊고 살아야죠.
사모님 위로 잘 해 드리세요.
잘 못하면 오래 갑니다.
죽인 사람은 따로 있는데 ...
사모님 맘이 참 따뜻합니다. 비록 신고는 했을지언정 ,,,,,,
난 그래도 까치가 참 좋아요 이건 아마 도시생활을 하기 때문일겁니다.
오랜만에 글을 읽습니다. 벌써 춘삼월이네요
산속 깊이 나무위에 둥지를 틀지
하필이면 전선에다 둥지를 틀어서
최후를 맞은 까치가 불쌍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ㅠ.ㅠ
아마도 열무김치님 옆지기님도 마음이
많이 불편 하실꺼 같아요..
그 장면을 목격을 하여서 더 하실듯 해요..
저도 까치 소리가 넘 정겹고 반갑던데요^^
까치도 인간처럼 가족애가 있고 지들만의 사랑이 있을텐데
인간에게 해를 준다는 이유로 저리 슬픈 최후를 만들어 냄이 마음 아픕니다.
한전에서 까치집 때문에 여간 골치가 아니라고 합니다.
그들도 할 수없이 직업적으로 하는 일이니 무어라 할 수도 없고
까치가 알아서 안잔한 곳에 둥지를 틀어야 하는데...
안타까움이 봄비처럼 살며시 가슴을 적십니다.
사모님 마음을 저는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음이 고운 분을 아내로 두셨습니다.
까치와 아들을 동시에 떠올리고
볶던 멸치를 버린 그 마음이 얼마나 울적했을까요?
동물 사랑이든 식물 사랑이든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슴에 들어 있습니다.
일교차가 심한 요즈음 건강 조심하시고 행복하세요.(^^)*
마을 어귀 높은 나무위에 집을 짓던 그 전통을 그대로 유지했으면 사람들에게도 정겹고
자신도 계속 즐겁게 살아 갈수 있었을텐데 말예요..
까치가 안됐습니다.
울산 서생배가 유명한데 수확기에 들어서면 까치때문에 마음을 못놓는답니다
먹으려면 한알만 쪼아서 먹을 일이지 이것 한번 저것 한번 이런식으로 돌아 다니며 쪼아놓아서 농사를 망친답니다
농부들에게는 까치가 기쁜 소식을 가져온다하여 까치가 우는 날은 문밖을 한번 더 바라보던 추억은 사라지고
까치 쫒는 방법만 연구하고 있을테지요 ㅜㅜ
그런데 사모님 마음이 너무 여리시네요 ^^*
은하수님 말씀처럼 그렇다고 멸치를 조리하다가 버리기까지 하시다니요...ㅎ
옆에 낭군님이 멸치볶음을 기다리고 계셨을텐데 말예요 ^^*
훈훈한 글에 머물다 갑니다...
화재와 단전의 위험이 있으니 철거 할 수 밖에 없네요.
우리는 까치가 길조라고 했는데 이북에서는 까마귀가 길조라네요.
까치가 옛날에는 길조였던것이 지금은 유해조로 바귀였구요.
봄이면 까치가 여기저기 집을 짓느라 바쁜데
부디 나무 위에 짓기를.............
사모님이 마음이 고우시네요.
추운 겨울을 무사히 이겨낸 동물... 식물들에게 희망의 계절인 봄이 우리 곁에 온 것 같습니다.
화사롭고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나는 봄이 눈 앞에 다가왔습니다.
아름다운 꽃들을 피어나는 봄, 아름다운 꽃처럼... 아름다운 생활하세요.
멋진 글... 사진... 잘 보고 갑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