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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생명

by *열무김치 2018. 4. 6.

 

 

   뒷간 보초      

나도 좀 보고 가. 똥만 누고 가지 말고...                            

 

 

 

4월이라지만 날씨변덕이 널뛰기라 산간지방은 느닷없이 겨울로 되돌아간다.

가끔 산허리를 지나다 눈 폭탄을 맞은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여린 나무 잎을 보노라면 괜스레 마음이 불안해지고 하늘을 올려다보게 된다.

괜찮을까?

저렇게 차가운 눈이 덮였는데 견뎌낼까?

어끄제 본 노랑나비는 굶어 죽지 않았을까?

온 사방이 눈 천진데 어디 가서 앉아있나.

하지만 얼마 뒤 같은 장소의 그 나무는 여전히 제 모습을 하고 있고 나비도 얼어 죽지 않았다.

늦가을, 무서리가 내리면 영락없이 시들어버리는 초목들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우리들의 과학문명이 대단하다지만 자연이 잠근 자물통을 여는데 아직도 수많은 세월이 필요하다.

 

 

 

 

 

시골에서 아이를 키울 때이다

툇마루가 상당히 높았는데 보행기를 타고 놀던 딸아이가 우리가 잠시 한 눈을 파는 사이에 마당으로 굴러 떨어졌다.

딸아이의 자지러지는 소리와 함께 우리는 기겁을 하고 뛰어 내려갔다.

앞으로 넘어진 보행기를 일으켜 아이를 꺼낸 뒤 다급한 마음에 바로 옆에 있는 보건소로 달려갔다.

놀란 딸아이가 크게 울었는데 다행히 아무 데도 다친 곳이 없었다.

아내는 딸아이를 안고 눈물을 흘리며 하느님 감사합니다 를 외치고 있었다.

 

 

 

                                                               괜찮아유~

 

 

"삼신할머니가 돌봐서 다치지 않은 거다."

어머니는 그렇게 말씀하셨다.

연약한 아가들이라도 생명을 시작하는 힘, 그리고 견디는 능력은 신이 허락하신 본능을 바탕으로 하는 것 같다.

세상살이 사람만 뒤를 봐주는 게 아니다.

이제 갓 피어난 연약한 나무 잎에 짓궂은 눈이 덮여도 동사하지 않음은 자연도 때를 따라 슬그머니 눈을 감아주는 미덕이 있다.

계절의 인지상정이 없었다면 우리의 삶이 지금까지 이어지지 못했으리라.

가고 오는 세대를 거치며 자연이 귀띔 하는 비밀을 알아차리는 건 살아남은 자들의 몫이다.

그런 걸 눈치챘기에 설중매를 아름답다고 했을 테지.

 

 

 

며칠간 봄비가 내리더니 몹시 쌀쌀하다.

장롱에 넣었던 겨울 점퍼를 꺼내 입고 엄살을 떨면서 문밖을 나서다 서늘한 바람에 고개를 움 추린 매화꽃 살구꽃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우린 괜찮아요. 그쪽이나 신경 쓰세요. 엄살쟁이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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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귀한 생명이지요.
뱃속에 있을떄나 이세상 밖으로 나왔을 때나 고귀한 생명이지요.
자기들이 좋아 하다가 아기가 생겼다고 생각하는 자식들도 있다고 들었어요.
어떤 과정을 거쳐서 자신이 만들어졌는가를 생각하기 전에
생명의 존귀함을 알고 자랄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가정에서 충분한 사랑을 받고 자란다면 축복받은 생명으로 살아가겠지요.
잘키우지도 못하는 부모 그것이 꼭 돈문제는 아닙니다.
가난해도 충분한 사랑을 받으며 자란다면 남을 사랑할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겠지요.

열무김치님 내외분께서 자식에게 정성어린 사랑으로 키우신것이 느껴 집니다.
그 따님도 어디선가 자기 몫을 다하고 잘사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환하고 밝은 미소를 가졌군요.봄꽃 같은 미소입니다
사랑하는 사이에서 새생명이 탄생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임에도 그것이 부담이 되는 시대에 살고있습니다.
결혼과 육아가 자신의 삶에 부담이 된다하여 이를 꺼리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면서 생명존중에 대한 가치가 많이 희박해지는 현상은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이기주의에 기인한다는 생각입니다.

가난해도 사랑을 먹고 자란 아이가 남을 배려할줄아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건 틀림없는 진리입니다.
근간에 벌어지는 갑질논란을 보면서 그 생각에 확신이 듭니다.
이 글 쓰신 맘이 전 해 옵니다.
저가 평소에 생각하는 것들과도 닿아 있어서 잘 이해가 됩니다.
아기를 키울 때는 느닷없이 위험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다 다치지 않고, 무사한 것을 보면,
삼신할머니도, 하늘에 계신 분도 다 도와 주신다 싶습니다.

