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을 하고
바람이 머물다 간 해변
몽돌 모래톱 하얀 조가비
고백하지 않아도 모두 임이다
수평선은 아침마다 무대를 꾸미고
발그스름하게 화장을 한 그니를 세워
사랑해
사랑해
심해 그 넘어 문드러진 속살까지
활화산으로 타올라
기어이 부서져야 할 봄의 화신
화장을 가르친이 없어도
나무도 알고 꽃도 알고 바다도 아는 것은
수 억 년 하루도 거르지 않은 태양의 일기
그토록 애절하지 않아도 될 붉은 입술
화장은 우리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양지꽃
담벼락이 차고 나온 노란 리본
가슴속 응어리 깊어
노랗게 익었구나
도적처럼 숨어 옹알대던 봄 그 애가
외출 하는 날
계면쩍은 바위가 세수를 하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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