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보다보니 사진에 관한 반갑지 않은 이야기가 나왔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사진은 일반인들에게 그리 가까운 대상이 아니었다.
필름카메라가 있었지만 특별한 날에나 접해보는 게 대부분이었고 먹고 살만한 집에서도 귀중품으로 다룰만큼 우리의 생활과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었다.
흐르는 시간을 정지시켜주는 묘한 매력 때문에 사진에 대한 사랑은 특별하다.
우스개말로 인생은 가고 추억은 스러져도 사진은 남는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우리들은 어디를 가면 마치 버릇처럼 사진을 찍는다.
같은 복장에 같은 표정이어도 별로 상관하지 않는다.
여행을 가거나 등산을 하는등의 레저활동의 최후 종착역은 결국 사진이다.
하여, 남는 건 사진이니 물 좋고 경치좋은곳에 가면 자연을 감상하기보다는 그 앞에서 사진부터 먼저 찍는다.
일거에 디지털 가메라가 필림카메라를 수장 시켰다.
지금도 필림카메라를 쓰는 매니아들이 없진 않지만 이제 촬영한 필림을 현상할 곳 을 찾기도 쉽지않은 세상이 되어 버렸다.
전문가의 영역으로만 남았던 고가의 필림카메라나 디지털 카메라가 불과 십 수년만에 길거리에 굴러 다닐만큼 흔해졌다.
몸값의 자존심을 팽개친 고기능의 디지털 카메라들이 대거 생산되면서 카메라의 감추인 매력이 반감되더니, 이젠 손에 손마다 고화소의 카메라들이 들려진 그야말로 카메라의 전성시대를 맞은것이다.
사진앞에 드러내기를 좋아했던 우리들의 외양이, 자기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무시로 촬영 당하고 감시되는 몰카의 홍수속에 어느덧 포로가 되어 버렸다.
이제 사진은 정지된 시간의 미학이 아니라 첨단 문화생활의 감시자가 된 느낌이다.
우리는 왜 사진을 찍을까?
자연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그 아름다움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가꾸고 위로받기 위함일것이다.
요즘 화두에 오른 힐링 (healing) 이라는 단어가 무언가로 부터 치유를 받는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사진의 영역은 할말이 더 많아진다.
사람에게 느낄 수 없는 위로와 평화가 자연에게 있다는것은 이론이 아닌 공감이기 때문이다.
우리들이 숲을 찾고 강과 바다로 떠나는것은 그곳에 내 몸과 마음을 눕힐 수 있는 무언의 대상들이 늘 기다리고 있다는 확신에서다.
잠시에 그치지 않고 오랜간 소유하려는 마음은 인간의 본성이어서 이 욕심이 카메라를 들게 만든다.
그런데 주객이 전도되고 있다.
더 멋지고, 더 아름답고, 더 괜찮게 보이는 사진을 얻기위해 이에 방해가 되는 자연물을 걷어내고 뽑아 내면서 까지 사진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난다는 방송을 보자니 가슴이 뜨끔해진다.
사진 불로그나 카페등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이런 현상은 도를 넘는 수준에 이르렀다니, 이 쯤 되면 사진을 통해 얻는 기쁨이나 위로가 사진을 위한 도구로 전락된 느낌이다.
그만큼 우리들의 삶이 수없는 스트레스로 팍팍해 졌다는 반증일까?
카메라를 통한 취미생활은 간단해 보이면서도 인내와 기다림, 사물을 바라보는 절제된 시선이 요구된다.
그중 제일 중요한것은 카메라를 통해 자연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과 시선이다.
바라보는 대상을 아름답게 보는 시선이라면 원하는 결과물을 얻기위해 대상을 파괴하거나 없애 버리는 등의 행동을 할 수가 없다는 생각이다.
이는 세월을 낚는다는 수도승 같은 강태공들이 자기들이 떠난 자리에 온갖 쓰레기들을 버리고 가는바람에 강과 호수가 오염되었다는 말과 같다.
설마하니 못 속의 붕어가 제 사는 호수를 그모양으로 만들리 없기 때문이다.
희귀 야생화들이 피어나는 섬이나 유명 산에는 어김없이 카메라맨들이 나타나 그 주변을 접수해 버린다는 말을 들으니 아차 싶다.
