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냉이를 캐시네요."
웬 시커멓게 생긴 놈팽이가 간섭을 하나 싶었는지 시큰둥도 하지 않는다.
작대기를 주워 근처에 나 있는 냉이 몇뿌리를 캤다.
날씨는 아직 연두색 머리를 내밀기엔 뻘쭘 했지만 캐 낸 냉이의 뿌리는 제법 실했다.
"오... 여기 냉이가 밑이 제법 들었네요. 냉이도 이제 그전만큼 보기 어려워요."
힐끔거리며 말을 건네자 퉁명스러운 대답이 돌아왔다.
"제초제를 써서 기래요. 그냥 놔두면 엄청 많을낀데.."
"이만하면 많은데요 뭐.."
"남자분이 기걸 캐다 뭐할라고 기래요."
"냉이국 좋잖아요."
" 그거이 많이 묵으면 다리꼬배이 아플낀데."
그렇게 말하는 아주머니의 바구니엔 캔 냉이가 수북했다.
"엄청나게 많이 캐셨네요. 많이 먹으면 무릎 아프다면서요."
"이거이 뭐, 내가 묵을낀가. 팔라고 캔거지."
"그래요?. 아주머니,그럼 그거 저한테 파시지요."
"이거이 다 사다가 뭐 할라꼬 기래요?"
"국 끓여 먹고, 무쳐먹고, 두고 먹으면 되지요."
물끄러미 바라보던 한 아주머니가 바구니를 들고 내게로 오더니 냉이를 두어 줌 내려 놓았다.
"고깐걸 캐다 뭐에 쓸라고 기래요.
좀 갖꼬 가요."
"이러시지 않아도 되는데...힘들게 캐신건데 안주셔도 되요.사가려고 했는데..."
"이왕 캔거이 보태서 국 끓여 드시라구."
냉이를 건넨 두 아주머니는 휭하니 건너편으로 건너갔다.
햇살이 너무 따스하여 얼른 일어나지 못하고 쭈구리고 앉아서 주섬주섬 냉이를 더 캤다.
군데군데 아직 언 땅이 냉이 뿌리를 허락하지 않았지만 작대기로 캔 냉이가 제법 되었다.
졸졸졸 맑은물이 흘러가는 작은 시냇가에 앉아서 냉이를 씻었다.
백옥 같다는 표현은 이럴때 쓰는것이리라.
저 무뚝뚝한 땅이 이런 살결을 숨기고 있었다니.
봄은 여기저기에 여인의 젖가슴보다도 더 따스한 은근한 미소를 숨겨 두었다.
내일 아침엔 모처럼 봄국을 끓여 달래야겠다.
된장 풀어 뭉근하게 끓여낸 봄이 몸으로 들어오면 겨우내 팍팍했던 가슴도 한결 부드러워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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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야외로 나가면 봄나물들이 많지요.
이맘때쯤 먹기좋은 나물이 냉이 씀바귀 광대나물 지칭게
왕고들빼기 달래등이 맛이 좋을때 이지요.
냉이가 정말 실하고 좋네요.
입맛이 새로운 음식을 먹고싶은 요즘 봄나물은
몸에 활력을 돌게 하지요.
편안하고 좋은날 되세요.
늘 건강 하세요.
글향이 냉이향 보다 더 좋아요
냉이국이 먹고 싶어집니다.
어느새 봄이 이렇듯 곁에 당도해 있었네요^^
이런 정을 만나본게 언제던가.....
잊혀져가는 이야 였는데,
아직도 이런 분들이 계시던가요?
ㅎㅎㅎ
아직 희망이라는 단어는 버릴 수 없네요.
감사합니다.
저도 시장에 냉이가 나왔기에 한번 사다 끓였더니 향이 그맛이 아니더군요..
저~위에 냉이는 자연산이지만 시장꺼는 재배한것이라 생각됩니다.
저도 몸은 션찮은데 몇주전 햇살이 좋기에 간만에 강변에 나가봤습니다..
올겨울 그리춥지않아서인지 냉이는 아직인데 소리쟁이가 제법 올라왔드라구요..
눈으로만 찍어뫃고 한 이틀후 주머니에 과도,비닐봉지하나 넣고나갔습니다.
아직 아무도 나물뜯는사람은 없으니 제가 쭈그리고 앉은걸보고 운동하러나온분들
자전거타는분들 일부러 멈추시고 기웃기웃 하다 묻습니다,벌써 쑥이 나왔어요?
사람들은 소리쟁이를 잘 모릅니다, 물어보니 또 자상하게 설명을 해 드렸죠..
강변엔 자전거나 보행도로가있고 아래로 비탈진아래쪽에도 나믈들이 많습니다.
헌데 예전같으면 철망안으로 들러가 캐기도했는데 이젠 순발력이 떨어지다보니
그냥 굴러떨어지면 강물이라... 거기까지 들어가진 않습니다..
헌데 왜 그안에 있는 나물들이 더~소담스러워 보이는지요..ㅎㅎ
저도 냉이 사다가 국도 끓이고 나물도 해먹고 그래야겠습니다
꽃샘추위가 없을 거라 단언하고 겨울외투를 세탁소에 맡겼습니다.
아침에 베란다 아래를 내려다 보니
아파트 옆 대로에 등산복 입은 아주머니 몇 명이 쭈구리고 앉아
봄나물을 캐고 있는 장면이 눈에 띄었습니다.
