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간 보초
나도 좀 보고 가. 똥만 누고 가지 말고...
4월이라지만 날씨변덕이 널뛰기라 산간지방은 느닷없이 겨울로 되돌아간다.
가끔 산허리를 지나다 눈 폭탄을 맞은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여린 나무 잎을 보노라면 괜스레 마음이 불안해지고 하늘을 올려다보게 된다.
괜찮을까?
저렇게 차가운 눈이 덮였는데 견뎌낼까?
어끄제 본 노랑나비는 굶어 죽지 않았을까?
온 사방이 눈 천진데 어디 가서 앉아있나.
하지만 얼마 뒤 같은 장소의 그 나무는 여전히 제 모습을 하고 있고 나비도 얼어 죽지 않았다.
늦가을, 무서리가 내리면 영락없이 시들어버리는 초목들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우리들의 과학문명이 대단하다지만 자연이 잠근 자물통을 여는데 아직도 수많은 세월이 필요하다.
시골에서 아이를 키울 때이다
툇마루가 상당히 높았는데 보행기를 타고 놀던 딸아이가 우리가 잠시 한 눈을 파는 사이에 마당으로 굴러 떨어졌다.
딸아이의 자지러지는 소리와 함께 우리는 기겁을 하고 뛰어 내려갔다.
앞으로 넘어진 보행기를 일으켜 아이를 꺼낸 뒤 다급한 마음에 바로 옆에 있는 보건소로 달려갔다.
놀란 딸아이가 크게 울었는데 다행히 아무 데도 다친 곳이 없었다.
아내는 딸아이를 안고 눈물을 흘리며 하느님 감사합니다 를 외치고 있었다.
괜찮아유~
"삼신할머니가 돌봐서 다치지 않은 거다."
어머니는 그렇게 말씀하셨다.
연약한 아가들이라도 생명을 시작하는 힘, 그리고 견디는 능력은 신이 허락하신 본능을 바탕으로 하는 것 같다.
세상살이 사람만 뒤를 봐주는 게 아니다.
이제 갓 피어난 연약한 나무 잎에 짓궂은 눈이 덮여도 동사하지 않음은 자연도 때를 따라 슬그머니 눈을 감아주는 미덕이 있다.
계절의 인지상정이 없었다면 우리의 삶이 지금까지 이어지지 못했으리라.
가고 오는 세대를 거치며 자연이 귀띔 하는 비밀을 알아차리는 건 살아남은 자들의 몫이다.
그런 걸 눈치챘기에 설중매를 아름답다고 했을 테지.
며칠간 봄비가 내리더니 몹시 쌀쌀하다.
장롱에 넣었던 겨울 점퍼를 꺼내 입고 엄살을 떨면서 문밖을 나서다 서늘한 바람에 고개를 움 추린 매화꽃 살구꽃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우린 괜찮아요. 그쪽이나 신경 쓰세요. 엄살쟁이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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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속에 있을떄나 이세상 밖으로 나왔을 때나 고귀한 생명이지요.
자기들이 좋아 하다가 아기가 생겼다고 생각하는 자식들도 있다고 들었어요.
어떤 과정을 거쳐서 자신이 만들어졌는가를 생각하기 전에
생명의 존귀함을 알고 자랄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가정에서 충분한 사랑을 받고 자란다면 축복받은 생명으로 살아가겠지요.
잘키우지도 못하는 부모 그것이 꼭 돈문제는 아닙니다.
가난해도 충분한 사랑을 받으며 자란다면 남을 사랑할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겠지요.
열무김치님 내외분께서 자식에게 정성어린 사랑으로 키우신것이 느껴 집니다.
그 따님도 어디선가 자기 몫을 다하고 잘사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환하고 밝은 미소를 가졌군요.봄꽃 같은 미소입니다
저가 평소에 생각하는 것들과도 닿아 있어서 잘 이해가 됩니다.
아기를 키울 때는 느닷없이 위험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다 다치지 않고, 무사한 것을 보면,
삼신할머니도, 하늘에 계신 분도 다 도와 주신다 싶습니다.
마루에서 떨어졌어도 무사 한 아기를 안고 하느님께 감사 드리는 말이 먼저 나올겁니다.
엄마들은 누구나 그렇습니다.
큰애가 초등 1년때 여섯살 차이나는 제 막내동생을 업고 큰댁 2층계단에서
업고있던 제 동생을 추켜 올리다가 아이가 거꾸로 나와 아래로 떨어졌었대요 거기 계단이 아주 가파르고 높았고
모퉁이가 아주 각지게 있어서 잘못하면 그냥 사고로 이여지는곳인데.
