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갑자기 바뀐 조카녀석의 게슴츠레한 눈빛이 영 못마땅해 보여 한마디 했더니 돌아오는 답변이 걸작이다.
"어이구 ,저렇게 답답하긴..요즘 이런게 대세라니깐. 와이셔츠 단추구멍 만한 눈을 가진 사람이 뭘 알기나 할까.
오빠두 웬만하면 한번 생각해 보슈."
"헛~ 이나이에 눈을 째라구?"
"그럼..이왕이면 보는 사람 생각을 해서라도."
집으로 돌아와 거울앞에 앉았다.
눈을 크게 떴다 작게 떴다 해 보았지만 별로 나아 질 것도 없다.
"갑자기 왜그래? 그러면 눈이 커져요?"
아내가 힐끗 돌아보며 핀잔을 준다.
"여보..나, 눈이나 얼굴이 어떻게 보여?"
"실컷 울다가 누가 죽었느냐고 한다더니..그게 이제와서 왜 궁금한데?"
"그냥.."
"눈은 더 작아졌고 키도 작아졌고..그리고...""그리고 뭐?"
"아니야.그냥 그렇게 살어.이제 뭘 어떡하겠다고.
그래도 난 당신이 좋다고 할테니까."
"정말?"
.............
아내가 웃었다.
외모가 재산인 시대에 살고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란 속담도 있 듯, 보기 좋은 떡에 손 한 번 더 가기 마련인 건 인간 본능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지금처럼 외모를 중시하고 나이에 비해 동안인 사람을 선호하는 때가 있었을까.
대내외 할동이 늘어 나면서 사람간의 교류가 빈번해지고 폭발적으로 성장한 외식, 레저등의 서비스 산업은 보여지는 외적인 부분에 엄청난 투자를 하게 되었다.
특히나 언론이나 방송분야가 디지털화 되고 적나라하게 노출 되면서 경쟁이 치열해 지다보니 대중에게 어필 하려는 기업이나 미디어의 요구 사항이 늘어나고 이는 곧 사람의 외모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질되게 되었다.
잘 나가는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한사람이 대중에게 인기를 얻게되면, 그사람을 모델로 삼은 제품이 덩달아 잘 팔리게 되고 이를 상업적으로 이용한 기업이 큰 이득을 얻게되는 사례는 우리가 수 없이 보아 온 터이다.
게다가 그 모델이 많은 사람들에게 호감을 주는 수려한 용모를 지닌 사람이라면 이는 금상첨화다.
사람의 심경은 야릇해서 자기보다 잘 생긴 사람들을 보면 열등감을 지니다가도 자신보다 용모가 빼어난 사람을 통해 보상을 받으려는 상대적인 반응을 보인다.
물건을 팔아야 하는 기업이 이를 모를리 없다.
순애보를 그린 멜로물에 애틋함이 묻어나는 여 주인공과 잘 생긴 남자 주인공이 공식처럼 등장 하는건 우연이 아니다.
거기에 못난이는 끼어들 틈이 없다.
대중들이 이를 용서하지 않기 때문이다.
방송을 보자니 나이에 걸맞지 않게 어리게 보이는 동안( 童顔) 남녀를 뽑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세월따라 아름답게 늙어가는 모습을 사랑한다면서도 막상 사람의 마음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거울에 비친 늙은 자신의 얼굴을 마냥 좋아 할 이 얼마나 될까.
젊은이들의 취업이 어려워지고 면접에서 외모를 보는 눈이 까다로워 지면서 너도나도 성형을 하는 열풍이 드세다.
웬만하면 그냥 지나갈 얼굴 마저도 이리 고치고 저리 다듬는다.
나이 든 사람들도 이 대열에 동참을 한다.
자신있는 삶을 사는데 성형이 도움이 된다면 이는 부정적인 일만은 아니다.
남이 잘 봐 주고 안 봐 주고를 떠나 이는 개인의 행복에 우선권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류에 떠밀려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외모를 고치려는 사람들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다.
개인의 능력보다 외모를 우선하는 사회 풍조는 결국 누워 침 밷기다.
자신도 그렇고 자신을 바라보는 상대도 같은 눈으로 보기 때문이다.
독일의 철학자 하이데거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는 말을 했다.
이를 폭넓게 해석하면 자신의 얼굴은 마음을 담은 집과 같다고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부턴가 우리의 얼굴에 이중적인 잣대를 대기 시작했다.
습관처럼 이야기 한다.
저렇게 생겨서 어디 취업이나 하겠어?
잰, 키가 저거밖엔 안되나? 코는 완전 들창코네.
상을 보아하니 앞날이 걱정되네.
얼굴이 저러니 당연히 면접에서 떨어지지.
저사람 얼굴 고친거 맞지?
엄마는 곱상하게 생겼는데 애 얼굴은 왜 메주덩이야?
급기야는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봐야 진짜 얼굴을 알 수 있다는 우스개까지 나왔다.
