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가물었다.
아내의 말을듣고 늦은밤에 찾은 약수터는 초 만원이었다.
줄줄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물통을 보노라니 덜컥 겁부터 났지만 또 되돌아가면 아내의 잔소리를 들을것 같고
이왕온거 떠 가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가관인것은 샘에서 나오는 실낱같은 물줄기였다.
에고~
갈등이 일었다.
좀 참아보자.
하지만 거의 한시간이 지나도록 물통차례는 별로 줄어들지 않았다.
사람들은 추운 날씨와 오랜 기다림으로 신경이 예민해진 탓인지 물병을 헹구는것도 짜증을 부렸다.
개중에는 신경질을내며 휑하니 돌아가는 사람도 생겼다.
허~ 그것 참.
몇차례 고민을 하다가 옳거니, 그러면 되지 왜 진작에 그생각을 못했지.
약수터로부터 100여미터 떨어진 곳에 또 다른 샘이 있는데 수질을 믿을수없다하여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곳 이었다.
후다닥 그쪽으로 가보니 역시나 아무도 없었다.
에라, 수돗물도 먹는데 그래도 샘물인데 그보다 못할려구.
자화자찬 하며 물통 가득가득 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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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 했어요. 근데, 생각보다 빨리왔네. 사람이 없었나봐."
"뭐가 빨리와. 추워서 혼났구먼."
다음날 아침 아내는 물컵은 내밀며
"너무 가물어서 그런가? 물맛이 그전같지 않네.좀 밋밋하지 않아요?. 감기 탓인가?."
에고, 그놈의 입맛은...
어째 저렇게 귀신 깉다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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