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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늙어 간다는것에 관하여

by *열무김치 2012. 6. 6.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 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

날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심을 때가 있고 심은것을 뽑을 때가 있으며...

울때가 있고 웃을 때가 있으며 슬퍼 할 때가 있고 춤출 때가 있으며...

사랑 할때가 있고 미워 할때가 있으며....(이하)  성서(전도서3:1~8)

 

성서 전도서에 나오는 말이다.

 

죽지않고 영원히 사는 나라에 가서 소원을 물었다고 한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소원은 이제 그만 죽었으면 원이 없다고 하더란다.

하지만 이건 사람들이 그냥 지어낸 이야기다.

전래 동화에 나오는 3년고개 라는 이야기는  한때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렸다.

3년고개에서 넘어지면 3년밖에 못산다는 이야기에 그곳에서 넘어진 노인은 절망한다.

하지만 동네 한 꾀쟁이 소년에게 비법을 전해들은 노인은 3년고개에서 수십번이나 넘어진다.

3년 곱하기 수십번이니 아마도 살아 온 날들보다 더 오래도록 생을 즐겼을것이다.

이게 현실이 된다면 이승이 떠나기 싫은 수많은 사람들이 밤새도록 3년고개에서 굴러 3년고개는 다 패이고 깎여서 고개가 아니라 도랑이 되었을것이다.

학식이 있어 젊잖은 사람은 낮에 굴르기 뭐하니 밤에 몰래가서 잽싸게 굴를지도 모른다.

인생 무상을 논하는 철학자들이나 종교인들도 어쩌면 야밤에 슬그머니 가서 얼굴을 가리고 얼른 데굴데굴 구르고 안 그런 척 할지도 모른다.

그게 어딘가 .

한번만 굴르면 최소한 3년은 보장 되는데...

 

전에는 환갑만 살아도 장수 했다고 했는데 이제는 환갑 잔치를 떠들썩 하게 치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

인간 수명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각종 재난과 질병으로 일찍 생을 마감하는 경우도 많아 졌지만  의학의 발달과 풍부한 식생활이 생의 다코미터(Tachometer] 를  바꾸어 가고있다.

요즘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는 준비되지 않은 노후의 삶에 관한 이야기는 긍정적인 면 보다는 부정적인 면이 더 강해 보인다.

과거라고 노인들이 없었던것도 아닌데 왜 이런 호들갑일까.

급작스럽게 변해가는 한국의 노후세대라는 제목만 보자면 꼭 누구에게 책임 추궁을 하는 느낌이다.

한국의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분명 운이 별로 없는 샌드위치 세대들이다.

또한 후대들의 삶의 질을 갉아먹는 악역을 맡은 세대로 혹평을 받기도 한다.

부동산 버블의 주인공이자 정치나 문화의 단세포적인 발상으로 후대들의 발목을 잡게 될거라는 암울한 전망을 받는 세대이기도 하다.

하지만 5060세대는 억울하다고 하소연을 한다.

변변한 교육도 받지 못한데다 전후 격변기를 거치면서  자기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먹고 살기위해, 또 자식들 교육에 올인 하느라 발버둥을 쳤는데 이제와서 그게 무슨 소리냐는 것이다.

하지만 신세대들의 눈에 비친 5060 세대는 상당히 부정적이다.

자신들이 그들의 열매를 통해 성장 했음에도 그 열매에 대한 고마움보다는 미래의 열매까지 미리 편취했다는 불안감 떄문이다.

 

길어지는 노년의 삶이 축복일까 하는 생각은 누구나 한번쯤 해 보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오래 사는일은 누구나 한결같이 바라는 소망이다.

시간세계 안에서의 한계는 그 시대를 살았던 많은 사람들에게 때로는 절망을, 때로는 이상적이고 내면적인  희망을 쓰게 했다.

사실 알고보면 인간 사상이 낳은 철학이 이런 범위를 벗어난게 무엇이 있을까.

늙어가는 것을 즐기라는 세월을 거슬리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어려운 말도 있고 황혼은  아름답다는 정적인 말도있다.

이런 말들은 참으로 아름다운 표현 이지만  막상 본인의 입장에서 바라 본다면  긍정적일까 하는 생각을 여러 번 했었다.

 

아무리 연세가 드신 어른도 나이에 비해 정정 하다는 말을 하면 모두 좋아 하신다.

이는 그사람의 살아 온 경륜과 학식과도 무관해 보인다.

아이로 태어나 다시 아이로 돌아가는 과정을 비켜갈 수 없는 까닭이다.

 

 

사람들은 노인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보아온 개인의 경험으로 느끼는 생각이다.

사회적인 유대관계나 직업,보이지 않는 의무감 등으로 겉으로 얼른 드러내지 않을 뿐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자꾸만 희미해져 간다.

