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나무꽃
옅은 분 냄새 풍기는 담배 아가씨
긴 명세표를 간단한 눈으로 훔쳐보고 이내 미소를 짓는다.
"내일부터 휴가라 4~5일치는 주문을 하셔야겠는데요?"
"어, 휴가를 가나? 암 가야지. 그럼, 그럼. 그렇게 해요."
저 놈이 저럴 놈이 아니다.
분명 어제도 보았다.
달라는것만 줘라, 많이 받으면 10%는 깎아야지, 싫거든 지금이라도 그만 두던가..
쌍심지를 켜던 눈에 저런 자비가 흐르다니.
건네 준 커피잔에 각설탕을 넣고 흐흐 거린다.
"시집 갈때가 됐네.좋은 때야.꽃이 피니 더 어울려."
실눈을 뜬 점주 놈의 이마살이 몇 겹 더 겹치더니 이내 낮빛이 변한다.
"이봐, 장씨, 이틀치나 들이라고 했잖아. 재고도 많다고."
담배 아가씨 밝은 미소로 거래명세서를 출력해주고 이내 담배상자를 들여 놓는다.
"검수 하세요."
"맞겠지. 미스리 틀림 없잖어. 그건 됐고, 커피나 한 잔 더하자고"
수북하게 들여놓은 담배상자가 출입로에 놓이자 이내 눈짓을 한다.
"어이, 장씨, 윤씨, 이 담배상자 지하창고에 날라다 주면 안될까?"
주뼛거리던 장씨가 뻘쭘한 표정으로 담배상자를 들자 낮간지러운 표정이 다가온다.
"어머..매번 죄송해요.제가 해야 되는데..."
"아니 뭐, 괜찮아요. 무겁지도 않은데요 . 금방 나릅니다."
"대신 커피는 제가 쏠께요."
저 장가도 똑같은 놈이다.
제 마누리에게 저런 눈길을 보낼 놈이 아니다.
"윤씨도 같이 거들지?"
"빨리 가볼데가 있어서.."
"어머, 그럼 커피나 들고 가세요."
"됐네요. 벌써 여러 잔 했습니다."
가재미눈을 한 점주 놈의 시선이 아까부터 끈적하다.
저녁굶은 시어미상을 한 점주 놈의 얼굴을 뒤로하고 나온 바깥하늘
후~ 하고 한숨을 쉬자 이내 장씨의 얼굴이 들여 닥친다.
"같이 좀 하지. 땀 뺐잖아. 에이, 물건 좀 팔아 먹으려니 더러워서.."
"안 무겁다며? 담배 아가씨한테 완전히 간 표정인데 뭐가 더러울까?"
"내가 언제 그랬다고 그래. 그냥 동생 같으니 그러는거지."
"좋은 주말 되세요. 고마워요."
담배 아가씨, 짧은 치마에 풍만한 엉덩이를 흔들며 살풋이 웃는다.
장씨가 손을 흔들며 커다랗게 미소를 짓는다.
"미스리도 좋은 주말~"
비딱하게 바라보는 시선에 얼른 맞받아치는 비음
"쟨, 주는거 없어도 기분이 좋단 말이야.흠 흠.."
"네 놈이 좋은 주말이 있기는 하냐?"
"에이, 그러는 윤형은 있어요?"
그녀는 아주 손쉽게 영업을 하고 커다란 엉덩이를 흔들며 바보같은 남자들의 시선을 훑어갔다.
점주, 그 등신은 당장 두 시간 후면 마누라에게 혼찌검이 날 게 뻔 한 토요일이다.
어디 한 두 번 봤어야지.
송창식의 노래 '담배가게 아가씨'도 연상되구요...
짧은 치마에 풍만한 엉덩이...
이런 표현을 접하면 갑자기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 느낌입니다. ^^;;
"안 무겁다며? 담배 아가씨한테 완전히 간 표정인데 뭐라 더러울까?"
"내가 언제 그랬다고 그래. 그냥 동생 같으니 그러는 거지."
"잰, 주는거 없어도 기분이 좋단 말이야. 흠 흠.."
"네 놈이 조은 주말이 있기는 하냐?"
압권은 그런 대화이고,
'커다란 엉덩이를 흔들며 바보같은 남자들의 시선을 훑어간' 그 담배가게 아가씨가 있어서 세상은 살맛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같은 부서에 미쓰김이라고 가늘가늘 어여쁜 아가씨가 있었지요
무거운 것을 들거나 추운 날 밖에 나가 외근해야 할 일은 전부 제차지였습니다
혹여라도 미스김이 무거운 것을 들거나 뭐 힘든 일을 하면 같은 부서 총각 남자직원들이
난리가 났었거든요. 하긴 그 덕에 전 일을 열심히 잘하는 직원으로 뽑혀 승진도 하긴 했습니다만
그런 남자분들 중에도 공과 사는 구별하여 제게 좋은 점수를 주는 분들이 더러 있었으니까요
웬지 담배아가씨는 다 예쁠것 같습니다 ㅋㅋ
얼마전 미스코리아라는 드라마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니 웃음이 나왔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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