저녁 하늘을 물들이는 황혼처럼 아름답게 늙어가는 일이 어쩔 수 없는 생의 변명일까?
아니다.
분명 자신의 삶을 긍정으로 여기며 늙음도 아름답게 받아 들이고 사는 사람들이 더 많을게다.
"지금은 수술한지 얼마 안돼서 그렇지 한달만 지나면 전보다 훨씬 좋아 진대요."
꺼적눈이 된 조카가 싱글거리면서 눈웃음 을 친다.
현실은 가깝고 기다림은 아직 멀기만 하다.
젊은 사람은 젊어서 살 날이 많으니까 한다지만 칠십이 넘은 여자나 남자들도 점을 빼고
검버섯 없애느라 야단입니다.
TV 에서 보면 육십이 훨씬 넘은 사람이 주름살이 하나도 없이 팽팽해서
만들어 놓은 사람처럼 감정이 없어보입니다.
사람이 늙으면 나이에 맞게 주름도 있어야 멋이 있거늘......
우리는 세상을 따라가지도 못하면서 보는것 만으로도 숨이차네요.
가끔 너무 주름을당겨 웃음이 자연스럽지 않은 나이든 여배우를 보면 어쩐지
추하게 늙어가는것 같아 보기가 영 그렇더군요
얼마전에 키를 키우는 수술에 관한 방송을 접하게 되었을때는 정말 이제는 돈으로 못하는게 없구나 싶더라구요 ㅎㅎ
젊은사람들의 욕구는 대세라고하니 그렇다 치더라도
나이든사람은 물리적인 방법이 아닌 다른방법으로 젊음을 유지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운동하고 얼굴에 가끔 팩도하고 햇볕에 많이 노출시키지않고
이정도는 노력을 해야하지 않을까요
사모님께서 가끔 팩해준다고 하시면 못이긴척 져주세요 ㅎㅎ
' 건강한 정신은 육체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
어느책에서 읽은 글중 공감했던글인데 아주 멋진말이지않나요?^^
특히나 첫 인상이란게 많은 비중을 차지하니...(ㅎㅎ)
어쨌든 이쁘질려고 하는 건 사람의 본능에도 가깝겠지요.
언제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공감가는 좋은 글이네요.
정말로 외모지상주의가 만연해 모든것이 외모로 평가되는 시대가 되었어요.
요즘은 나이들어도 얼굴에 주름이 있으면 무능해 보이는것 같다니까요.ㅎㅎ
저도 주름진 제 얼굴을 보면 속상하고 보톡스 주사라도 맞고 싶긴 해요.ㅎㅎ
여자는 무조건 눈크고 예뻐야 한다고?
특히 모든 남성들이 예쁜 여성들을 좋아하는 까닭인것같아.
머리는 깡통소리가 나던지 말던지간에...
이세가 걱정이지. 근데 남성들까지 성형해야하니 딸가진 여인네 걱정이 태산...ㅎㅎㅎ [비밀댓글]
나이들면 이쁜사람이나 미운사람이나 다 똑 같아 보이든데...
형수님만 좋다면 만사 OK 지요.
제 생각에는 나이와 얼굴이 같이 가야지 나이 들고도 동안이면
글쎄 그거 세상 살아가기 무지 힘들겁니다.
보기 싫기도 하고요.
저 역시 촌놈일까요?
- 청청수 -
오늘 라디오를 듣다보니 그런 이야기가 나오더구요." 푸짐해 보이네. 거~ 사람 좋아보이네 . 인상 좋구먼"...등등의 말을 하는게 이젠 실례라고 하네요.
겉보다 속이 튼실한 사람이 진국인데 외모로만 평가하는 사회가 못 마땅합니다.
하지만 시대가 이렇게 흐르니 혼자서 거스르기도 그렇고...
전혀 이쁘지 않은 저는 생긴대로 살아 갈 겁니다.ㅎㅎㅎ
후후후...
열무김치님을 직접 뵌적은 없지만 가끔 사진으로 올라오는 지난시절의 사진을 보면
인상좋은 훈남이셨어요.
사진속 그모습 그대로 나이를 들었다면 참 보기 좋을 것 같습니다.
세월과 함께하는 모습처럼 아름답고 멋진 모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거 클났다.
지난 시절은 어땠는지 몰라도 지금은 영 아닌데...
집사람이 구제해 줬다고 농담을 하는걸로 봐서요.
ㅋㅋ~
그냥 생긴대로 살랍니다.
하긴 저도 캐나다와 한국을 오가며 살지만
캐나다에선 워낙 다인종이 모여 살아서 외모에 대해 신경을 덜 써도 되는데
한국에 가면 제 친구들도 저보고 왜 그리 늙어보이냐고 하면서 시술을 권하긴 하더이다
생긴대로 살아야지 우짜겠어요
이 나이에 제가 시집을 갈 것도 아닌데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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