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안되는 놈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는 속담이 있긴 하지만 그게 내가 될줄은 몰랐다.
제법 큰 대형 매장에 납품을 하려고 차를 대고 물건을 하역했다.
바람이 너무 불어서 골목마다 먼지가 풀풀 날렸다.
가끔씩 낙엽과 흙먼지가 뒤섞여 날라와 눈을 뜰 수가 없었다.
마침 몇 업체에서 한꺼번에 오는바람에 물건을 운반할 수레가 모자랐다.
별수없이 등짐으로 져서 날랐다.
에고...저걸 언제 다 나르나..
몇박스 짊어지고 창고로 들어가는데 한 꼬마가 자전거를 타고 매장에서 쪼르르 나왔다.
그더니 왠걸..사람들을 피하느라 뒤뚱거리더니 멀쩡한 길을 놔두고 박스를 짊어진 내게로 넘어지는게 아닌가.
피하려고 했지만 짐을 짊어진터라 겨를이 없었다.
철퍼덕~
물건은 내동댕이 쳐지고 나는 무언가에 쑤셔 박혔다.
일어 나려고 보니 얼굴에 무언가 미끈거리는게 만져졌다.
이게뭐야..
계란이었다.
매장 앞쪽으로 계란을 잔뜩 쌓아 놓았는데 하필 그곳으로 넘어지면서 쌓아둔 계란판들이 우루루 무너지면서 박살이 나 있었다.
온몸에 계란 범벅을 한건 물론이고.
매장안에서 담당자가 쫓아 나왔다.
"아이고..이게 어떻게 된거예요?"
............
"그러니까 그게.."
자전거를 탄 꼬마를 보려고 살폈지만 어렵쇼? 꼬마는 보이지 않았다.
야, 요놈봐라..금방 있었는데..
아니 사장님...계란을 이지경으로 만들어서 어떡해요..어디 다치신데는 없습니까?
그러더니 쿡쿡 웃는게 아닌가.
.............
막상 깨진 계란을 살펴보니 일이 간단한게 아니었다.
사람만 넘어진게 아니라 무거운 박스가 함께 넘어 지면서 족히 수십판이나 되어 보이는 계란이 짓이겨져 있었다.
이거..
허헝~
오늘 난 계란으로 온 몸을 맛사지 했다.
쓸만한 계란을 모아서 정리했지만 상품으로 쓸 수도 없고 누구에게 줄 형편도 못되어 할 수 없이 집으로 가져왔다.
"아니 여보, 집에 계란 많은데 또 사왔어?"
그거 금 계란이야..금칠 했다구...
앞으로는 젊게 살아가실꺼라는 꼬마요정의 얄궃은 예보인가봅니다..^^ㅋ
몸은 괜찮으시죠?
하필이면 계란 쌓아둔곳으로 넘어질게 뭐람..
꼬맹이가 없어졌으니 뭐라 변명도 못하고.....
화가 날 법도 한데
글에서는 화난기색이 안 보이네요.
아마 열무김치님은 수양을 많이 하신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 글은 상당히 비싼 글 이군요.

에구 고생하셨네요..
그래도 어쩔 겁니까? 먹구 살려면...
정말 계란 맛사지 하셨다고 생각해요 마음 편하시게..
정말 금 계란이네요 ㅎㅎ
하하하..모든것은 나만 잘해서 되는것은 없더라구요
서로가 더불어함 께 일때...모든것은 잘돌아 간듯해요
하하하...오늘보다 내일은 더 좋은 날일것입니다
열무김치님 ....아자 입니다...하하하
ㅎㅎㅎ 자꾸 웃음이 나오네요
저 위에 '타피카불루' 님의 댓글때문에 더 .. ㅎㅎ
일단 다친곳은 없으신것 같아 다행입니다
돈도 돈이지만 그거 수습하느라고 하루 를 다 빼았겼겠습니다
깨지지 않고 어중간히 찌그러진 계란들을
가지고 오셨을텐데
한동안 계란 반찬을 드셔야 하는것 아닙니까?
아이가 안다친것이 다행이라 생각하시고 큰일 대신 액땜 하셨다 생각해야지요
올해는 유난히 안좋은일이 많이 생기는것 같군요
어차피 넘어야할 삶의 한고비 즈음인지도 모르지요
이제 찬바람이 부니 그 고비도 내리막으로 달리지 않을까 빌어봅니다
맛사지 했으니 피부 한번 만져보시지요
돈들인 만큼 매끌매끌 한가 ... ㅎㅎㅎ


웃을 일은 아닌데 웃음이 나네요..죄송..



얼굴에,아니 온몸을 계란으로 맛사지 하기 쉽지 않은데 잘 된 일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십시오.
다치지 않으셨으니 다행입니다.
꼬마녀석 그렇게 해놓고 줄행랑 쳐 버렸군요.
한동안 열무김치님 댁에선 계란으로 만든 온갖 요리가 자주 나올것 같네요.


전 계란을 좋아하지 않아서..
집사람이 이웃에게 나누어 주었다고 하더군요.
좀 지저분해서 양해를 구하고..
제가 넘어 졌을때 과일장사 아주머니도 입을 가리고 자꾸 웃더군요.
정말 황당하고 황망했겠어요.
당한 일 수습하기 전에, 몰골 자체가 엉망이었겠으니...
살다보면 그런 일도 당하는 가 봅니다.
그래도 열무김치님의 담백하고 호탕하게 쓰신 글 때문에 마음이 놓입니다.
헛웃음만 자꾸나네요..
일케 허탈할수가....
글고 닉을보고 기냥 여자분인줄 알았더니..ㅎㅎ
언젠가 계란 한판을 돈 지불하고
쥔아줌마에게서 까만 봉다리 건네받으면서 털석 땅에 떨어뜨려서..얼마나 허망하던지..
챙피하기도 하고 무안하기도 하고..
내돈주고 내가 왜 얼굴이 화끈거리는지..
금계란은 잘 드셨는지요..ㅎㅎ
자꾸 웃음이 새어나와서 참지 못하고 갑니데이~
금계란으로 맛사지 하시공..
이 가을에 이뻐지시겠어요..^^
- ★ 미다스 kan7ry
- 2009.10.08 22:23 신고
- 수정/삭제 답글
거참,,,
다친곳은 없으셨나요

기분 참 꿀꿀합니다.
살까 말까 계란판은 들었다놨다 그랬는데.....
액땜하셨으니 앞으로는 좋은 일만 많이 있을겁니다.
그래도 아무도 다치지 않아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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