차들이 많이 오가는 길인데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냉이국... 조개를 넣고 된장 푼 물에다 끓여 먹으면 아주 별미지요.
이쪽 지방에는 쑥에다 광어나 도다리를 넣어 국을 만드는데
이또한 봄에만 맛볼 수 있는 별미입니다.
사실 강원도 내륙은 5월에도 눈이 옵니다.
제가 농사를 할떄 신록이 한창 피어나는 5월초에 허연 눈이 막 퍼붓는데 그땐 마치 지구가 종말을 맞는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그래도 자연은 양심이 있어서 그 눈으로 나뭇잎이 얼어 죽거나 그러진 않습니다.
봄나물이 입맛을 돋우긴 하지만 차들이 많이 다니는 근처는 안뜯어 먹는게 좋습니다.
중금속 때문이지요.
이젠 미세먼지에 각종 오염 걱정으로 봄을 맞는 사람들이 조심해야 할게 무척 많아 졌네요.
3월달도 좋은 글 많이 부탁 드립니다.
- ★ 미다스 kan7ry
- 2014.02.28 21:05 신고
- 수정/삭제 답글
여기는 아직 구경하기 힘든데, 시장에 나온것은 대다수 기른것이라서요..(ㅎㅎ)(ㅎ)
전에 다녔던 회사 사장님이 강원도분 이셨는데
직원들중 간혹, 아주 가끔 사투리 쓰시는 분들 계셨어요 ^^
된장에 끓인 냉이국이 봄을 말합니다.
그향과 맛에 지금 입에 군침이 돕니다.
냉이의 뿌리가 굵고 좋습니다.
된장국 끓여 잡수셨는지요?
무침도 맛있지요.
봄을 아름답게 표현하셨읍니다.
제 생각엔 냉이를 많이 먹어서 무릎이 아픈게 아니라 그걸로 끼니를 때워야 했던 어려운시절에 냉이를 캐느라 쪼그리고 앉아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그런말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네요.
또 뭐를 먹으면 안좋다라는 말도 사실은 너무 없다보니 아껴 먹으려고 지어낸 말 같습니다.
들판에 자라는 냉이는 뿌리가 좋습니다.
향도 좀 낫구요.
국을 끓여 봄 호사를 했습니다.
냉이가 벌써 나왔군요.
된장 구수하게 풀어서 끓인 봄국 생각이 납니다.
요즘은 입맛도 변해서 . . .
인터넷으로 곰국을 사다가 끓여먹는데
국맛이 집에서 먹던 거보다는 못한 거 같습니다.
정말 맛이 못한 건지 아니면 제가 입맛이 변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음식이 맛이 없으니 식욕은 더 떨어지지요.
에이 참 . . .
봄 변덕이 언제 나올지는 모르지만 지금 같아선 이대로 봄이 올것 같습니다.
시장에 나가면 재배냉이가 있으니 사실 들판으로 나갈것도 없습니디만 옛 사람들은 그 버릇을 남주지 못하고 보이면 캡니다.
들판의 냉이가 좋기는하지요.
인터넷에서 구매한 고기나 식품들은 천편일률적이라 맛이 좋을리 없지요,
귀찮더라도 정육점에서 고기를 끊어다 뼈와 같이 고아서 두고 두십시요.
할땐 귀찮지만 꽤 오랜간 먹을 수 있습니다.
대신 시장에서 사다가 먹는집들이 많은데 그게 참 미묘한 맛의 차이가 나더군요.
아마 냉이도 이와 비슷할것 같습니다.
야생냉이와 재배냉이가 그런 미묘한 차이가 아닐까 합니다.
봄을 맨 처음, 느낄 수 있는 것은 입맛부터인 것 같은데... 향끗한 봄 냉이 향기를 마음속으로 상상해봅니다.
봄이 오면, 하고 싶은 일... 해야 할일... 먹고 싶은 음식들이 너무나 많은데, 그 날이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얼마남지 않은 겨울, 건강 조심하시면서 즐겁고 행복한 생활하시길... 기원해봅니다.
좋은 글로... 먼저, 봄을 느끼고 갑니다.
시장에서 냉이를 사서 된장국을 끓였지요
냉이의 향을 생각하면서요
근데 된장국이 팔팔 끓는데도 냉이향이 없는거에요
먹어봐도 없고...
실망이 되더군요...
나중에 다른 가게 아주머니 한테 냉이를 다시 또 사면서
여쭤보았더니 온상용 냉이는 향이 없다고 하더군요
그러니까 제가 속은거지요...내 참
봄 들에서 인정스런 훈훈한 만남이 부럽고
참 그립다는 생각을 해봤네요~~
밭에 너무 나와서 다 뽑아서 밖으로 버려야 하는데 이것도 일입니다.
미처 뽑지 못한 것은 하나당 아마 100개 이상 씨앗이 맺혀 한숨 나올 지경이네요
제초제를 안 뿌리면 이렇게 됩니다.
이래서 제초제를 사용해야 하는데 마음의 갈등을 느끼지요.
달래는 제초제로 처리하지 못하니 밭에 달래가 들어오면 아주 곤란합니다.
도시와 농촌이 이렇게 같은 달래 냉이를 두고도 입장이 이렇게 달라지네요.
그나저나 사진의 냉이는 향이 좋을 것 같네요 자연산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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