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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두얼굴의 사나이

by *열무김치 2010. 5. 8.

평소엔 점잖고 얌전한 사람이 운전대만 잡으면 180도로 달라지는게 우리란다.

과장된 면이 없지 않지만 어느 정도는 인정이 된다.

난 늘 운전을 한다.

나라고 해서 별다르지 않지만 되도록이면 점잖은척 노력을 한다.

횡단보도에서 신호가 바뀌지 않으면 뒤에서 빵빵 거리거나 말거나 눈 질끈 감고 서 있다거나, 시내버스가 앞에서 먼저 가려고 하면 얼른 양보를 한다거나, 염치없는 사람들이 도로를 무단횡단하면 잠시 정차를 해 준다거나,좌호전을 위해 차량 한대가 뒷쪽에 차량들을 줄을 세우고 있을때 얼른 가라고 손짓을 해주면  그양반은 손을 흔들며 아주 반가워 한다.

ㅎㅎ~

이정도면 칭찬 받을만 하지 않는가?

자, 이제 이렇게 공표를 했으니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더 잘해야 될것 같다.

원래 보이지 않는 눈이 더 무섭다.

 

물건을 내리고 정리를 하고 있었다.

어디선가 급브레이크를 밟는 소리가 요란하게 났다.

마침 길옆에 있었기에 그 광경을 얼른 볼 수 있었다.

개인택시 한대가 앞에 서 있고 그 뒤에 커다란 승용차가 비상등을 켜고 있었다.

그리곤 멱살잡이가 시작 되더니 고함이 오갔다.

듣자니 그 고함이 여간큰게 아니었고 차마 입에 담지못할 험악한 욕지거리가 대부분이어서 듣기가 민망스러울 지경이었다.

하도 요란하여 그쪽으로 가 보았다.

멱살을 잡은 사람은 새파란 청년이었고 잡힌 사람은 나이가 지긋한 사람이었다.

젊은 청년은 아버지뻘 되는 사람의 멱살을 붙잡고 험악한 욕을 뱉어내고 있었다.

전후 사정을 모르니 무턱대고 끼여 들수도 없었지만 나이드신 양반이 너무 딱해서 말렸다.

이내 험악한 말이 돌아왔다.

이런 이런..

싸우는 소리를 들어보니 왜 갑자기 끼여 들어서 진로 방해를 하느냐 ..그바람에 충돌할뻔 했다..

운전을 뭐 그따위로 하느냐..하는 내용이었다.

일방적으로 당하는 그양반이 딱해서 몇사람이 뜯어 말렸다.

"이봐, 젊은양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 어른한테 그렇게 욕을 하나."

내가 말을 건네자 그 청년은 씩씩 대더니

"너나 잘하세요."

그러곤 승용차에 오르더니 굉음을 내며 달아났다. 

..........

개인택시 기사는 담배를 피워 물더니 하늘을 쳐다 보았다.

승객을 태우기 위해 끼여 들었는데 뒤따라 오더니 막무가내로 저런다며.

 

거리엔 좋은 기사들이 분명 더 많다.

또 양보도 잘하고 남을 배려하는 사람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운전대만 잡으면 헐크로 변하는 두얼굴의 사나이..

내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택시기사들 무분별하게 끼어드는 경우는 저두 가끔 봅니다.
사고날뻔 했으니 놀란 가슴은 이해가 가지만,
나이드신분한테 멱살잡이는 좀 그러네요..
거리에 나서보면 천차만별의 사람 사람들...
한번쯤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가져야 겠습니다..^^
원인 제공을 한 기사가 우선 잘못이 있겠지만 젊은 청년의 태도는 정말 한대 때려주고 싶었습니다.
글쎄요.
목소리 큰사람이 이긴다는 속설 때문인지는 몰라도 기본 소양은 아예 포기한듯한 고함질은 아무 상관이 없는 사람도 참을 수 없더군요.
아무리 그래두 그렇지 나이드신 어른에게 막말을 하는건 잘못 되었습니다.
전후사정을 이야기 나누다 보면 서로가 마음이 풀릴것을...
당장이야 사고가 날뻔하여 화가 나겠지만은...

저도 운전자 입장에서 볼때
가장 난폭하게 끼어들고, 운전하고, 신호위반 많이 하는 분들은
기사님들이 가장 많습니다.
물론 다 그렇다고는 말 할 수 없지만 보여지는 상황은 그러하네요.
뭐..그냥 예의나 기본 양심은 상관 없는듯 욕으로 시작해서 욕으로 끝나는..
지켜보는 사람들도 맥이 풀렸습니다.
거리에 넘쳐나는 차량들이 가끔은 원수 같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하지만 분명한건 그안에 사람이 타고 있잖아요.
자신이 손해를 본다는 생각을 많이 해야될것 같습니다.
.........
에고..겁도 납니다.
멱살을 잡은사람이 택시기사 인줄 알았네요.
택시기사들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이 있어서...
어쨋거나 나이든분에게 멱살잡이는 나쁜짓이죠...
그런 빌미를 제공하지도 말아야 겠고요..
그리고 고백 하는데요..
저도 운전을 무척 점잖케 한답니다.
원인제공을 하지 말아야 되는데 그게 쉽지않은 모양입니다.
그건 그렇고..
젊은 청년..
어디서 그렇게 욕을 배웠는지 ..
전 처음들어보는 욕도 있었습니다.
집에가면 분명 비슷한 아버지도 계실텐데..
일을 하면서도 정말 기분이 아니었습니다.
가끔 우리세대들이 뭔가를 단단히 잘못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흔한 모습들이지요.

그래도 세상은 나이를 무시할 수는 없는 일인데 참 개자식이군요.

16일 태백으로 이사했고 19일과 20일 안산에서 인수인계를 했으니

이젠 안산 갈 일은 한동안 없을 것 같군요.

늘 건강하십시오.

청청수 올림
무사히 잘 옮기셨다니 다행입니다.
강원도와 인연이 깊으신것 같습니다.
안산에서 1년 반 정도 계신것 같은데 정선만큼 정이 덜 드셨겠다 싶습니다.
태백이 청정지역으로 잘 알려진 곳이고 여름을 지내기엔 더할 수 없이 좋은곳이어서 장점도 많으리란 생각이 듭니다.
하시는 일과 건강에 늘 충만함이 있기를 기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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