더구나 촬영 된 결과물이 예쁘게 단장하고 언제 그랬냐는 듯 시치미 딱 떼고 각종 sns 에 용감하게 올라 앉을 것이기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시원찮으면 포샵을 통해 분단장도 요란하게 할것이다.
보여지던 애초의 대상은 포샵이라는 도구를 통해, 과도한 성형으로 본 얼굴을 잃어버린 여인처럼 보는이들의 시선을 저울질 하게 만든다.
아름다움의 추구라는 見地 에서 바라본다면 더이상 할 말은 없다.
더구나 이렇게 해서라도 생활의 독을 풀어 내야겠다고 한다면 이런 말들은 사치스럽기까지 하다.
이렇듯 남에게 잘 보이기도 어려운 세상이다.
나는 그렇지 않다라고 시치미를 딱 뗄것이 아니라 보는 시선을 바꾸어야 할 시점이 된 것 같다.
있는 그대로 두고 촬영해도 대상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노력하는 만큼 결과물은 반드시 나타난다.
철학자 같은 얘기를 하지 않더라도 기본이라도 지켜야 대가없이 주기만 하는 자연이나 카메라에게 덜 미안하지 않을까.
네덜란드 후미진 골짜기에 숨어사는 원주민격인 마오리족은 자신이 사진에 찍히면 자신의 착한 영혼을 빼앗겼다고 생각하여 목을 매 자살을 했다는 풍설이 전해진다.
이들의 생각대로라면 사진찍기 좋아하는 현대인들은 100번은 자살을 했어야 할 정도..
믿거나 말거나..
카메라가 대중화되어 누구나 원하는 장면을 남기는 좋은 세상이지만 동시에 부작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아직도
카메라 들이대는 일부터 좀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 경우도 많을 것입니다. 한번은 전철을 타고 늦게 들어오며 문자 메시지 몇 개를 확인하고 답신을 보내는데 옆자리의 어쭙잖은 사람이 새로 구입한 물건인지 신기한듯 카메라를 만지작거리더니 저에게 들이대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 왜 이러느냐고 물었더니 대뜸 "저는 작가입니다." 해서 작가는 무슨 작가냐고 했더니 "사진작가다. 노인이 문자 보내는 게 신기해서 그런다. 기분 나쁘면 손만 찍겠다"며 팍팍팍...
이런 어중이떠중이가 있나 싶었지만 이미 찍어버린 걸 어떻게 하겠습니까? 참 별 희한한 작가(작자)도 다 있구나 하고 말았습니다
하긴 누구나 자의적인 작가는 될 수 있습니다.
자기만족으로 사는 세상이니 말릴 수도 없지만요.
굳이 건드리고 파헤치지 않아도 얼마든지 카메라 취미생활이 가능합니다.
보이는 자연만큼 솔직한게 없으니까요.
전 개인적으로 인물사진촬영을 잘 하지 않는데 아주 곤란한 경험을 한 후로 더욱 그렇게 됐습니다.
해맑은 아이의 얼굴이라면 모르지만 아무에게나 카메라를 들여밀고 사진 좀 찍읍시다 , 할 수는 없더군요.
아마 그양반은 어르신이 휴대폰을 만지는게 순간적으로 아름답다 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추측을 해 봅니다만, 자신이 작가이니 자신의 카메라에 찍히는 걸 고맙게 생각해라 라는 식으로 접근했다면 이는 보통 결례가 아니겠지요.
경험이 충분한 사진가라면 정중하게 상대방의 허락을 구하고 촬영을 합니다.
이제는 언론에서도 대놓고 비판을 해대니 이 쯤에서 숨고르기를 해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카메라와 렌즈를 팔아야 기업운영이 가능한 광학 회사로서는 아마도 저렇게 떠들어대는 얼론이 눈엣 가시 같을겁니다.
어찌됐든 괴상한 사람들이 많아서 판을 쳐대고 돌아 다녀야 매출이 오를테니까요.
실제 고가의 렌즈를 사는 사람들은 작가가 아니라 천둥에 개 뛰 듯 설쳐대는 사람들입니다. ㅎㅎ
결국 이상한 사람들이 많아야 백화점이고 기업이고 돈을 법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담기 위한 출사가 오히려 자연을 파괴를 하게 만드는 인간의 이기심을 생산하니....
봄꽃이 핀 관광지 또는 명승지 일출 지점에는 예외없이
예의 진사들이 통행로를 점거하고 있어 눈살을 지뿌리게 합니다.
