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많아서 늦게서야 퇴근을 하게 되었다.
지친 몸으로 계단을 올라 서는데 어디선가 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돌아다 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
현관으로 들어 서려다 화단쪽으로 쳐다보니 어머니께서 화단 복판에 쭈그리고 앉아 계신것이 보였다.
"여기 왜 계세요?"
" 응, 너 기다리느라고..."
집에서 기다리시면 되잖아요."
".................."
별 말씀이 없으신 어머니를 부축하여 방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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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인 어머님은 언제인가부터 밖에서 나를 기다리셨다.
비오는 날이면 우산을 드시고, 눈내리는날도 바람 부는날도,,,
난 공연히 발걸음이 빨라졌다.
그러시지 말라고 해도 계속 기다리셨다.
그러는 어머님을 볼때마다 지난날이 떠 올랐다.
심하게 몸을 다친 이후로 오랜 병원생활은 어머님께 씻을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남기지 않았을까 늘 마음에 걸렸다.
지금은 건강하게 지내고 있지만 어머님은 내가 영 안심찮으신가 보다.
늦게 오는 날이면 식사도 하시지 않으신단다.
나도 부모인데 어머님의 심정을 얼마나 헤아릴까.
세월은 유수와 같은데 동구밖에서 기다리시는 어머님의 등은 예전 같지가 않다.
사랑은 내리사랑 이라지만 난 후일 그렇게 할수 있을까.
자식이 온것을 확인 하시고 편하게 잠들어 계시는 어머님의 얼굴에서 부모님의 끝없는 사랑을 본다.
세월이 어찌 우리에게만 흘러 갈까만은 혹여라도 그럴수 있다면 멈춰보고싶은 어리석음은 어디서 오는걸까.
- 화려한 녀석의 생애
- 2009.04.13 12:53 신고
- 수정/삭제 답글
그걸 볼실라 면 벌써 많이 늦었더군요. 사랑 느끼고 갑니다.~
다행입니다.
어머니라는 단어는 항상 찡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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