살아가기 복잡하고 고단한 시대가 되면서 노년은 누구나 맞아야 하는 자연의 순리가 아닌 귀찮고 거추장 스러운 존재로 변해간다.

이는 부모와 자식관계도 예외가 아니어서 경제적인 수직관계가 끝날 쯤이면 그리움도 애틋한 정도 옅어져 버린다.

그것이 순리라고 보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져 버렸다.

노인은 미래의 자신의 모습임에도 그걸 생각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그건 앞으로 닥칠 문제이니 살아 가기도 버거운 지금 그것까지 미리 염려하고 살기 싫을 뿐더러 또 그렇게 생각하기도 싫은것이다.

또한 노년은 나와는 상관없는 다른사람들의 이야기고  먼 훗날엔 과학의 발달로 굳이 노년의 삶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거라고 스스로 합리화 해 버린다.

 

늙음은 그 자체로도 고통이다.

즐겁고 기쁜 날보다 아프고 마음 상하며 노여운 날들이 훨씬 많다.

노후를 의미있게 산다고 자부하는 사람들도 막상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외롭고 쓸쓸하다.

이런 현상은 사회가 디지털화 되면서 그 농도가 점점 짙어져 간다.

어줍잖은 나이에 그걸 어떻게 알까.

하지만 오랜간 옆에서 지켜보니 그렇다.

 

방법이 있다.

노인을 바라보는 마음을 바꾸는 일이다.

노인을 보면서 자신을 곰곰 들여다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그냥 무덤덤하게 스치지 말고 앞에 서있는 노인이 미래의 자신의 모습이라고 상상을 하면 된다.

처음 몇번은 안되겠지만 가끔씩이라도 그리하면 마음이 달라진다.

노인은 우리들에게 거추장 스러운 존재도 아니고 미래의 이익을 갉아먹는 청산 되어야 할 대상도 아니다.

과거를 이어주고 앞으로 나의 모습을 이어줄 반가운 대상이다.

노인 문제가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 되는 건 개개인이 이를 짐으로만 여기기 때문이다.

붉게 물드는 저녁 노을을 아름답게 볼 수 있는 시선이라면  노인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긍정적일 수 있다.

늙어가는 일은 결코 짐스러운 일도 아니고 부정적인 일도 아니다.

적어도 자신의 모습을 이에  앞서 비추어 본다면 말이다.

자기 자신을 싫어 할 사람이 세상 어디에 있겠는가.

 

 

 

 

 

좋은말씀을 해 주셨네요.
노인을 바라보는 마음을 바꾸면된다...는 그말이 크게 공감합니다.
5060세대의 샌드위치 인생도 공감되었어요.
내 부모님이 노인이 되셨고 나도 곧 그 서열에 들어설텐데...
젊은사람들의 시각과
마음이 바뀌길 바라지만 재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처럼 그들도 변해감이 안타까워요.
우선 저부터 폭넓고 넓은 아량과 사랑을 행동으로 옮기며 살겠습니다.

더운 오후니 건강 잘 챙기시고 기분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열무님의 글에 공감합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네요..
저도 요즘 문득문득 노년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언뜻언뜻 달려드는 불안감도 있구요..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시기에 이르러 사회 전반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늘어나리라 봅니다.
그야말로 낀세대라 정작 자신들의 노후는 준비하지 못한 관계로
사회적 부담이 아닐 수 없는 현실이지요..
복지 수요는 늘어나는데 생산연령의 젊은이들은 구직난에 허덕이고
출산율마저 떨어지고 있으니까요..
더불어 잘사는 현실이 되어야 할텐데요..

나이는 먹는게 아니라 거듭나는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노을 같은 노년이기를 희망해 봅니다..
글에 공감합니다.
늙음은 그 자체로도 고통입니다.
저희나이가 되며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여기저기 아프기 시작입니다.
그동안 모아놓은 돈은 거의가 병원으로 가게되지요.

수술하는것 아니면 아이들에게 말하지않고 둘이서 병원에 다닙니다
바쁘게 사는 아이들이니까요.
앞으로가 걱정입니다.
열무김치님, 오랜만에 왔습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지요?
저는 좀 복잡한 일이 있어
블로그도 못하고 지냈습니다.
그래도 저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공감이 가는 훌륭한 글입니다.
늙어간다는것, 아무리 아름다운 미사여구를 붙인다해도
서럽고 고통스러운 일이지요.
오래 살고 싶은게 인지상정이지만 늙고 병든 몸으로
오래산다는게 과연 좋은 일일까 싶어요.
저도 베이비부머세대지만 노인들을 보면
곧 닥칠 저의 모습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요즘들어 어이없는 실수도 가끔 하거든요.
점점더 각박해지고 사랑이 없는 세상이 될텐데
수많은 노인들은 어떻게 버텨야 할지 걱정입니다.
곧 수많은 노인에 저도 포함될테니까요.

더위에 건강 유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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