문제는 어느 시점부터인가 우리 사회에 예의와 배려가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합니다.
세계적인 사진작가가 한국에 온다고 하여 어떤 렌즈를 쓸까 , 모두들 초미의 관심사였는데 막상 그가 들고 나타난 렌즈는 50mm 단렌즈여서 크게 실망을 했다고 합니다.
보통 동호회에 나가보면 사진보다는 고가의 렌즈나 장비에 관해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여, 자기의 촬영물의 결과가 시원찮으면 장비탓을 하게 되지요.
떼로 몰려다니는 사람들 떄문에 관광수입이 늘어나고 식당가 매출이 늘어나는등의 부가수입을 먼저 생각하게 되는게 사람들 심리라서 사진이야 어찌되든 그게 뭐가 그렇게 중요하냐..많이만 오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지자체가 많아졌습니다.
포토존이라는 자리를 목 좋은곳에 마련하고 어떡하든지 사람들이 몰려오게 하려고 애를 쓰지요.
그런관점에서 본다면 카메라를 메고 설쳐대는 사람들이 설령 자연물을 좀 훼손 한다고 해서 그게 무슨 대수겠느냐 의 시선이 엄연 합니다.
당장 제 메일에 , 당신 블로그를 보아하니 사진이 대다수던데 그럼 당신은 깨끗하냐.
혹시 똥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거 아니냐 라는 글이 왔더군요.
헛~
어려운 얘기네요.
뉴질랜드의 후미진 .. 이겠지요? [비밀댓글]
글을 쓰다가 ? 이 들긴 했습니다. [비밀댓글]
아침에 생각이 정리되었어요
저는 그냥 지금처럼 사진찍히기 할래요
ㅎㅎㅎㅎ
열무김치님이 암말도 안했는데
저혼자 난리네요
ㅎㅎㅎ
눌러대는 것도 삼가야 하고 사실 굉장히 조심스럽더라고요
아들녀석에게 미안한 마음입니다 ㅎㅎ
자라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 자동으로 찍게 됨이 반성이 되는군요
어떨 때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는 순간 마음으로 만끽하지 못하고 사진이 되어버리는 불상사가...^^.
그건 카메라라는 기계를 모르는 사람들의 오해겠지요.
사진기가 엑스레이도 아니고 무슨 그런 생각을 하십니까.
오히려 어머니의 이런 행동으로 아이가 정서적으로 좋은 영향을 받을겁니다.
앞으로도 많이 촬영해 주세요.
뉴스를 시청하면서 참으로 심각한 일이구나 싶었습니다.
솔직히 사진 한 장을 담기위해 환경을 훼손하는 일은 물론이요
주렁주렁 열린 곡식과 열매까지도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잘라내는 것을 보면
그들이 말하는 작품세계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갖게 합니다.
주변에 거치적거리는 것들이 많아
깨끗하게 치우고 사진을 찍었다고 자랑삼아 이야기하는 사람을 보았는데
문제가 하나둘은 아니지 싶습니다.
일그러지고 못생기고 조금 부족해도
있는 그대로를 카메라에 담아내던 아날로그 방식이 그리운 요즘입니다.
속 시원한 글 공감하는 마음으로 두 번을 거듭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열무김치님!
전 그냥 멀뚱이 서서 보이는대로 사진을 촬영하는 편인데 가끔 엎드리거나 눕는 등, 열정을 다해 사진촬영을 하는사란들을 보면 존경스럽기까지 하더리구요.
사실 괜찮은 사진 한 장을 얻기위해 시간과의 사투를 벌이는 작가들이 많잖아요.
작품사진을 떠나 그분들의 노력과 끈기에 간탄하게 됩니다.
세상에 거저 얻어지는 건 없으니 좋은 사진에 그만한 댓가를 지불하기 마련입니다.
사진을 취미로 하는 많은 분들이 그런점을 이해 한다면 무분별한 행동은 점차 없어지겠지요.
몇 번 소니기가 지나더니 아침저녁으로 창문을 슬그머니 닫는 제 모습을 발견합니다.
계절의 변화가 자로 잰듯이 정확합니다.
서서히 커피의 계절이 다가오네요.
- ★ 미다스 kan7ry
- 2015.08.27 13:37 신고
- 수정/삭제 답글
사진에 이상한 물체가 들어간 경우도 조금 꺼려 했고요.
비공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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