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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흘러가는 봄 **

by *열무김치 2011. 4. 19.

 

 

 

때아닌 폭설이 내렸다.

가는 겨울이 화사한 봄에 몹시도 샘이 났던 모양이다.

 

화려한 봄과는 다르게 근심 걱정이 많은 4월이다.

얼마전 아내와 가까이 지내는 아주머니가 찾아와 하소연을 했다.

 지금까지 모시고 있던 시부모님을 아랫동서가 극구 모시겠다 하여 그리 했다고 한다.

사는곳이 멀리 떨어진데다 부모님 건강이 좋지 않아 마음에 걸렸지만 시부모님도 그리 하시겠다고 해서 고심끝에 보내 드렸단다.

하지만 단 석 달이 못되서 급한 연락을 받고 찾아가 봤더니 난데없는 요양원에 가 있어서 깜짝 놀랐다고 한다.

시부모님은 애지중지 가지고 있던 얼마간의 자금을 그 동서에게 모두 주어 버렸는데  요양원을 찾아가니 그 돈을 다시 찾아 달라며 눈물을 흘리더라는 것이다.

결국은 대판 싸움이 벌어지고 서로간의 상처만 남은채 다시 부모님을 모시고 올라오긴 했는데 이미 마음이 전같지 않아서 어찌 했으면 좋을런지 자신도 모르겠다며 눈물까지 보였다.

그냥 옛날처럼 살아야지 뭐..고민하지 말라고 아내가 말은 했지만 그 분 마음은 영 개운치 않아 보였다.

 

늙어서 돈이 필요 없을것 같은데 그게 아닌가 보다.

요양원에 가도 결국 금전이 필요 할것이니  이것참..돈이 웬수다.

나무도 수령이 오래되면 나름의 품위가 서리고 우리가 쓰던 물건도 오래되면 골동품 대접을 받는데 사람은 갈수록 인색해 진다.

요양원을 가는일도 처음엔 쉬쉬 하며 하더니 이제는 대놓고 한다.

요양원이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걸 자신들의 편리에 따라 합리화 하니 문제다.

앞으로 세월이 더 흐르면 아마도 제도화 될지도 모른다.

 

뭐..자신있게 얘기를 할 처지가 서로 못된다.

언제 어떻게 입장이 바뀔지 모르는 시대에 괜히 큰소리 치고 잘난척 하다가 개밥에 도토리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

하지만 슬픈 일이다.

화려한 꽃이 지면 그 열매도 있는 법인데 우리는 꽃만 보는것 같아 내심 두렵다.

 

봄은 화려하게 피고 사람들은 속을 감춘채 그 화려한 그늘로 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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