그날 ..아무일도 없었대오 그것을 큰엄마가 보셨는데 저에게 애기도 못하고 .몇날을 걱정했엇다더군요
저에게만 아이 괜찮냐고 물어서 애가 모 어때서요? 하고 말했는데 한 참 후에 그애길 하는데
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소름이 쫙 쫙 끼치고 몸이 떨리지요.
그날.. 정말이지 하느님의 도우심이 없었더라면 아들나려고 낳은 막내가 어찌 됐을까 정말정신이 아득합니다.
우리가 볼때 다 얼어죽을것만 같은 이 4월의 추위를 잘 견디고 화사한 봄을 만들어주는 전능하신 분께 감사하지 않을수 없습니다.
지난 화요일 점심 때는 선풍기를 돌리는 곳도 있었으니 변덕스러운 날씨라 해도 할 말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 '노랑나비'는 어디서 그 눈을 견뎌냈을지 궁금하고 신기합니다.
아! 그 노랑나비 얘기는 보행기를 탔던 따님 얘기를 위한 것이었습니까?
신기하지요. 무서워서 벌벌 떨 정도의 인간은 어디든 다치기 쉽상인데 저렇게 천진난만한 상태에 있으면 울음만 좀 터뜨리면 그만이라니......
"우린 괜찮아요................" ㅎㅎㅎ
무척 재미있습니다.
30년 이전의 생각들이 새록새록 봄꽃처럼 피어나는 글이었네요
새순에 앉은 얼음처럼 삶이 춥기도 했었지요 가난했지만 용감 했기에 견딜 수 있었던 생활이었다 싶습니다
저 얼음꽃 이고 있는 초록순 처럼요 !!
아침에 베란다를 열어보니 하늘에서 먼지가 흩날린줄 알았거든요.
그게 눈이었어요. ㅎㅎ
가벼운 옷차람으로 산행 준비했다가 급하게 겨울 장비로 준비해서
여수 영취산을 갔네요.
꽃이든
해맑게 웃는 아가든
생명력이 있기에 얼지 않고 다치지 않고
지금까지 건재하겠지요.
울아들도 딱 저만할때 1미터 높이에서 떨어졌는데
아무 이상 없었어요. ㅎㅎ
화요일의 바람은 어찌도 이다지 거세게 불어오는 걸까요.
친구님 오늘도 님께서 정성으로 올려주신 정겨운 작품을 접하며
수고로움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함께 공유하는 인사를 드립니다.
오늘 하루도 즐거운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저도 만났었으니요
어쩜 춘설을 맞은 사람들은 행운의 선물을 안은 것 아닐런지요 ?
열무김치님 말씀대로 가을날 서리를 맞는거에 비하면 ...
저희는 둘째가 학원 5층에서 아래로 떨어졌던 끔찍한 사건인데..
부러진곳 한군데 없이 멀쩡했지요.
그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오싹합니다.ㅎ
그 둘째가 자라서 지금 군대에 있고 어제도 전화가 왔습니다.
양구는 눈이 많이 내렸다고.. 제설차가 와서 밀고 지나갔다고..
그 이후 날이 포근해서 저절로 녹아버렸다고..
눈만 오면 끔찍한 생각이 먼저 드나 봅니다. 제설때문에..
4월의 설경이 얼마나 이쁜지 엄마한테 보여주고 싶다고 하네요.
천만다행입니다.
얼마나 놀라셨을가요.
웬눈이 꽃봉오리위에 소복히 내릴가요?
봄인듯 겨울인듯 겨울아닌 봄? ㅎㅎㅎ
농사 하시는 분 특히 부지런한 분들이 미리 모종을 내고 얼어서 참 마음 고생 하더군요
편안한 밤 되시기 바랍니다~~
천사들도 반할겁니다
좋은 글 공감하고 제 자신을 뒤돌아봅니다
떨어진 손주를 보는 순간 식겁 했는데 별 다친곳이 없어서
다행이라 생각했던 적이 있어요 이년동안 말안하고 있다가
얼마전 딸애에게 고백했지요 그런적이 있었다고 ....
지금도 우리 손주를 보면서 항상 긴장하지요 행여나
그런일이 일어날까봐 공감하면서 읽고갑니다
우리딸의 어릴 적 웃는 모습도 저랬습니다.
저 미소는 하늘이 내려준 선물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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