마루에서 떨어졌어도 무사 한 아기를 안고 하느님께 감사 드리는 말이 먼저 나올겁니다.
엄마들은 누구나 그렇습니다.
입성과 먹성이 시원찮던 시절이었지만 자식에 대한 사랑만큼은 각별했지요.
한국 부모라면 누구나 그랬을겁니다.
어린나무가 자연의 도움을 받아 큰 탈 없이 자라듯 지나고 보니 아가들도 틀림없이 하늘의 도움을 받았다는 생각입니다.
나중에 들은 애기입니다
큰애가 초등 1년때 여섯살 차이나는 제 막내동생을 업고 큰댁 2층계단에서
업고있던 제 동생을 추켜 올리다가 아이가 거꾸로 나와 아래로 떨어졌었대요 거기 계단이 아주 가파르고 높았고
모퉁이가 아주 각지게 있어서 잘못하면 그냥 사고로 이여지는곳인데.
그날 ..아무일도 없었대오 그것을 큰엄마가 보셨는데 저에게 애기도 못하고 .몇날을 걱정했엇다더군요
저에게만 아이 괜찮냐고 물어서 애가 모 어때서요? 하고 말했는데 한 참 후에 그애길 하는데
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소름이 쫙 쫙 끼치고 몸이 떨리지요.
그날.. 정말이지 하느님의 도우심이 없었더라면 아들나려고 낳은 막내가 어찌 됐을까 정말정신이 아득합니다.

우리가 볼때 다 얼어죽을것만 같은 이 4월의 추위를 잘 견디고 화사한 봄을 만들어주는 전능하신 분께 감사하지 않을수 없습니다.


오늘 다녀온 강원도 깊은 내륙은 여전히 겨울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벚꽃도 캄캄소식이고 겨우 진달래가 피었더군요.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눈이 내렸으니까.

어느집이나 비슷한 사연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가들에겐 무중력이 작용한다는 어느 학자의 이야기를 들은 것 같은데 우리가 미처 이해하지 못하는 무언가가 있는 건 확실하구요.
그 사실이 하느님의 은총이 아닐까 합니다.
어제오늘은 겨울옷을 세탁소에 맡긴 걸 뉘우칠 정도였습니다. ㅎ~
지난 화요일 점심 때는 선풍기를 돌리는 곳도 있었으니 변덕스러운 날씨라 해도 할 말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 '노랑나비'는 어디서 그 눈을 견뎌냈을지 궁금하고 신기합니다.
아! 그 노랑나비 얘기는 보행기를 탔던 따님 얘기를 위한 것이었습니까?
신기하지요. 무서워서 벌벌 떨 정도의 인간은 어디든 다치기 쉽상인데 저렇게 천진난만한 상태에 있으면 울음만 좀 터뜨리면 그만이라니......
"우린 괜찮아요................" ㅎㅎㅎ
무척 재미있습니다.
먼 그시절의 사진을 바라보면서 이제 성인으로 변한 아이들을 기다리는 나이가 되어갑니다.

여전히 강원도 내륙은 겨울의 잔재를 완전히 털어내지 못하고 서성거리고 있습니다.
5월이 짙어야 산세가 변하지요.
늦게 벚꽃이 피고 철늦은 봄꽃들이 합창을 합니다.
가끔 언덕을 지나다 물끄러미 이들을 바라보곤 합니다.
오늘 지나온 산길도 그랬습니다.
보행기 타고 있는 저 아가의 웃음이 백만불짜리 입니다 ㅎ
30년 이전의 생각들이 새록새록 봄꽃처럼 피어나는 글이었네요
새순에 앉은 얼음처럼 삶이 춥기도 했었지요 가난했지만 용감 했기에 견딜 수 있었던 생활이었다 싶습니다
저 얼음꽃 이고 있는 초록순 처럼요 !!
말씀처럼 용감했지요.
가진거라곤 몸뚱이 뿐이었지만 참 억척스럽게 살았다는..
아직도 강원 내륙은 겨울모습을 완전히 벗지 못했어요.
원주만 해도 벚꽃이 지고 잎이 돋는데 어떤 곳은 벚꽃 눈망울만 앉았어요.
남쪽도 진달래 꽃구경하러 갔는데 눈이 내려서 어리둥절했습니다.
아침에 베란다를 열어보니 하늘에서 먼지가 흩날린줄 알았거든요.
그게 눈이었어요. ㅎㅎ

가벼운 옷차람으로 산행 준비했다가 급하게 겨울 장비로 준비해서
여수 영취산을 갔네요.

꽃이든
해맑게 웃는 아가든
생명력이 있기에 얼지 않고 다치지 않고
지금까지 건재하겠지요.

울아들도 딱 저만할때 1미터 높이에서 떨어졌는데
아무 이상 없었어요. ㅎㅎ
아마 아이를 키운 집에서는 비슷한 사건이 다 있었지 싶습니다.
다친 아이도 있었지만 대부분 무사한 걸 보면 하늘의 도움이 분명합니다.
춘설이 내려도 생명이 건재함이 그 예표가 아닐까요.

영취산...
아직도 로망의 대상으로 남아있습니다.
안녕하세요.
화요일의 바람은 어찌도 이다지 거세게 불어오는 걸까요.
친구님 오늘도 님께서 정성으로 올려주신 정겨운 작품을 접하며
수고로움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함께 공유하는 인사를 드립니다.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저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오늘 하루도 즐거운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비록 제 여식이지만 저 역시 이 사진을 보면서 힘을 얻습니다.
감사합니다.
춘설의 또다른 미를 봅니다
저도 만났었으니요

어쩜 춘설을 맞은 사람들은 행운의 선물을 안은 것 아닐런지요 ?

열무김치님 말씀대로 가을날 서리를 맞는거에 비하면 ...
늦가을 서리는 용서가 없지요.
같은 기온이어도 생명의 시작과 끝은 아주 다른 결과를 보여줍니다.
설 때가 있으면 앉을때가 있다는..

춘설속에 서계신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아이들 키우다보면 가슴을 쓸어내리는 일이 많지요.
저희는 둘째가 학원 5층에서 아래로 떨어졌던 끔찍한 사건인데..
부러진곳 한군데 없이 멀쩡했지요.
그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오싹합니다.ㅎ

그 둘째가 자라서 지금 군대에 있고 어제도 전화가 왔습니다.
양구는 눈이 많이 내렸다고.. 제설차가 와서 밀고 지나갔다고..
그 이후 날이 포근해서 저절로 녹아버렸다고..
눈만 오면 끔찍한 생각이 먼저 드나 봅니다. 제설때문에..
4월의 설경이 얼마나 이쁜지 엄마한테 보여주고 싶다고 하네요.
5층이라구요?
.
.
.
상상이 가지 않는데요.
오싹이 아니라 기절할 일입니다.
정말 감사가 저절로 나왔을 사건입니다.
둘째는 틀림없이 장수할겁니다.

군대는 눈이오면 설레임보다는 제설문제로 걱정이 앞섭니다.
그 넓은 연병장의 눈을 다 치워야하거든요.
정말 아이들은 눈깜작할사이에 다치기도 하죠.
천만다행입니다.
얼마나 놀라셨을가요.
웬눈이 꽃봉오리위에 소복히 내릴가요?
봄인듯 겨울인듯 겨울아닌 봄? ㅎㅎㅎ
춘설은 인정이 많아 아침에 쌓였다가 이내 녹지요.
하늘의 뜻입니다.하하~
추울때 시골에 있었는데
농사 하시는 분 특히 부지런한 분들이 미리 모종을 내고 얼어서 참 마음 고생 하더군요
가끔 미리 싹을 틔운 곡식이 동사하는 경우도 있기는 합니다만 극히 예외이고 대부분 괜찮습니다.
저역시 농사경험이 많아서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봄눈은 가을같지 않아서 인심이 후하지요.
사람들 먹고 살라고..
어느새 하루해가 저물어 밤이 깊어 갑니다.
편안한 밤 되시기 바랍니다~~
늘 고맙습니다.
아가의 공눈 웃음
천사들도 반할겁니다
좋은 글 공감하고 제 자신을 뒤돌아봅니다
아주 적절한 표현이십니다.
천사가 저런모습이 아닐까요.
얼마전 손주를 보는데 유모차에서 혼자 내려와 돌이 많은 곳으로
떨어진 손주를 보는 순간 식겁 했는데 별 다친곳이 없어서
다행이라 생각했던 적이 있어요 이년동안 말안하고 있다가
얼마전 딸애에게 고백했지요 그런적이 있었다고 ....
지금도 우리 손주를 보면서 항상 긴장하지요 행여나
그런일이 일어날까봐 공감하면서 읽고갑니다
반갑습니다

ㅎ ㅎ~
그렇게말씀하시는 분이 많네요.
좋지않은 일이니까 숨겼다가 후일 슬그머니 고백하는.
그동안 얼마나 노심초사 했겠습니까.
하여 아이를 백번 잘 돌봤더라도 단 한 번의 실수가 모두를 까먹는다고 했는가 봅니다.
특히 손자 손녀를 돌보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많은 요즘 이런 일들은 큰 부담으로 다가오면서도 어쩔 수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손자 손녀가 예쁘고 사랑스러우면서도 걱정되는.
어린 아이의 모습은 다들 비슷한 느낌입니다.
우리딸의 어릴 적 웃는 모습도 저랬습니다.
저 미소는 하늘이 내려준 선물이겠지요...
고달플때면 가끔 꺼내봅니다.
미소가 절로나지요.
어린날의 모습이 주는 행복입니다.
나이들어 가면서 이런 게 점점 소중해집니다.
이번 겨울은 유난했습니다.
정선에서 보낸 겨울 여섯개중 젤 추웠습니다.
이대로 여름까지 갔음 좋겠음다.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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